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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효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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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류 혈관에 아이들 점심 밥까지...파업에 멈춰선 한국의 금요일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2.11.25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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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조합원들이 25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대로에서 총파업대회를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 안효건 기자] 25일 전국 곳곳에서 파업으로 인한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 총파업은 이날 이틀째에 접어들었다.

생산 현장에서는 물량 출하가 중단되고 항만 물동량에도 크고 작은 영향이 미치고 있다.

현대제철 포항공장의 경우 지난 24일부터 하루 출하하는 8000t 물량을 전혀 내보내지 못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에서는 부품 수급에 문제가 없어 생산 차질은 없다. 그러나 완성차를 출고센터로 탁송하는 카캐리어 조합원들이 파업에 참여하면서 현대차 배송센터 직원들이 완성차를 직접 운전해 이송하는 ‘로드 탁송’에 투입되고 있다.

기아 광주공장도 카캐리어가 운행을 멈추면서 하루 2000대 정도인 생산 물량을 보관할 공간이 부족한 상태다. 기아 측은 임시방편으로 제3의 장소를 마련해 하루 생산 물량을 모두 옮겨놓기로 하고 개별 운송을 시작했다.

국내 최대 석유화학·철강 업체가 밀집한 전남 광양항과 여수국가산업단지·광양제철소의 물류 운송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충북의 아세아시멘트 제천공장은 노조원들과의 충돌을 피하고자 육송 출하를 이틀째 중단한 상태다. 제주에서는 조생 감귤 유통·출하 차질을 비롯해 삼다수 생산과 공급이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화물연대는 최저 운송료를 보장하는 안전운임제 지속 추진과 차종·품목 확대를 요구하며 총파업에 나선 상황이다.

이날은 일선 학교들에서도 돌봄과 급식 등에 종사하는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파업에 돌입하면서 혼란이 빚어졌다.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이하 연대회의)는 정규직과의 임금 차별 해소, 급식실 폐암 종합대책 마련 등을 요구하며 이날 하루 파업에 들어갔다.

교육기관과 학교에 근무하는 근로자 중 공무원이 아닌 교육공무직으로 불린다.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에 따르면 이날 2만 1300여명이 파업에 참여하면서 학교 3160곳에서 급식 차질이 빚어졌다.

서울의 경우 오전 11시 기준 교육공무직 2만 4789명 중 1382명(5.58%)이 파업에 참여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때문에 144곳(10.19%)에서 정상 급식이 이뤄지지 않았다. 130곳은 빵·우유 등 대체식을 제공했다. 2곳은 도시락을 지참하게 했다. 돌봄교실도 10곳(공립 기준)에서 운영되지 못했다.

경기도는 교육공무직 3만 7293명 중 5902명(16%)이 파업에 참여했다.

급식 학교 2708곳 중 849곳에서 빵·우유·과일 같은 간편식이 제공됐다. 19곳은 급식을 중단했다. 돌봄교실도 64곳이 문을 닫았다.

이 지역 한 초등학교의 경우 영양교사를 제외한 학교급식 종사자 5명 중 4명이 파업에 참여하고 1명이 병가를 내면서 급식은 인스턴트 간편식으로 대체됐다.

점심시간이 돼 병설 유치원 원아를 시작으로 학생들이 급식실에 들어서자 교직원들은 비닐봉지에 주먹밥, 머핀, 팩 주스, 귤을 넣어 나눠줬다.

파업률이 한 자리인 대구(6.3%)에서는 48곳이, 경북(6.78%)에서도 154곳이 빵과 음료, 도시락 등으로 대체급식했다.

경남지역 학교 857곳 중에도 235곳(27.4%)이 급식을 중단했고, 울산도 74곳(27%)에서 급식 차질이 빚어졌다.

광주에서는 전체 학교(254곳)의 절반에 가까운 128곳이, 877곳 중 131곳(14.9%)이 대체급식을 제공하거나 재량휴업했다.

이 날 하루 운영을 멈춘 돌봄교실은 전국적으로 453곳에 달하는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파업에 참여한 조합원들은 상경해 서울 여의대로 등지서 열린 파업 대회에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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