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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 |
[에너지경제신문=윤하늘 기자] 국내 증권사들이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을 인상하고 있다. 기준금리가 오르자, 10%대도 속속 나타나는 모습이다. 추가 상승 가능성도 나오고 있는 만큼 투자자들의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증권은 오는 21일부터 신용융자 이자율을 기존 최고 9.9%에서 10.2%로 상향 조정한다. 삼성증권이 신용융자 최고 이자율을 10%대로 올리는 건 지난 2020년 9월까지 최고 10.6%를 부과하다 9.9%로 내린 후 2년 2개월 만이다.
현대차증권은 일반투자자 대상 90일 초과 신용거래융자 금리를 연 10.5% 수준으로 책정하고 있다. 유안타증권도 150일(151~180일 기준) 초과 신용융자 이용자에게 10.3% 금리를 적용한 상태다.
NH투자증권은 30일 매수체결분부터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을 최대 0.7%올린다. 이에 NH투자증권 비대면계좌인 나무계좌의 8~15일 신용거래 이자율은 8.8%에서 9.5%로 인상된다. 증권담보대출 이자율도 상승한다. 고객 등급별 차이는 있지만 이자율이 0.3~0.5%가량 오른다. 가장 상위 등급인 ‘탑클래스’ 등급 나무 계좌의 경우 대출 이자율은 8.9% 수준이다. 가장 낮은 회원등급인 ‘블루’ 등급 나무 계좌의 이자율은 9.9%다.
미래에셋증권도 90일 초과 신용융자 이자율은 9.3%에서 9.8%로 올린다. 이달 28일 이후부터 체결되는 거래부터 적용될 방침이다.
증권사들은 올 들어 대부분 신용융자 이자율을 올렸다. 국내 23개 증권사 중 올해 단 한 차례도 신용공여 이자율을 올리지 않은 증권사는 단 두 곳에 불과하다.
신용거래융자는 증권시장에서 매매거래를 하기 위해 개인투자자에게 제공하는 매수대금을 빌려주는 것을 뜻한다. 증권사는 돈을 빌려주고 이자를 받는다. 이자율은 고객 등급이나 사용기간 등에 따라 다르게 책정된다.
증권사 대부분은 신용융자 금리 설정 시 양도성예금증서(CD)나 기업어음(CP) 금리 등을 기본금리로 한 뒤 여기에 가산금리를 얹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실제 많은 증권사가 기본금리로 활용하는 CD 91일물 금리는 올 1월 초 연1.30%에서 현재 연5.09%까지 뛰었다.
한국은행이 오는 24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기준금리를 추가로 올릴 것으로 예상되면서 증권사들의 신용융자 이자율 인상도 뒤따를 전망이다. 이에 따라 신용융자 연체시 최고 12%대인 이자율도 13%대로 오를 것으로 보여, 투자자들의 부담이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
최근 신용융자 잔고는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다. 10일 기준 신용공여 잔고는 16조3088억원으로 연초(1월 3일, 23조3284억원) 대비 30%가량 줄어든 수준이다. 주식시장이 부진한 상황에서 높은 신용융자 금리가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여전히 높은 수준의 신용융자 규모를 기록하고 있는 만큼 ‘반대매매’ 우려도 커지는 상황이다. 반대매매는 투자자가 외상으로 산 주식이 하락하면서 담보 비율을 유지하지 못하면 증권사가 주식을 강제로 처분하는 것을 뜻한다. 반대매매는 전일 종가보다 낮은 수준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주가 부담을 키운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상으로 신용융자 금리 또한 한 두차례 인상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투자자들의 부담은 가중될 것"이라면서 "증시 변동성이 여전히 큰 만큼 반대매매 물량이 급증할 수 있는 점도 유의해야한다"고 말했다.
yhn7704@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