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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서울 명동거리를 찾은 시민들이 연말 분위기를 즐기고 있다. 사진=연합 |
일상회복 전환 이후 전반적으로 외국인 고객 수요가 상승하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 관광수입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중국인 관광객의 장기간 공백이 메워질 경우 관광객 호텔수요 증가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12일 호텔업계에 따르면, 올 하반기 전 세계적인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 진입과 함께 해외 여행교류가 활성화되면서 한국을 찾는 인바운드(외국인의 국내 방문) 관광객들이 급증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가 발표한 지난 10월 월간 한국관광통계에 따르면,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 수는 47만6097명으로 전년 동기(9만2416명)보다 무려 415% 껑충 뛰어올랐다.
이 같은 분위기를 반영하듯 외국인 유동인구가 많은 서울 명동에 위치한 국내 토종 특급호텔의 외국인 투숙객 규모도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명동과 가까운 중구 소공동의 웨스틴조선서울은 올 연말 전체 투숙율 중 외국인 관광객 비중이 지난해 15%와 비교해 약 3배 늘어났다. 같은 지역의 롯데호텔 서울도 올해 외국인 투숙율이 50%에 이르며 지난해(20%)보다 2배 이상 상승했다.
통상 글로벌 호텔기업 이미지로 해외 관광객 선호도가 높은 외국계 호텔도 투숙율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외국인 밀집지역인 이태원 인근 서울 하얏트호텔은 지난 9월부터 외국 관련 행사가 늘어난 데다 비즈니스·레저 목적의 방한 관광객 수도 크게 증가한 상태다. 일상회복 속도가 더뎠던 8월 이전에는 주중·주말 포함해 내국인 고객이 대다수였던 것과 달리 현재 주중 숙박객만 봐도 50% 이상이 해외 관광객으로 채워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서울 강남에 위치한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역시 올 들어 본격적으로 마이스(MICE, 기업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회) 대면행사가 재개되면서 외국인 예약률이 오르고 있다. 전체 고객의 70% 이상이 외국인 관광객들로 이뤄졌던 예년과 달리 지난해까지만 해도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했던 터라 올해 해외 관광객 증가가 두드러진다는 게 호텔의 설명이다.
외국계 기업 등이 들어서 있는 광화문 지역의 포시즌스 호텔도 이미 지난 5월부터 방한 관광객 비중이 50%를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포시즌스 호텔은 웨스틴조선서울·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와 함께 ‘서울 3대 비즈니스 호텔’로 꼽혀 일상회복에 따른 해외출장 재개의 수혜를 누리고 있다.
호텔업계가 중국 정부의 ‘제로 코로나’ 완화에 기대를 거는 이유는 연말연시 시기와도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특히, 중국 최대 명절인 내년 1월 ‘춘절(春節·음력 1월1일)’ 전후를 시작으로 내년 2분기부터 중국인의 해외관광이 본격적으로 재개될 것이라는 전망이 관광업계의 중론이다.
호텔업계에 따르면, 지난 2017년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사태 이후 보복 영향으로 중국인 투숙객 수가 많게는 50% 이상 줄었지만, 코로나 19 발생 이전인 2019년까지 미국·일본에 이어 최다 투숙률을 기록할 정도로 중국인 관광객 유입을 상위권을 유지했다.
한국관광공사의 ‘2019년 2월 한국관광통계’에 따르면, 이 기간 방한 외래객 수는 총 120만1802명이며, 중국인 방한객 수는 45만3379명(37%)를 차지했다.
그러나, 한켠에선 코로나19 사태로 호텔업계의 인력 유출 이후 재확보 문제, 뷔페 식재료 가격과 냉·난방비 등 제반비용 상승에 따른 운영비 증가 등이 실적 확대의 절호기회에 발목을 잡을 수 있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호텔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그릇 서빙하는 인력마저 부족하다"면서 "추가 인력 채용을 이어가고 있지만 코로나19 피해로 인력조정 바람이 불었던 전력이 있어 호텔 입사를 꺼리는 움직임이 여전하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재료비 절감에도 주력하고 있지만 호텔 뷔페에서 기본으로 제공하는 대게·랍스터·스테이크 등 메뉴 식재료 단가 자체가 비싼 편이라 호텔 입장에선 비용 증가를 신경쓸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inahohc@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