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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경제신문 김아름 기자] 정유사들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 바짝 고삐를 죄고 있다. 세계적으로 기후 위기 의식이 고조되면서 기업들의 ESG 행보가 지속성장의 핵심이 됐기 때문이다. 정유사들은 당장 ‘탈(脫)정유’를 할 수 없는 만큼, 친환경 사업 포트폴리오를 꾸리거나 사회공헌 활동을 지속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8일 GS칼텍스에 따르면 비영리 환경단체인 사단법인 ‘자연의벗연구소’와 바다로 유입되는 미세플라스틱 저감을 위한 도로변 빗물받이 개선 지원 및 시민 인식개선 캠페인을 지원한다. 양사는 서울시에 쓰레기 유입방지 거름망을 제작해 도로변 빗물받이에 설치하고, 캠페인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GS칼텍스는 폐플라스틱을 활용해 원료를 만드는 단계부터 제품을 생산하는 과정까지 하나의 생태계를 구축하는데도 집중하고 있다. 앞서 2010년부터 국내(경남 진주)와 해외(중국, 체코, 멕시코) 복합수지공장을 통해 친환경 복합수지를 생산하고 있으며, 전체 복합수지 생산량 중 15% 이상을 폐플라스틱을 활용해 생산하고 있다. 올해엔 친환경 복합수지 제품 생산 전 과정을 확인할 수 있는 추적 시스템을 구축 중이다.
SK이노베이션에선 ‘올 타임 넷제로(All Time Net Zero)’ 비전을 선포하고 넷제로 목표 달설을 위한 잰걸음을 보이고 있다. ‘올 타임 넷제로’는 회사 설립 뒤 배출해 온 모든 탄소를 창립 100주년인 2062년까지 상쇄하겠다는 선언이다. 일례로 오는 2027년까지 5조원가량을 투자해 SK울산콤플렉스(울산CLX)를 친환경 사업장으로 전환하겠다는 청사진도 내놨다. 주된 투자 분야는 △순환경제 구축(1조7000억원) △설비 전환 및 증설을 통한 친환경제품 확대(3조원) 등이다.
특히 지금 당장 석유를 대체할 에너지원이 없는 만큼 생산설비 변경은 장기적으로 추진면서 석유화학 제품을 재활용하는 데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에쓰오일은 ‘2050년 넷제로 달성’을 선언, 국내 생산 공장 설비를 친환경 설비로 교체하는 등 오염물질 배출을 최소화하고 있다. 2018년 온산공장 연료를 LNG로 바꿨고, 지난 해에는 대기오염물질 배출 저감을 위한 친환경설비인 유증기 소각설비와 잔사유 수소 첨가 탈황설비 신·증설 공사를 마쳤다. 또 석유화학 신기술(TC2C), 저탄소 에너지 연구개발(R&D) 등 초대형 프로젝트를 사우디 기업 아람코와 함께하고 있다.
현대오일뱅크도 기존 정유·석유화학 중심 사업구조에서 탈피해 ‘친환경 에너지로 만드는 깨끗한 미래’라는 ESG 슬로건을 실현하고자 강드라이브를 걸었다. 우선 지난 7월 ESG전략팀을 구성, ESG 추진 전략을 수립하게끔 했다. 사업부문으로는 화이트바이오 제품 개발과 이산화탄소 포집·저장(CCS) 도입 확대, 액화천연가스(LNG)·블루수소 발전소 건설 등 전방위 온실가스 저감을 진행하고 있으며 청정에너지원인 수소 밸류체인 구축도 추진하고 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세계적으로 기후 위기에 대한 염려가 커지고 있다 보니 탄소중립을 염두에 두지 않을 수 없다. 기업 입장에선 갈수록 ESG 기여도가 생존을 좌우할 중요 지표가 될 수 밖에 없다"며 "친환경 사업이나 관련 사회 활동도 지속적으로 개발해 이어나갈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