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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효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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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우크라 전쟁] 종전 아닌 휴전도 첩첩산중...전황, 소모전 지속 전망?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2.12.16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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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AFP/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 안효건 기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국제 사회 곳곳에서 제기되는 중재 노력에 선을 긋고 소모전을 이어가고 있다. 종전이 아닌 일시적 휴전도 양측이 즉각 일축하면서 장기전에 대비한 움직임에 눈길이 쏠린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미국 CNN 방송과 AFP 통신은 15일(현지시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남부 요충지 헤르손에 무차별 포격을 가했다고 전했다.

야로슬라프 야누셰비치 헤르손 주지사는 텔레그램에서 "헤르손시가 지난 24시간 동안 대포와 다연장로켓포, 탱크, 박격포, 드론 등으로 86차례 공격을 받았다"며 "이로 인해 최소 2명이 숨지고 3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또 "도시의 전력공급이 완전히 끊겼다"며 "러시아가 주요 기반시설을 파괴했고 포탄 파편으로 주거용 건물과 의료 및 인도주의 구호 배급소 시설까지 손상됐다"고 덧붙였다.

반면 우크라이나는 지난 8년간 친러시아 반군 세력이 점령한 돈바스를 대재적으로 공격한 것으로 전해졌다.

알렉세이 쿨렘진 도네츠크시 시장은 텔레그램에서 "오전 7시 정각에 우크라이나가 도네츠크시 중심부에 2014년 이후 가장 큰 규모의 공격을 가해왔다"며 "민간인 시설에 다연장 로켓 발사기 ‘BM-21 그래드’의 포탄 40발이 떨어졌다"고 말했다.

다만 CNN은 그의 주장을 독자적으로 확인할 수는 없다고 했다.

현재 전황과 관련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공개된 영국 이코노미스트지와의 인터뷰에서 동부 지역이 매우 힘든 상황이라고 전했다. 또 남부 아조우 지역과 자포리자에는 전기도 물도 아무것도 없고, 헤르손은 탈환됐지만 드니프로강 반대편에서 포로 공격하고 있다고 했다.

이런 소모전은 연말연시 일시적 휴전 없이 더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은 "크리스마스 또는 새해 휴전은 우리 의제에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지난 12일 젤렌스키 대통령이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요구한 ‘크리스마스 철수’를 일축한 것이다. 당시 젤렌스키 대통령은 "곧 우리는 수십억 명의 사람들이 축하하는 휴일을 맞게 될 것"이라고 말해 사실상 크리스마스 휴전 제안으로 평가됐다.

이에 우크라이나 역시 ‘휴전론’을 강조하기 보다는 전의를 한층 불태우고 있다.

dpa 통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군 총참모부 대변인인 올렉시 그로모우 우크라이나군 준장은 이날 "우리 땅에 점령군이 남아 있지 않을 때만 우리 쪽에서 완전하게 전투를 중단할 것"이라며 "현재 전선의 상황은 크게 달라진 게 없다"고 덧붙였다.

최근 양측의 ‘방어 강화’ 역시 장기전 가능성을 더욱 키울 것으로 전망된다.

남부 요충지 헤르손에서 드니프로 강 건너로 후퇴한 러시아군은 최근 두 달 새 점령지 최전방을 요새화하는 상황이다.

전날 뉴욕타임스(NYT)는 러시아군이 주요 도로와 강변 등지에 참호, 진지, 대전차장애물 등 방어시설을 겹겹이 세운 것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러시아군 참호 구축 속도와 규모가 지금까지 다른 여러 전선에서 보인 행태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라고 짚었다.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군 반격을 막기 위해 강과 자연적 장애물 등을 이용해 더 견고하고 방어가 용이한 진지를 구축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는 곧 장기전 대비 가능성으로도 연결된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역시 서방 국가들 제재 흐름 가운데에서도 "경제적으로 고립되지 않겠다"며 활로를 모색하는 모습이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TV 연설을 통해 "서방 국가들이 제재를 통해 러시아를 변두리로 밀어 넣으려고 하지만 우린 고립의 길을 택하지 않을 것"이라며 "오히려 우리는 아시아와 아프리카, 라틴아메리카의 파트너들과 협력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버티기 외에 러시아가 반전 계기를 만들긴 어려워 보인다. 유일하게 앞서는 것으로 평가 받는 미사일 등 비대칭 전력도 미국 등 각국 지원에 하나 둘 예전 같은 효력을 잃어가고 있다.

전날 CNN 방송은 당국자들을 인용해 미국 정부가 패트리엇 미사일 방어 시스템을 우크라이나에 보내기로 했으며, 금주 이를 공식 발표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패트리엇은 단거리 탄도 미사일, 첨단 항공기, 순항 미사일을 모두 요격할 수 있도록 설계된 지대공 미사일이다. 올해 2월 러시아의 침공 이후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보낸 최첨단 무기가 될 것으로 평가된다.

앞서 우크라이나는 지난 10월부터 자국 에너지 인프라에 대한 미사일과 드론(무인기) 집중 공격이 쏟아지자 첨단 장거리 방공 시스템을 미국에 요청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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