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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증권의 실적 선방, 낮은 IB 비중 '전화위복'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2.11.15 17:15

거래대금 감소에도 3분기 컨센서스 부합...위탁매매 선방



리테일 지배력, 적은 부동산 리스크로 증권주 최선호주 제시



황현준 대표의 미래전략...초대형 IB, 디지털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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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현순 키움증권 대표이사


[에너지경제신문=성우창 기자] 키움증권의 올 3분기 실적을 두고 대체로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올해 업계 전반적으로 실적이 감소했지만, 브로커리지(위탁매매) 비중이 높은 키움증권에 특히 불리한 업황이었기 때문이다. 증권가에서는 부동산 익스포져도 경쟁사 대비 낮다는 점을 들어 증권주 가운데 키움증권을 주목하는 분위기다. 황현순 대표이사는 내년 초대형 투자은행(IB) 인가를 위한 준비에 몰두하며 디지털 역량 강화 등 신사업 먹거리 확보에도 힘쓰고 있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키움증권의 올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44.15% 감소한 1792억원, 당기순이익은 46.85% 하락한 1241억원으로 나타났다. 올해 대부분의 증권사가 그렇듯 실적 둔화를 피할 수 없었지만, 영업이익 기준 시장 예상치(1350억원)를 소폭 상회하는 성적을 냈다.

올해 고금리·고물가에 따른 증시 침체로 대부분의 증권사가 거래대금 감소에 시달린 가운데, 키움증권은 실적 중 위탁매매가 차지하는 비중이 유달리 커 매우 불리한 상황이었다. 지난 3분기 국내 주식시장 일평균 거래대금은 전 분기 대비 21% 하락한 13조6150억원이었다. 동 기간 키움증권의 국내 주식 리테일 시장 점유율은 29.3%(1위)에 달한다.

그럼에도 키움증권은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익 감소폭이 절반을 넘지 않았고, 시장 기대치도 상회해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키움증권은 3분기 위탁매매 수수료 수익으로 1587억원을 거둬, 전 분기 대비 6.1% 하락하는 데 그쳤다. 해외주식 리테일에서도 높은 시장 지배력이 유지되고, 국내외 파생 수수료 수익이 증가한 덕분이다.

이자손익도 실적 선방에 기여했다. 키움증권은 3분기 이자손익으로 전 분기 대비 13.3%, 전년 동기 대비 37.4% 커진 1484억원을 거뒀다. 신용공여 평균잔액 감소 영향으로 신용공여 이자수익은 감소했지만, 금리 상승에 따른 전반적인 이자수익이 증가한 결과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견고한 리테일 실적으로 경쟁력을 증명했다"며 "국내 주식 시장거래대금은 감소했지만, 해외상품 시장지배력 확대 및 파생상품 수익 증가로 견고한 리테일 실적을 유지했다"고 밝혔다.

키움증권의 낮은 IB 비중도 ‘전화위복’이 됐다. 최근 부동산 시장 냉각 및 레고랜드 사태 여파로 증권사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가 부각되고 있다. 그러나 키움증권은 위탁매매 중심 증권사로써 타 대형사 대비 낮은 익스포져로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 유리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증권업계 전문가들도 키움증권의 리테일 시장 지배력, 적은 부동산 익스포져에 주목하며 증권주 가운데 최선호주로 제시하고 있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키움증권의 별도 기준 자본 대비 부동산 익스포저는 약 25%, 연결 기준 약 40%로 경쟁사 대비 현저히 낮다"며 "내년 실적 방어에 상대적으로 유리할 것으로 예상해 증권업 최선호주로 제시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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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증권


이에 올해 3월 신임 최고경영자(CEO)로 나선 황현순 대표의 미래 전략도 주목된다. 황 대표는 경영 성과를 내는 중에도 수익 다각화를 위한 계획을 착실히 진행하고 있다. 사업 특성상 당장 성과를 내놓기는 어렵지만, 지난 상반기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 취득 후 내년 초대형 IB 인가를 노리며 다양한 사업 확대를 시도 중이다. 자격요건인 연내 자기자본 4조원 달성에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디지털 역량 강화에도 집중하고 있다. 키움증권의 기존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영웅문S’는 오래된 인터페이스와 파편화된 애플리케이션으로 불편하다는 평이 많았지만, 최근 정식 오픈한 차세대 MTS ‘영웅문S#’는 세련된 디자인과 통합된 기능으로 사용자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마이데이터 서비스 역시 영웅문S#에서 제공하고 있는데, 마이데이터 사업자 최초로 카드 비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 최대 규모의 개인 투자자 수를 활용한 수익률 랭킹 서비스를 추가하는 등 데이터 기반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더불어 올해 이랜드, 테사, 뮤직카우, 세종텔레콤, 카사, 펀블 등 조각투자·블록체인 관련 업체들과 협력을 이어가고 있다. 이는 추후 관련 정책·제도 개편에 대비해 증권형토큰(STO) 등 차세대 디지털 금융 비즈니스의 초석을 닦고자 하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STO 등 새로운 디지털 분야에 대해 구체적인 비즈니스 모델이 나온 것은 없지만, 미래 먹거리 쪽으로 주목하며 해당 분야 업체와 선제적으로 컨택해 업무협약을 맺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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