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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 |
[에너지경제신문=성우창 기자] NH투자증권이 지난 3분기 ‘어닝 쇼크’로 올해 실적에 빨간불이 켜졌다. 업황 악화가 계속되는 가운데 리스크에 대비한 보수적 투자금융(IB) 영업이 주요 원인이다. 하지만 해외주식 관련 수익이 증가하고 운용 손실폭이 줄어든 점, 실적 발표 이후 주가가 선방한 점은 긍정적이다.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 역시 프라임 브로커리지 서비스(PBS) 수탁업, 탄소배출권 거래 중개 등 신성장 동력에 시동을 걸기 시작했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은 올 3분기 당기순이익 119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94.4%, 직전 분기 대비 90.0% 줄어든 ‘어닝 쇼크’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예상치(2075억원)에도 크게 미치지 못했다. 영업이익은 685억원으로 역시 전년 대비 78.6%, 직전 분기 대비 55.6% 급감했다.
연초부터 비우호적인 국내외 투자 환경이 계속되며 대부분의 사업부 수익이 전반적으로 감소했다.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수익 악화가 지속되는 가운데, 시장 악화에 대비한 보수적인 영업이 IB 부진을 불렀다. IB 수수료 및 관련 이자수익, 자산평가손익이 직전 분기 대비 평균 40%가량 감소했다. 그 결과 총 영업수익(3조7245억원)도 3000억원 가까이 줄었다.
전배승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금융시장 여건 악화에 따른 인수주선 수수료 감소와 함께 PF 시장 불안으로 인한 큰 폭의 부동산 관련 수수료 감소에 기인"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NH투자증권 관계자는 "무리한 영업활동을 하기보다 보수적 영업으로 리스크를 줄이는 데 주력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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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투자증권. |
어두운 면만 있는 것은 아니다. 해외주식 약정 금액이 증가하며 관련 수수료 수익 및 자산이 늘었다. ‘나무증권’ 등 디지털 채널 강화 전략도 효과를 거둬 관련 시장점유율이 확대됐다. IB 부문에서도 누적 기준 회사채 대표주관 및 유상증자 인수·주선 부문에서 업계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운용 부문도 지속적인 포트폴리오 리밸런싱과 리스크 관리가 성과를 거둬 전 분기 대비 손실폭이 축소됐다. 특히 일부 주가연계증권(ELS) 조기상환 관련 수익이 실현돼 운용 관련 이자수지가 전 분기 대비 50%가량 오른 982억원을 기록했다.
주가 선방도 불행 중 다행이다. 실적 발표 다음 날인 지난 28일 NH투자증권의 주가는 20원(0.22%) 오른 9070원으로 마감했다. 우려보다는 어닝 쇼크 영향이 비교적 덜 반영된 모습이다. 9월 한 달에만 10% 가까이 빠졌을 정도로 주가가 저평가된 상태인데다, 연말이 다가오며 7%에 달하는 배당수익률이 주주들에게 큰 매력으로 다가왔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앞으로는 이미 확보한 딜을 수행하고 적극적인 영업활동을 거쳐 수익성을 제고할 것"이라며 "채권 운용 쪽에서도 우량 국공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 리밸런싱한 덕에 손실폭이 크게 줄었다"고 밝혔다.
재임 첫해부터 위기를 맞은 정영채 사장도 미래를 위한 신성장 동력 확보에 분주한 모습이다. 이달 국내 증권사 최초로 PBS 직접 수탁 시장에 뛰어들었으며, 이미 총 350억원 규모 4개 펀드를 내보내는 데 성공했다. 미래에셋증권을 비롯한 경쟁사들도 NH투자증권의 뒤를 이어 PBS 수탁업 준비에 바쁜 것으로 전해진다.
더불어 개인투자자를 위한 탄소배출권 거래 시스템을 준비하고 있다. 탄소배출권 거래는 현재 기업 간 거래밖에 지원되지 않지만, 시장 활성화를 위한 개인 거래가 허용될 경우를 대비해 플랫폼 개발을 진행 중인 것으로 보인다.
NH투자증권은 "향후 NH투자증권은 수탁업, 탄소배출권 사업 등 신성장 비즈니스 확대를 통해 어려운 금융환경 속에서도 지속적인 성장을 이룰 것"이라며 "이번 실적 부진은 일시적으로, 상황이 정상화 되는대로 어닝 서프라이즈도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suc@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