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
[에너지경제신문 송두리 기자] 김지완 BNK금융지주 회장이 조기 사임한 데 이어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에 대한 금융당국 제재가 내려질 것이란 얘기가 나오자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은 정권이 금융사 최고경영자(CEO)에 모피아나 정치권 인사를 앉히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며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은 8일 성명서를 내고 "정권이 민간금융회사에 자기사람 심기에만 몰두하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의혹마저 일고 있다"고 주장했다.
전날 김지완 회장이 아들 특혜 의혹을 받고 물러난 데 이어 손태승 회장에 대한 금융당국의 제재안이 9일 금융위원회에 상정될 것으로 알려지자 정치권이 낙하산 인사를 위한 포석을 까는 것이라는 비판이다.
금융위는 9일 정례회의를 열고 라임자산운용 사모펀드 환매 중단 사태와 관련한 손 회장의 제재안을 상정할 예정이다. 지난해 4월 금융감독원 제재심의위원회는 라임펀드 사태와 관련 손 회장에게 문책 경고 상당의 중징계를 내렸다.
금융사의 임원 제재 수위는 해임권고-직무 정지-문책 경고-주의적 경고-주의 등 5단계로 구분되는데, 문책 경고 이상의 중징계를 받게 되면 3∼5년 금융사 취업이 제한된다. 손 회장은 내년 3월 임기가 끝나 연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는데, 이번에 금융위에서 문책 경고의 제재를 확정지으면 연임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
금융노조는 김지완 회장의 조기 사임에 이어 Sh수협은행장 재공모, 차기 IBK기업은행장 내정 보도 등을 언급하며 "정권이 현 여당과 코드가 맞는 인물을 앉히려 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내년 초 임기가 만료되는 우리금융과 신한금융지주 회장 자리 역시 모피아 출신 또는 친정권 정치권 인사들이 임명될 것이라는 얘기까지 들려온다"며 "우리금융에 대해서는 라임펀드 판매를 빌미로 무리한 중징계를 통해 현 회장을 몰아내고 전직 관료를 앉히려 한다는 소문이 시장에서 파다하다"고 우려했다.
특히 윤석열 정부 금융권 첫 인사였던 강석훈 KDB산업은행 회장에 대해 "정권의 입맛에 맞는 낙하산"이라며 "정권이 바뀔 때마다 금융권이 모피아와 정치권 낙하산 인사로 몸살을 앓아왔고, 낙하산들은 제왕적 권력을 휘두르면서 금융권에 수많은 문제를 양상했다"고 주장했다.
금융노조는 전 세계적 인플레이션과 각국 중앙은행 기준금리 인상 등에 따른 금융시장 불안은 작은 불씨 하나에도 시장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금융사 CEO에게는 경험과 지식이 결합된 전문성과 도덕성, 독립성, 리더십 등이 요구되는데, 정치인과 모피아 관료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정권이 금융지주 회장, 행장 인선 과정에 개입하지 않고 각 회사 내부의 승계프로그램이 정상 작동돼 객관적이고 투명하게 진행된다는 안정감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금융권은 관치 금융에 시달리고 있다"며 "특히 지금과 같은 경제 위기 상황에 전문성이 떨어지는 낙하산 인사가 단행될 경우 위기 대응 능력이 떨어질 수 있다. 민간 금융회사들이 내규에 맞게 금융CEO를 선임하고 있는 만큼 지배구조와 관련해서는 독립성을 보장해 줘야 한다"고 말했다.
dsk@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