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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억원 투자해야 10만원"...월배당 ETF 투자효율 '갑론을박'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2.10.06 16:26

적은 월 분배금 규모 지적..."투자효율 의문"



"배당 외에도 투자목적 다양...분배금만이 기준 아냐" 반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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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로이터/연합)


[에너지경제신문=성우창 기자] 올 하반기 들어 다양한 월배당 상장지수펀드(ETF)가 시장에 나온 가운데, 일부 상품들의 투자효율에 대한 의문의 목소리가 나온다. 월 분배금이 지나치게 적어 투자 실익이 크지 않다는 지적이다.

단 월 분배금 규모가 월배당 ETF의 절대적인 가치 기준은 아니라는 반론도 있다. 일반적인 월배당 상품은 안정적인 현금 수익과 주가 상승에 의한 장기적인 투자 성과를 함께 기대할 수 있고, 배당수익률이 높은 상품은 고배당이나 옵션이 결합된 상품을 따로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월배당 ETF는 편입 자산에서 나오는 배당 등을 매달 분배 지급하는 게 특징이다. 달마다 현금 창출이 가능해 일명 ‘인출기(ATM)’ 상품으로 불린다. ETF에 투자하면서 현금 비중을 늘리고 싶거나, 은퇴 후 안정적인 현금 수익을 원하는 투자자에게 적합한 상품으로 분류된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증시에 상장된 월배당 ETF는 총 12개 종목이다. 지난 6월 신한자산운용이 출시한 ‘SOL 미국S&P500’을 시작으로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미국나스닥100커버드콜’, ‘TIGER 글로벌멀티에셋TIF액티브’, 삼성자산운용의 ‘KODEX 미국배당프리미엄액티브’ 등이 연달아 상장됐다. 기존에 상장됐던 ‘KODEX 다우존스미국리츠’, ‘TIGER 미국다우존스30’, ‘TIGER 미국S&P500배당귀족’ 등이 월지급식으로 전환되기도 했다.


◇ 일부 상품 분배금 규모 지적도..."투자효율 글쎄"


단 일부 업계 관계자들은 이런 월배당 ETF 상품의 투자효율성 대해 의구심을 표하고 있다. 상품의 연간 배당수익률이 절대적으로 적은데도 불구하고, 지급 시기만 12번으로 쪼개 매월 상당한 투자효율을 볼 수 있는 것처럼 포장한다는 시선이다.

A 자산운용사 임원은 "인플레이션이나 다른 종류의 투자 자산을 감안하면, 1년간 배당을 다 합쳤을 때 수익률이 5~6%는 돼야 투자효율이 나올 것"이라며 "단순히 분배 주기만 쪼개는 것은 어느 상품이나 다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일부 월배당 ETF의 주당 월 분배금을 확인한 결과, 국내 첫 상품인 ’SOL 미국S&P500‘의 경우 8월에 11원, 9월~10월에는 13원씩 지급됐다. 현재 주가가 1만1000원 내외임을 감안하면, 투자자가 ETF를 1억원어치 매수해야 월마다 10만원 초반대의 현금이 들어오는 셈이다. ’SOL 미국S&P500‘의 예상 연간 배당수익률은 1.7%이다. 최근 약세장 편입 종목의 주가가 하락한 점, ETF 보수 등을 감안하면 실제 배당수익률은 이보다 낮을 수 있다.

‘TIGER 글로벌멀티에셋TIF액티브’도 월 분배금으로 약 1만원당 25원이, ‘TIGER 미국다우존스30’은 약 2만원당 40~65원이 지급됐다. 두 상품의 예상 연간 배당수익률은 2%대다.

B 운용사 관계자는 "이 정도 분배금이라면 차라리 현금 지급이 아니라 재투자 상품을 찾는 것이 더 효율적일 수 있다"며 "만일 개인형퇴직연금(IRP) 계좌 고객이라면 다른 종목에 투자하기도 애매하고, 현금 인출도 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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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7일 열린 삼성자산운용의 ‘KODEX 미국배당프리미엄액티브 ETF’ 상장 기념 기자간담회 현장. 성우창 기자


◇ "안정적인 현금 창출과 장기적 투자 성과가 본질" 반론도


반론도 나온다. 월배당 ETF를 활용하는 수요층은 다양하며, 그에 따른 상품을 투자자들에게 선보인 것일 뿐 단순히 월 분배금 규모만으로 해당 상품의 존재가치를 평가할 수 없다는 의견이다. 일정 비율의 월배당을 노리면서 우량주의 장기적인 주가 우상향을 기대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높은 배당 수익률에 주목한다면 단순 월배당 ETF보다 고배당 ETF에 투자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일반적으로 고배당 ETF 상품의 경우 5% 내외의 배당수익률을 보인다. 단 고배당주만으로 이뤄진 편입 종목 특성상 높은 이익분배로 재투자가 이뤄지지 않아 높은 주가 성장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월배당 ETF 중에서도 옵션 등 파생상품을 활용한 상품은 상대적으로 더 높은 배당수익률을 보인다. 편입 종목의 배당금에 더해 콜매도 등으로 얻는 옵션 프리미엄을 분배 재원으로 활용하기 때문이다. 이 경우 옵션 활용에 따른 투자 리스크도 감안해야 하며, 운용역이 유기적으로 상품을 운용한다는 특성상 수수료가 비싼 경향이 있다.

신한자산운용 관계자는 "‘SOL 미국S&P500’ 상장 전에도 S&P500 지수 투자자들은 다양한 ETF를 조합해 매월 배당받는 것을 노리고 있었다"며 "무의미한 배당이 아니라 투자자들의 다양한 니즈를 충족시키는, 다양성 확대의 의미로 봐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단순히 월지급 규모만을 추구하는 것은 ‘주식의 장기적 우상향’이라는 투자의 근본적인 목적과는 거리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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