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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왔구나"...10월 증시 외국인 '순매수', 뭘 샀을까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2.11.01 17:20

외인 3.2조원 순매수 힘입어 코스피 6.41%↑



금리속도 기대감, 지정학이슈, 반도체업황 등이 매력 올려



반도체, 2차전지, 경기방어주가 순매수 상위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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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로이터/연합)


[에너지경제신문=성우창 기자] 외국인 투자자가 10월 코스피 시장에서 약 3조원어치를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리인상이 곧 속도 조절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지정학적 요인과 반도체 사이클이 국내 반도체주의 투자 매력을 돋보이게 한 것으로 보인다. 또 미래 성장성이 밝고 호실적을 거둔 2차전지주, 변동성 장세에 리오프닝 수혜를 입는 방어주도 많은 선택을 받았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0월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3조2370억원을 사들였다. 베어마켓 랠리 막바지였던 지난 8월(3조8053억원) 이후 한 달 만에 순매수로 돌아온 것이다. 외국인 투자자는 지난달 18일까지 국내 주식을 12일 연속 순매수해 올해 최장 기록을 쓰기도 했다.

동기간 코스피 지수는 138.12포인트(6.41%) 오른 2293.61로 마감해, 외국인 유입이 상승세를 견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기관 역시 468억원을 사들여 지수 상승에 기여했지만, 개인은 2조5057억원을 팔아치웠다.

이번 외국인 순매수는 올 10월부터 대두된 미국발 ‘금리인상 속도조절론’과 더불어 오름세를 그친 달러화 강세, 지정학적 이슈로 부각된 한국 시장 투자 매력과 바닥에 다다른 반도체 사이클 덕분으로 풀이된다.

이번 11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다시 한번 ‘자이언트 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연방준비제도(Fed)의 성명을 통해 금리인상을 중단하거나 인상폭을 축소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최근 모이기 시작했다.

이 영향으로 지난 10월 17일부터 한 주간 성장주 위주인 나스닥 지수가 5.22% 반등하는 등 뉴욕 3대 지수가 모두 오른 바 있어, 위험자산 투자심리가 다시 살아나는 분위기다. 9월 가파른 상승세를 탔던 원·달러 환율이 10월 내내 1400원대 초반에 머물며 안정을 찾은 것도 외국인 투자자의 유입 요인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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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코스피 지수 추이. 한국거래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더불어 시진핑 중국 주석의 3연임도 외국인 유입에 영향을 미쳤다. 외국인의 주요 아시아 투자처였던 대만을 향한 중국의 위협이 커졌다. 이 때문에 대만 시장 주요 반도체주 TSMC의 주가가 약세를 탄 반면, 국내 대표 반도체주이자 시가총액 1위, 3위를 차지하고 있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외국인 투자자가 몰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홍콩 역시 미국-중국 무역 분쟁과 중국 정부의 규제 영향으로 투자 매력이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외국인은 지난달 삼성전자를 1조5059억원, SK하이닉스를 6613억원어치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각각 순매수 거래대금 기준 1위, 3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지정학적 요인뿐 아니라 반도체 업황 개선 기대감도 반영된 것으로, 증권업계 전문가에 따르면 현재 감익 사이클을 타고 있는 반도체 업황은 내년 상반기 중 중단되고 다시 상승세를 타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명지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장은 "지정학적 갈등과 더불어 반도체 사이클상 국내 반도체주의 주력인 메모리가 먼저 꺾이고 돌아서는 것이 대만에 비해 한국 시장을 더 매력적으로 보이게 하는 이유"라며 "반도체 업황은 내년 상반기까지 다운사이클이지만, 주식시장은 경기를 보통 6개월 정도 선행하기 때문에 지금 정도면 사들일 하다고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순매수 상위 2위, 4위를 기록한 삼성SDI(7598억원), LG에너지솔루션(4399억원)은 코스피 2차전지 대표주로, 향후 성장 가능성이 높은 산업군에 속해있다. 특히 지난 3분기 두 종목을 포함한 2차전지 관련주가 호실적을 거두고, 수출도 호조세를 보여 투심이 모이고 있다.

외국인들이 다섯번째로 많이 사들인 KT&G(2001억원) 역시 3분기 호실적을 거둔 가운데, 어려운 시장 환경 속에서도 배당주로서의 매력이 부각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전자담배 브랜드 ‘릴’이 30개국으로 수출되며 글로벌 진출이 순항 중이며, 해외여행 재개 움직임으로 면세점 이용객이 늘어나고 있는 것도 매수 인기의 주요인으로 풀이된다.

향후 투자전략에 대해 김경훈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를 둘러싼 거시환경은 물가를 제외한 주요 매크로 변수들의 둔화로 ‘성장주 대세장세’가 지속 중"이라며 "오는 연말까지 양극단에 위치한 성장주와 가치주 위주로 균형 있게 담고, 내년 상반기까지의 중기적인 관점에서는 반도체 및 2차전지 유망하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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