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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 한 시중은행 예금상담 창구. 연합뉴스 |
[에너지경제신문 송두리 기자] 은행의 정기예금 기본금리가 1년 기준 연 5%에 도달했다. 연 5%를 바라보는 연 4%대 상품도 다수다. 은행권의 금리가 오르자 지난달 5대 은행 정기예금으로 약 48조원의 자금이 몰렸다.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수신 금리 인상이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은행들이 은행채 발행을 자제해야 하는 만큼 수신 금리 인상 속도는 더 빨라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수신 금리 인상이 빨라지면 대출 금리도 오르기 때문에 차주들 부담은 더욱 커질 수 있다.
2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SC제일은행의 e-그린세이브예금의 기본금리는 1년 기준 연 5%까지 오르며 정기예금 연 5%대 시대를 열었다. SC제일마이백통장에서 출금해 이 예금을 신규하면 0.1%포인트 보너스이율도 적용해 최대 연 5.1%까지 금리를 준다.
Sh수협은행의 헤이(Hey)정기예금은 연 4.8%, 우리은행의 원(WON)플러스예금은 연 4.71%, IBK기업은행의 1석7조통장(정기예금)은 연 4.62%, 케이뱅크의 코드K정기예금은 연 4.6%의 금리를 각각 적용해 연 5%대 금리를 바라보고 있다. 연 4.5%의 금리를 주는 상품도 DGB대구은행의 DGB함께예금, KDB산업은행의 KDB Hi 정기예금, 광주은행의 호랏차차디지털예금 등 5개다.
은행권의 정기예금 금리가 계속 상승하자 지난달 말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808조2276억원으로 800조원을 돌파했다. 전월 대비 47조7231억원(6.3%) 늘어난 규모로, 올 들어 한 달간 증가 규모가 가장 컸다.
은행권의 수신금리 인상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이달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정책금리 인상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이 예고돼 있어 은행들은 시장금리 인상에 따라 수신금리를 더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은행들은 예대금리차 축소 압박도 지속되자 예대금리차를 줄이기 위해 수신금리를 빠른 속도로 높이고 있다. 여기에 은행권이 자금시장 경색에 대응하기 위해 은행채 발행을 자제하기로 하면서 필요한 자금을 수신에서 확보하려고 눈을 돌릴 수 있다. 지난달 금융당국이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 규제 정상화 조치를 6개월 유예하면서 예·적금 경쟁 유인이 줄었다고 은행권은 판단했으나 은행채 발행이 최소화되면 예·적금을 늘려 자금을 확보해야 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수신금리가 빠른 속도로 오르면 대출 금리도 연쇄적으로 오를 수 있다는 점이다.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 전세자금대출 변동금리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에 은행권의 수신금리 인상분이 반영되기 때문이다. 지난달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3.4%로 전월 대비 0.44%포인트나 상승했다. 잔액 기준 코픽스(2.52%)는 0.27%포인트, 신잔액기준 코픽스(2.04%)는 0.25%포인트 각각 올랐다.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단은 조만간 연 8%를 넘어 연말에는 연 9%대를 넘어설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수신금리가 높아지면 코픽스에 반영돼 시차를 두고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 인상으로 이어지게 된다"며 "대출 금리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dsk@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