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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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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수세 올리는 外人…코스피 반등 신호탄 될까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2.10.23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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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은행 딜링룸. 연합


[에너지경제신문=윤하늘 기자] 국내 증시가 여전히 불안한 장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외국인 투자자들은 삼성전자 등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매수세를 올리고 있다. 증권가 의견은 엇갈린다. 외국인의 매수로 국내 증시가 반등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과 코스피 지수가 2000선까지 추락할 수 있다는 부정적인 전망이 나온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17일부터 21일까지 5100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지난달 29일부터 지난 21일까지는 총 2조3000억원어치를 사들였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로 외국인 자금이 쏠렸다.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지난달 29일부터 지난 19일까지 13거래일 연속 순매수세를 나타냈다. 지난 20일 37억원의 순매도를 보였지만, 21일에는 재차 191억원을 순매수했다.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21일까지 외국인 투자자의 누적 순매수금액은 2조4389억원에 달한다. 이중 대부분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사는데 쓰였다. 이 기간 외국인은 삼성전자를 9198억원, SK하이닉스를 8296억원 순매수했다. 전체 순매수금액의 70% 이상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매수하는데 쓰였다.

외국인들의 순매수세는 미국과 중국의 경쟁 속에서 반도체 기업을 선별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상무부는 지난 7일(현지시간) 대중국 반도체 수출 규제를 발표했다. 다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기업에는 1년간의 유예기간을 부여했다.

김수연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정부의 대중 반도체 제재 강화, 중국의 대만 통일 의지 등이 외국인 자금을 국내 반도체로 끌어들고 있다"며 "지금은 외국인 수급이 대형주에 머물러 있지만, 반도체 장비 등 중소형 종목으로 흐름이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외국인들의 매수세를 봤을 때 역사적 저점 구간에 진입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하나증권이 최근 내놓은 보고서를 보면 코스피 기업 중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5배 이하인 기업의 비중은 41%로 글로벌 금융 위기(55%) 수준은 아니지만, 미·중 무역분쟁 당시(40%)와 유사한 수준이다. 상장사 10곳 가운데 4곳의 주식이 실제 가치의 절반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반면, 일각에서는 단순한 숏커버링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증시안정펀드 투입과 공매도 금지 등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면서 낙관적 시각이 나오자, 공매도 투자자들이 수익 실현을 위해 삼성전자 주식을 사서 빌린 주식을 상환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주식 반등과 외국인의 매수세는 기업가치 등을 배제한 일시적 흐름일 뿐이라고 보는 것이다.

공매도 비중도 높다. 지난주 코스피200 종목의 공매도 비율은 10%를 넘어섰다. 이는 코로나 19 위기가 본격화한 2020년 2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강송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공매도가 급증하고 있는데, 이는 현재 시장이 하락 쪽으로 상당히 쏠려 있다는 점"이라면서 "추가적인 시장 하락 시 코로나 당시처럼 한시적인 공매도 금지 조치가 다시 시행된다면 공매도가 많은 대형주들의 주가가 ‘깜짝 반등’은 가능하겠지만, 추세적으로 반등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 Fed)이 연말까지 긴축 기조를 가져갈 것으로 보이는데다, 경기 침체 우려까지 나오고 있어서 증시 약세장이 장기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상황이다. 코스피가 2000선까지 추락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경기 침체 현실화 등 최악의 파국을 상정한 국내 증시의 진짜 바닥은 코스피 2000선"이라며 "현 지수나 평가가치 단계에선 부화뇌동격 투매 동참보단 보유가, 속절없는 관망보단 전략대안 저점 매수가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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