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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증권거래소. 연합뉴스 |
[에너지경제신문=성우창 기자]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의 연임에 대한 우려로 홍콩 증시의 주가가 폭락하자, 홍콩거래소 상장 대형 테크기업 관련 지수를 2배로 추종하는 국내 상장지수증권(ETN)이 조기 청산된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KB증권의 ‘KB 레버리지 항셍테크 선물 ETN(H)’은 전날 조기청산 사유가 발생해 거래가 정지된 데 이어 이날 상장폐지 절차가 진행된다. 이 ETN은 홍콩거래소에 상장된 대형 테크기업 30종목으로 산출되는 항셍 테크 지수 선물의 일간수익률을 2배 추종하는 상품이다. 지난해 6월 2일에 상장해 오는 2026년에 만기 예정이었으나, 전날 홍콩 항셍지수가 6.36% 하락 마감하며 실시간 지표가치(iIV)가 전 거래일보다 214.8원 하락한 869.35원에 형성돼 조기청산 사유가 발생했다. 시장가격(주가) 기준으로는 전날 하루 동안 16.74% 폭락해 920원으로 떨어졌다.
한국거래소의 유가증권시장 상장규정 시행세칙에 따르면 정규시장 종료 시점에서 ETN의 실시간 지표가치가 전일 대비 80% 이상 하락하거나 1000원 미만인 경우 조기청산 사유로 본다.
마찬가지로 홍콩거래소 항셍 테크 지수를 2배로 추종하는 ‘삼성 레버리지 항셍테크 ETN(H)’도 조기 청산 위기에 놓였다. 이 ETN의 주가는 전 거래일에 18.22% 폭락해 1120원에 거래를 마쳤으며, 실시간 지표가치는 1000원보다 78.7원 많아 조기 청산의 위기를 아슬아슬하게 넘겼다.
다만 삼성증권은 이날 장 개시 전 항셍테크 ETN에 대해 조기청산 사유가 발생할 수 있어 투자에 유의해달라고 공시했다. 실제로 이날 장 초반 실시간 지표가치는 1100원 아래를 밑돌고 있다.
최근 홍콩 증시 약세에 ETN 뿐만 아니라 국내 주가연계증권(ELS)도 손실 우려가 커지고 있다. 최근 국내 주요 증권사들은 홍콩 항셍 지수와 연계된 자사 ELS 상품이 손실 발생 구간(녹인·knock-in)에 들어가거나 조기상환이 연기됐다고 잇달아 공지하고 있다.
다만 ETN의 조기 청산은 투자자들의 추가 손실을 막기 위한 제도라는 의견도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ETN 상장폐지는 종목에 문제가 생긴 것이 아니라 기초자산 가격이 급변하는 상황에서 추가 투자로 손실을 키우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suc@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