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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아이코스(IQOS) 신제품 기자간담회에서 백영재 한국필립모리스 대표이사가 발표하고 있다. 사진=조하니 기자 |
두 업체가 전자담배기기 신제품을 앞다퉈 내놓고 상대방의 ‘충성스런 애연가’ 소비군을 뺏어오기 위한 싸움을 예고하고 있기 때문이다.
먼저, 필립모리스가 선제공격을 폈다. 지난 2019년 궐련형 전자담배 기기 ‘아이코스 듀오’를 선보인 지 3년 만에 흡연 유해물질 배출을 크게 줄인 신제품 ‘아이코스 일루마’와 ‘아이코스 일루마 프라임’ 2종을 출시한 것이다.
한국필립모리스는 25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 2층 그랜드볼룸에서 궐련형 전자담배 기기 아이코스 신제품 ‘일루마’와 ‘일루마 프라임’ 총 2종을 처음 공개했다. 일루마 시리즈는 지난해 9월 일본에서 먼저 출시됐다.
이날 신제품 발표에서 백영재 한국필립모리스 대표는 "일루마는 필립모리스가 보유한 궐련 전자담배 기기 가운데 가장 혁신적인 프로덕트"라며 "기존 아이코스 모델처럼 담배를 태우지 않고 가열하기 때문에 일반 담배 대비 유해물질 배출이 평균 약 95% 감소했다"고 강조했다.
필립모리스가 제품 경쟁력으로 내세운 것은 새로운 담배 가열 시스템이다. 기기에서 히팅 블레이드를 제거한 대신 ‘스마트코어 인덕션 시스템’을 도입해 기기 내 잔여물을 청소할 필요가 없고, 일루마에 내장된 인덕션 코일이 전용 담배 스틱의 메탈 히팅 패널을 가동시켜 캐리어 내부부터 균일하게 가열해 만족스런 흡입감을 누릴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필립모리스 관계자는 "소비자 조사 결과 기기 사용 후 잔여물이 남은 블레이드를 청소하는 것이 어렵고, 잦은 관리로 부품이 파손되는 문제가 발생했다는 의견이 많았다"며 "이를 감안해 신제품에선 블레이드를 사전 제거해 고객 불편을 해소했단 점에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일루마 전용 스틱을 삽입 시 자동 시작되는 오토스타트는 물론, 홀더 배터리 잔량을 확인할 수 있는 리프트업 기능도 적용해 고객 편의성을 강화했다.
기기와 호환되는 전용 담배 스틱 ‘테레아(TEREA)’도 선보였다. 테레아는 스틱 끝을 밀봉해 잔여물이 남지 않도록 했고, 기기 내부 가열로 연기나 재가 발생하지 않고 일반담배보다 냄새가 적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다만, 듀오 등 기존 필립모리스 제품, ‘릴(lil)’ 등 경쟁사 제품과 호환되지 않는다. 이밖에 기기를 더욱 세련되게 꾸밀 수 있는 다양한 액세서리도 도입했다.
일루마 시리즈는 오는 28일부터 전국 10개 아이코스 직영 매장에서 사전 구매할 수 있다. 이어 11월 10일부터 서울·부산, 수도권 일부 지역 내 공식 매장과 편의점에서도 만나볼 수 있다.
국내시장 선점을 위해 필립모리스가 야심작을 내놓고 선수를 친 가운데 KT&G도 11월 9일 인공지능(AI) 기능을 탑재한 궐련형 전자담배 기기 ‘릴(lil)’ 신제품을 발표하고 1위 수성을 위한 맞대응에 나선다.
지난해까지 1위 자리를 지키던 필립모리스를 올해 끌어내리고 선두자리에 올라선 KT&G는 필립모리스의 신제품 출시에 똑같이 신제품으로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현재 국내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에서 KT&G의 점유율은 약 47%로 수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필립모리스가 점유율 42% 수준으로 바짝 뒤쫓고 있는 양상이다.
일각에선 이번 필립모리스의 신제품 출시로 선두 쟁탈전에 더욱 불이 붙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지만, KT&G는 이미 유사한 성능의 제품을 선보여 큰 걱정이 없다는 입장이다.
이처럼 업계가 궐련형 전자담배 개발과 출시에 힘 쏟는 까닭은 열로 태우는(연소형) 일반담배에서 비연소 담배로 소비자 구매 선호도가 이동하면서 시장 규모도 덩달아 커진 때문이다. 실제로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2017년 국내 담배시장에서 2%에 그쳤던 궐련형 전자담배의 비중은 지난해 상반기 12%로 약 6배 증가했다.
KT&G 관계자는 "앞서 가열온도를 정밀하게 제어하는 ‘릴 솔리드 2.0’, 자동 예열 기능을 탑재한 ‘릴 하이브리드 2.0’ 등을 비슷한 제품을 내놓은 바 있다"며 "앞으로 공개하는 신제품은 고객 편의성을 높이는 데 더욱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말했다.
inahohc@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