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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현대백화점 온라인몰 ‘더현대닷컴에서 판매하는 바이레도(BYREDO)의 ’영 로즈 오드 퍼퓸(100ml)‘ 제품(왼쪽)과 롯데면세점 판매 제품. 사진=각 사 홈페이지 갈무리 |
[에너지경제신문 조하니 기자] 고물가 흐름을 타고 유명 수입브랜드의 니치향수(고가 프리미엄 향수) 가격이 줄줄이 오르면서 면세점의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자 백화점 등 일반 유통매장들이 ‘향수 매출 상승’의 반사이익을 누릴 것으로 보인다.
11일 화장품업계에 따르면,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수입·판매하는 스웨덴 프리미엄 향수 브랜드 ‘바이레도(Byredo)’는 지난 5일 향수 등 주요 상품군의 판매 가격을 평균 4% 인상했다.
같은 기간 프랑스 니치 향수 브랜드 ‘딥디크(Diptyque)’도 향수·캔들 등 일부 품목의 가격을 평균 6% 올렸다. 글로벌 가격 정책상 조정으로 부득이하게 제품값이 올랐으며 원부자재와 인건비가 오른 영향이 컸다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이들 브랜드 외에도 앞서 글로벌 향수 기업들도 줄지어 가격 인상을 단행한 바 있다.
지난 8월 티파니앤코(Tiffany & Co.) 향수는 20%, 구찌(Gucci) 향수는 평균 12%, 버버리(Burberry)·끌로에(Chloe) 향수도 평균 11% 각각 가격을 올렸다. 디올 뷰티(Dior Beauty)도 지난 7월 가격을 인상해 향수 제품인 ‘메종 디올’ 제품가만 약 반년 만에 6~7% 뛰기도 했다.
편집숍 형태로 국내에 들어온 향수 매장의 경우 상대적으로 가격 인상 압박에서 자유로운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향수 편집숍인 ‘조보이(JOBOY)’와 ‘리퀴드 퍼퓸 바(Liquides Perfume Bar)’를 첫 선보인 LF와 한섬 모두 "현재 제품 인상 계획은 없다"가 밝혔다.
화장품업계 관계자는 "향수 편집숍은 원하는 브랜드의 제품만을 소수 바잉해 판매하는 방식"이라며 "정식 브랜드 판권을 갖고 판매하는 것과 유통망·마케팅·물량 등 사업 운영 규모면에서 차이가 크기 때문에 비교적 부담이 덜하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니치향수 가격 인상으로 주요 판매채널인 면세점의 가격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저하되면서 백화점 등 일반 유통업체로 향수 수요가 분산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통상 면세점의 장점은 관세가 붙지 않아 시중가 대비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는 점이 꼽힌다. 다만, 환율 상승으로 면세점 판매 가격이 백화점보다 높은 ‘가격 역전’ 현상이 벌어지면서 면세점의 인기가 다소 주춤한 상태다.
실제로 11일 기준 인기 제품인 바이레도의 영로즈 오드퍼퓸(100ml) 백화점 판매 가격은 35만원선으로 형성된 반면 인터넷면세점에선 37만3517원으로 약 6.7% 가격이 높았다.
또다른 화장품업계 관계자는 "킹달러(달러 가치의 초강세) 영향 외에도 백화점 세일리지(특별할인) 혜택이나 포인트, 가격 프로모션을 통해 면세점과 백화점간 가격 역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올 하반기 대규모 할인 행사를 앞두고 환율 급등에 직접구매 장점이 사라지면서 해외직구족들의 발길이 국내시장으로 선회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온라인쇼핑 해외직접구매액은 10억3000만 달러(한화 1조4700억원)로, 직전 분기(11억4000만 달러) 대비 9.2% 감소했다. 3분기의 경우 환율이 1400원대로 넘어 가면서 해외직구 규모가 더욱 줄어들 것이란 업계 중론이다.
화장품업계 관계자는 "달러 강세로 해외직구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백화점 등 국내 유통업체로 수요가 이동하는 추세"라며 "올 하반기 블랙프라이데이 등 쇼핑 특수가 몰려있는 만큼 매출 확대에 탄력이 붙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inahohc@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