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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화환산손실, 이자이익'...금융지주 3위 가를 키워드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2.10.11 16:59

상반기 우리금융지주 이겼는데...3분기 하나금융 앞설 듯



환율 급등에 하나금융 외화환산손실 타격...비이자이익도↓



우리금융, 이자이익 증가 수혜...손태승 회장 연임 ‘한 발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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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


[에너지경제신문=나유라 기자] 금융지주사들이 3분기 실적 발표를 앞둔 가운데 하나금융지주와 우리금융지주 간에 3위 경쟁에 이목이 쏠린다. 리딩금융을 다투는 신한금융지주, KB금융지주 못지않게 금융지주 순이익 3위 자리를 놓고 하나금융, 우리금융도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금융지주는 3분기 누적 순이익에 따라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둔 손태승 회장의 연임 여부를 가늠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증권가에서는 은행 비중이 높은 우리금융지주가 이자이익 상승에 따른 수혜를 고스란히 누릴 것으로 예상했다. 이와 달리 하나금융지주의 경우 3분기 원/달러 환율 급등으로 외화환산손실이 증가하면서 비이자이익이 급감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외화환산손실은 회계 장부상 인식되는 손실이고, 이자이익 증가 등을 고려하면 견조한 성과를 낼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 연임 앞둔 손태승 회장...함영주 회장은 임기 첫 해 성과

1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하나금융지주의 3분기 지배주주순이익 추정치는 9872억원으로 우리금융지주(8671억원)에 소폭 앞설 것으로 관측된다. 상반기 같은 경우 우리금융지주가 1조7619억원의 순이익을 올리며 하나금융지주(1조7275억원)를 제치고 금융지주 3위 자리를 차지했는데, 이것이 또 다시 반전되는 셈이다.

올해 실적은 하나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에 남다른 의미를 갖는다. 손태승 회장은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는데, 상반기 실적 기조가 3분기에도 이어질 경우 우수한 경영 능력에 힘입어 연임에 한 발 더 가까워지기 때문이다. 하나금융지주의 경우 올해 성과가 함영주 회장의 첫 성적표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함 회장은 올해 실적을 바탕으로 해외 기업설명회(IR)를 통해 외국인 투자자를 유치하고, M&A와 같은 전반적인 경영 전략을 다시 한 번 가다듬을 것으로 전망된다. 통상 4분기는 금융지주사들의 대손충당금 적립 등의 이슈가 있기 때문에 3분기 실적이 각 회사의 이익창출력, 영업능력 등을 판별하는데 용이하다는 분석도 있다.

우선 우리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의 3분기 실적 희비를 가를 핵심 부문은 비이자이익으로 요약된다. 하나금융지주는 상반기 이자이익이 1년 전보다 18% 증가한 4조1906억원을 기록했음에도 비이자이익이 33.5% 증가한 6864억원에 그치면서 우리금융지주에 역전을 허용했다. 유가증권관련 이익 축소와 외화환산손실 1160억원이 발생한 영향으로 비이자이익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 우리금융, 이자이익 증가 수혜...비이자 포트폴리오 확충 과제는 ‘여전’


증시 부진, 원/달러 환율 급등이 3분기에도 계속되면서 하나금융지주 실적에도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원/달러 환율이 6월 30일 1298.4원에서 9월 말 현재 1430.2원으로 오름세를 이어갔는데, 이 영향으로 하나금융지주의 외화환산손실은 1300억원대로 급증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하나금융지주는 원/달러 환율이 10원 오르면 약 100억원의 외화환산손실이 발생한다. 여기에 3분기에도 얼어붙은 투자심리가 회복되지 못하면서 증권 등 비은행 계열사의 부진도 불가피하다. 다만 이러한 요인들은 시장 상황으로 인한 일회성 요인으로, 경상이익 자체는 견조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다른 은행과 달리 특별퇴직에 대한 비용이 올해 1분기 반영된 점도 고려해야 한다는 평가다.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환율 상승으로 인한 매매평가손 발생과 희망퇴직 시점 차이에 따른 연간 판관비 증가 이슈로 올해 실적은 부진할 것"이라며 "그러나 경상이익이 견조한 만큼 이러한 기초체력을 바탕으로 내년에는 순이익이 22%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우리금융지주는 은행 비중이 높은 점이 3분기 실적에도 유리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상반기 우리금융지주 전체 순이익의 80%를 우리은행에 의존하고 있어 이자이익 증가가 금융지주 순이익으로 고스란히 편입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환율에 대한 민감도가 큰 하나금융지주와 달리 우리금융지주는 증권, 보험 계열사가 없어 비이자이익 감소 폭도 상대적으로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올해 연간 기준 순이익 증가 폭도 4대 금융지주 중에 우리금융지주가 가장 클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대다수의 증권사가 우리금융지주를 은행주 내 최선호주로 꼽는 이유다. 이러한 기대감에 힘입어 우리금융지주의 외국인 지분율은 이달 현재 40%를 유지하고 있다.

김인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우리금융지주는 타 지주사 대비 비이자이익 비중이 크지 않아 올해 연간 순이익은 전년 대비 18%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우리금융지주가 올해 최대 실적을 달성하는 것과 별개로 중장기적으로 이자이익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해야 한다는 과제는 변함이 없다는 평가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주주 입장에서는 현재의 실적뿐만 아니라 향후 회사의 발전 가능성도 종합적으로 평가한다"며 "우리금융지주 외국인 지분율이 증가한 것도 비은행 포트폴리오의 발전 가능성을 함께 평가한 결과일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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