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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시중은행. 연합뉴스 |
[에너지경제신문 송두리 기자] 5대 은행 예·적금에 9월 한 달 간 약 31조원의 자금이 모인 것으로 나타났다. 금리 인상에 따라 은행 예·적금 이자가 높아지면서 자금 유입이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가계대출은 9개월 연속 감소했다.
4일 각 은행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760조5044억원으로 전월 대비 30조6838억원(4.2%) 늘었다. 정기적금 잔액은 39조3097억원으로 5869억원(1.5%) 증가했다. 정기 예·적금 잔액은 799조8141억원으로 800조원에 육박했다. 전월에 비해서는 31조2708억원(4.1%) 늘었다.
올해 들어 정기 예·적금 잔액은 109조7775억원(15.9%) 늘어나며 100조원 이상의 자금이 유입됐다.
이처럼 은행 정기 예·적금에 돈이 몰리고 있는 것은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수신 금리 상승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은 지난 8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연 2.5%까지 높였다. 4월, 5월, 7월에 이어 사상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네 차례 연속 인상했다. 기준금리 인상과 함께 예대금리차를 축소하기 위해 은행들은 빠른 속도로 수신금리를 높이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8월 예금은행의 저축성 수신 평균 금리는 연 2.98%로 전월 대비 0.05%포인트 상승했다. 2013년 1월(연 3%) 이후 9년 7개월 만에 가장 높다. 이날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우리은행의 원(WON)플러스예금은 1년 만기 기준 기본 연 4.5%의 금리를 제공하고 있다.
기준금리는 계속 오를 예정이라 은행 수신금리 인상도 지속될 전망이다. 10월에는 한은의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3차례 연속 단행하면서 한미 금리 역전차가 벌어지고 있는 만큼 한은도 금리 인상으로 격차를 줄여야 하기 때문이다.
정기 예·적금과 달리 수시로 돈을 입출금 할 수 있어 금리가 낮은 요구불예금 잔액은 감소했다. 요구불예금 잔액은 655조1158억원으로 전월 대비 19조9965억원(3%) 줄었다. 7월에 이어 3개월 연속 감소세다.
가계대출은 9개월 연속 줄었다.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695조830억원으로 전월 대비 1조3679억원(0.2%) 감소했다. 정부의 규제 완화에도 높은 금리에 차주들 대출 부담이 큰 상황이다. 여기에 부동산, 주식, 가상자산(가상화폐) 등 자산시장이 위축돼 마땅히 투자할 곳이 없어 대출 수요도 감소하고 있다. 올 한해 가계대출은 지난해 말 대비 13조9700억원(약 2%) 줄었다.
9월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508조3777억원으로 전월 대비 1조754억원(0.21%) 증가했다. 반면 신용대출 잔액은 125조5620억원으로 2조519억원(1.6%) 줄었다. 신용대출은 지난해 12월부터 10개월 연속 내리막을 걷고 있다. 전세자금대출 잔액은 134조1976억원으로 2896억원(0.2%) 증가했다. 전세대출은 수요가 꾸준히 존재해 매월 소폭 늘어나고 있다.
dsk@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