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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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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적금 부럽지 않아"…증권사 발행어음 금리 5% 돌파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2.10.26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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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증권가.


[에너지경제신문=윤하늘 기자] 증권사 발행어음의 금리가 한 달 만에 5%대로 치솟았다. 기준금리 인상이 지속되면서 발행어음의 금리도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추가 인상이 예상된다면 6%대의 발행어음도 나타날 전망이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은 최근 개인 고객(신규자금)을 대상으로 연 수익률 5.2%의 6개월물 특판 발행어음 상품을 출시했다. 가입 한도는 1인당 최대 20억원이다. 이는 증권사들이 출시한 6개월물 발행어음 상품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이다.

한국투자증권의 기존 6개월물 발행어음 수익률은 연 4.3%다. 특판 상품은 기존보다 1% 포인트 가량 높은 수익률을 제공하는 것이다. 1년 만기 상품 금리는 기존 4.75%에서 5.1%로, 적립식은 5%에서 5.35%로 올렸다.

미래에셋증권도 발행어음 금리를 인상했다. 1년 만기 상품의 금리를 기존 연 4.1%에서 5.05%로 올렸다. CMA(31일)와 수시형의 경우, 금리가 3.15%로 기존과 동일했으나, 31일 이상 상품들의 금리도 모두 올랐다. 90일 이하 만기 발행어음의 금리는 2.55%에서 3.2%로 상승했고 △91~180일 3%→3.5% △181~270일 3.95%→4.9% △271~364일 4%→4.95%로 각각 인상했다.

KB증권도 지난 17일 발행어음의 1년 만기 금리를 5%로 인상했다. 6개월 만기의 금리도 4.8%로 올렸다. NH투자증권도 내달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리면 추가 인상에 나설 계획이다.

발행어음은 ‘자기자본 4조원 이상’ 요건을 갖춰 초대형IB로 지정된 증권사가 자체 신용을 바탕으로 발행하는 만기 1년 이내의 어음이다. CMA/수시형, 약정형(만기형), 적립형으로 구분된다.

현재 발행어음 인가를 받은 증권사는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 KB증권, 미래에셋증권으로 자기자본의 200%까지 발행어음을 판매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조달한 자금은 기업 대출·부동산금융 등에 투자할 수 있다. 증권사 신용도를 기반으로 발행하기 때문에 사실상 예금자 보호 상품에 가까운 점이 특징이다. 즉 투자자 입장에서는 시중은행 금리보다 높은 수익을 추구할 수 있는 것이다. 단, 원금 보장 상품이 아니고, 중도해지 시 불이익이 있어 유의가 필요하다.

발행어음 금리가 오르는 이유는 기준금리가 오르면서 채권금리가 상승하고 있어서다. 자금도 발행어음으로 몰리고 있다. 증권사별로는 한국투자증권은 11조 9500억원으로 가장 많았으며, KB증권(6조 7844억원), NH투자증권(5조 4000억원), 미래에셋(4조 4200억원) 순이었다. 발행어음을 영위하는 4개 증권사의 발행어음 잔액(9월 말 기준)은 28조 5544억원이다. 지난해 말(16조 7266억원) 대비 70% 급증한 수치고, 올 상반기(23조 3806억원) 기준으로도 22%나 늘어난 수치다.

발행어음 금리가 인상되면서 단기 자금 경색에 따른 리스크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발행 한도(자기자본 200%)의 83%, KB증권도 60% 가까이 찍어낸 상태다.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보고서에서 "단기자금에 대한 증권사의 의존도가 높아 시장이 출렁일 때에는 리스크가 될 것"이라며 "증권 산업 특성상 증권사가 발행하는 장기 채권에 대한 수요는 크지 않은 만큼 장기 자금을 대거 늘리는 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당분간 발행어음 금리는 계속해서 오를 전망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은행 예적금 상품과 경쟁하고 있어 증권사 발행어음 금리 인상도 이어질 것"이라며 "증권사 입장에서는 발행어음을 통해 미리 유동성을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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