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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삼성자산운용 코덱스 ETF 20주년 기자간담회. 성우창 기자 |
[에너지경제신문=성우창 기자] 출시 20주년을 맞은 삼성자산운용의 대표 상장지수펀드(ETF) 브랜드 ‘Kodex(코덱스)’가 향후 20년을 위한 청사진을 제시했다. 최대 1000조원까지 성장할 ETF 시장 규모에 발맞춰 해외투자형, 액티브, 채권, 자산배분형 상품 출시에 중점을 두겠다는 계획이다.
삼성자산운용은 지난 2002년 10월 국내 첫 ETF 상품인 ‘코덱스 200’을 상장시키며 시장을 개척했으며, 지난 14일 기준 순자산총액(AUM) 32조8000억원에 144개 상품으로 시장점유율 1위(43.4%)를 차지하고 있다.
17일 삼성자산운용은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코덱스 브랜드 출범 20주년을 기념하는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서봉균 대표이사 및 김두남 ETF사업본부장 등 임원들이 참여해 지난 20년의 연혁을 되돌아보고, 새로운 브랜드 이미지를 선보임과 동시에 향후 20년을 위한 사업 계획을 발표했다.
◇ "공모펀드, 연금, 채권 ‘3축’으로 ETF 시장 1000조원까지 성장할 것"
삼성자산운용은 약 77조원에 달하는 국내 ETF 시장이 10년 후에는 300조원, 20년 후에는 1000조원까지 성장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첫 번째 이유는 공모펀드의 ETF화다. 실제로 미국 펀드 운용사들은 지난해부터 공모펀드를 ETF로 전환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며, 글로벌 금융기관 씨티그룹은 약 21조달러 규모의 미국 공모펀드 시장이 10년 내 대부분 ETF로 바뀔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국내에서는 제도상 공모펀드의 ETF 변경이 불가능하지만 업계에서는 곧 허용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또 이와 유사한 형태의 액티브 ETF가 인기를 끌고 있기도 하다.
두 번째 이유는 연금 시장의 팽창이다. 연금시장은 지난해 말 기준 300조원 규모 적립액을 갖추고 있는데, 펀드나 ETF가 포함된 실적 배당형이 차지하는 비율은 14%에 불과한 것으로 전해진다. 향후 퇴직연금 사전지정운영제도(디폴트옵션)의 투자 적격 상품으로 ETF가 선정될 경우, 연금 적립액이 ETF 시장에 흘러들어오며 크게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은 채권형 ETF의 대중화다. 올해 이어지고 있는 고금리 기조로 전문가의 영역이던 채권 투자에 개미(개인 투자자)들도 접근하기 시작했고, 따라서 간접 투자상품인 채권형 ETF 역시 다양한 상품 라인업이 갖춰지며 인기몰이를 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최창규 ETF컨설팅본부장은 "한국 ETF 시장 규모는 아직 전체 주식시장에서 비중이 3%밖에 되지 않는다"며 "연간 성장 속도와 미국의 사례를 봤을 때 10년 후에는 약 8%, 20년 후에는 12% 정도 차지할 것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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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봉균 삼성자산운용 대표이사가 17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인삿말을 전하고 있다. 성우창 기자 |
◇ 코덱스의 ‘넥스트 20년’은 해외투자·액티브·채권·자산배분 중심으로
삼성자산운용은 많은 국내 ETF 투자자들의 관심이 미국에 있다고 진단, 향후 해외투자 ETF 상품 공급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미 미국 대표지수 상품은 시장에 다수 나와 있으나, 이 대표지수에 대한 세그먼트를 세분화해 다양한 상품을 선보인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해외 법인과의 공조로 해외투자 역량 강화를 시도한다. 지난 4월 20% 지분을 투자한 미국 앰플리파이사는 물론, 홍콩·런던 등 법인을 현지 거점을 중심으로 글로벌 네트워크를 형성한다는 구상이다. 현재로서는 계획이 없으나 내년 이후 추가적인 해외 운용사 인수 또는 지분투자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액티브 ETF 상품도 향후 전면에 내세울 예정이다. 제도가 허용하는 한 다양한 투자 수요를 충족시키는 상품을 선보이고, 필요하다면 제도 개선을 요구한다는 것이다. 채권 ETF 역시 아시아는 물론 미국 등 기타 해외 채권까지 투자 대상국을 넓혀 라인업을 다양화하고, 최근 허용된 만기매칭형 채권 ETF를 글로벌 채권 상품에도 도입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다양한 자산배분형 ETF가 나올 예정이다. 가상자산 등 대체자산 ETF의 등장에 대비해 이미 관련 리서치를 진행하고 있으며, 최근 블록체인 종목으로 구성된 ETF를 아시아 최초로 홍콩 증시에 상장한 바 있다. 이외에도 내 집 마련, 자녀학자금, 은퇴 설계 상품들을 고객의 필요에 따라 선보일 것으로 관측된다.
최 본부장은 "코덱스는 넥스트 20년을 혼자 가기보다는 다양한 공감자들과 함께할 예정"이라며 "ETF의 대중화를 위해 로보 어드바이저 업체들과도 협업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경쟁사들에 시장점유율이 뒤처지더라도 투자자들에게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라며 "시장점유율에 연연하지 않고 지금까지 사업해온 철학과 기조를 바꾸지 않겠다"고 밝혔다.
suc@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