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사진=에너지경제신문DB) |
[에너지경제신문=나유라 기자] 이번주 삼성전자, LG전자를 시작으로 3분기 어닝시즌이 본격화되면서 기업들의 실적 추정치에 관심이 쏠린다. 전문가들은 이른바 3고(고금리·고물가·고환율) 현상으로 인해 기업들의 3분기 실적이 부진할 것으로 전망했다. 자동차 등 일부 수출제조업체의 경우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3분기 양호한 실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되나, 이러한 기대감도 9월 중 주가에 상당 부분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 3분기 영업이익 추정치, 1개월 전보다 5.8% 감소
5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상장사들의 이익 눈높이는 빠르게 하향 조정되고 있다. 증권사 3곳 이상이 추정치를 제시한 유가증권시장, 코스닥 상장사 239곳의 3분기 영업이익은 50조7420억원이다. 이는 전년 동기(58조6409억원) 대비 13% 감소한 수치다. 1개월 전 추정치(53조8891억원)보다도 5.8% 줄었다. 3분기 순이익 추정치는 이달 현재 37조7391억원으로 1년 전(50조8744억원) 대비 무려 26% 급감했다. 한 달 전(40조5843억원) 대비로는 7% 감소했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부 수출주의 경우 환율 강세로 인해 수혜를 볼 전망이나, 금리인상으로 기업들의 조달비용이 증가하면서 3분기 실적 자체로만 보면 최근 1, 2년 사이에 가장 안 좋은 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적 눈높이 하향 조정을 주도한 종목은 단연 삼성전자, SK하이닉스다. 삼성전자는 올해 3분기 영업이익 11조8738억원, 순이익 9조77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4.9%, 26.2% 급감할 것으로 추정된다. SK하이닉스의 경우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1년 전보다 각각 44% 감소한 2조3068억원, 1조8440억원에 그칠 전망이다. 인플레이션 여파로 스마트폰, PC 등 IT 제품 수요가 둔화되고, 메모리 반도체 가격 하락세가 더해진 영향이다. 실제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9월 수출은 574억6000만 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2.8% 증가하는데 그쳤다. 수입은 18.6% 증가한 612억3000만 달러였다. 이 중 반도체 수출액은 지난달 114억9000만 달러로 1년 전보다 5.7% 감소하면서 두 달 연속 감소세를 기록했다. 최도연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에 대해 "매크로 하강에 따른 스마트폰, TV 등 세트 판매 둔화와 메모리 반도체 가격 하락으로 인해 2023년 실적 눈높이는 추가적으로 하향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자동차 등 일부 업종 선방해도..."내년 1분기까지 암울"
지난달 중국으로의 수출액은 133억7000만 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6.5% 줄어든 점도 국내 기업들의 실적에 근심을 더하는 요인이다. 중국 수출액은 4개월째 감소세다. 이 여파로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의 이익 눈높이도 낮아지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3분기 영업이익 33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2.7%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발 소비 침체와 3분기 중국 마몽드 백화점 매장 철수, 라네즈의 비효율 매장 축소 등을 단행한 영향으로 실적 부진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LG생활건강도 면세, 중국 주력 채널 부진으로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7.2% 줄어든 2493억원에 그칠 전망이다.
이와 달리 자동차, 화학, 2차전지 등 일부 업종은 3분기 양호한 실적을 거둘 전망이다. 현대차의 경우 환율 상승으로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80% 증가한 2조8901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기아는 3분기 영업이익 2조2103억원으로 66.6%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LG에너지솔루션은 3분기 영업이익 3909억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할 것으로 점쳐진다. 다만 이들 업종 역시 경기 둔화 등 대내외적인 불안 요인으로 향후 실적 둔화에 대한 우려가 해소되지 않는 점은 부담이다.
이로 인해 일부 기업들의 실적이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한다고 해도 코스피가 추세적으로 반등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반도체를 제외한 업종의 경우 3분기 실적 모멘텀이 견조하다고 해도 올해 4분기, 내년 1분기까지는 실적이 불안정한 흐름을 보일 수 있다"며 "미국, 유럽 등 주요국의 경기 둔화와 함께 4분기부터는 환율 상승에 따른 기저효과가 소멸될 가능성이 크고, 원재료 가격 상승에 따른 부담도 상존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