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 포토

나유라

ys106@ekn.kr

나유라기자 기사모음




교보-어피니티 항소심 4차공판..."안진 계산기 역할" VS "전문가적 판단 결정"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2.09.29 11:18
교보생명

▲교보생명.


[에너지경제신문=나유라 기자] 교보생명의 재무적 투자자(FI)인 어피니티 컨소시엄이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과 최종 풋옵션 가격을 산출하는 과정에서 전문가적인 판단이 없었다는 주장이 나왔다. 안진회계법인이 전문가로서 가치평가 업무를 수행한 것이 아닌 어피니티의 지시에 따라 계산기 역할만 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어피니티 측은 안진에 특정 평가방법과 관련된 지시를 내린 것처럼 묘사한 검찰의 주장은 일부 이메일의 문구를 왜곡 및 오역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28일 서울고등법원에서는 교보생명 가치평가 허위보고 혐의에 대한 안진회계법인 소속 회계사 3인과 FI인 어피니티컨소시엄 관계자 2인에 대한 항소심 4차 공판이 열렸다. 이날 공판에서는 검사와 FI 측 변호인의 구술변론이 진행됐다.

검찰은 피고인들의 회계사법 위반 혐의 정황이 담긴 244건의 이메일 증거를 토대로 이들의 혐의점을 자세히 짚었다. 이메일 증거자료에는 어피니티와 안진이 결국 소송으로 갈 확률이 높으니 가능한 유리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 결과 값을 높이자고 상호 합의한 내용이 담겼다. 어피니티는 안진에 이메일을 보내 가치평가방법 등의 수정을 지시했고, 그 결과 교보생명 1주당 풋옵션 행사가격은 시장가치 대비 두 배 이상 높아졌다고 검찰은 주장했다.

검찰은 "이 사건은 현재 물가와 금리가 치솟아서 집값이 하락하고 있는데 1년 전 가격으로 자신의 집을 매수해달라는 것과 같다"며 "이메일 증거를 보면 안진 회계사들이 얼마나 계산기처럼 답변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고 지적했다.

최종 풋옵션 결정 과정에서 어피니티는 안진 회계사에 평가방법별 풋옵션 가격을 적어주면 내부적으로 논의해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어피니티 측이 "내부적으로 논의해 결정하겠다"며 이메일을 보내고, 안진 회계사들은 어피니티 측에 "컨펌해달라"고 요청한 것은 전문가로서 가치평가 업무를 수행한 것이 아닌 고객 지시에 따라 단순 계산기 역할만 한 증거라는 분석이다. 검찰은 "해당 수행기준의 상호 이해 대상은 용역 범위가 어떻게 되며, 그 가치평가 용역을 통해서 어떤 보고서가 산출되는지 등에 관한 것"이라며 "이해 기준에는 끊임없이 주고받은 이메일과 평가방법과 인자, 최종 단가를 협의하라는 내용은 전혀 없다"고 밝혔다.

검찰은 "피고인들이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에) 제시한 40만9000원은 시장의 예상 시장 가격의 평균 추정 가격의 2배 이상으로 투자자들은 정상 가격에 비해서 1조원 이상의 투자 수익을 얻게 되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며 "지금은 눈 가리고 아웅한다는 옛말의 의미를 되새길 시점"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어피니티 측은 "안진에 특정 평가방법과 관련된 지시를 내린 것처럼 묘사한 검사의 주장은 일부 이메일의 문구를 왜곡 및 오역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안진회계법인이 교보생명 가치평가 과정에서 비상장 보험사에 적용될 수 있는 모든 평가방법을 다양하게 검토한 후 전문가적 판단에서 결정했다는 게 FI 측의 주장이다.

FI측 변호인은 안진회계법인과 FI가 공모해 평가금액을 부풀려 이익을 극대화하려 했다는 검찰의 주장에 대해서도 "계약상 신창재 회장 측과 FI 측 평가 가격이 10% 이상 차이 날 경우 제3의 평가기관을 선임하게 돼있다"라며 "따라서 이들이 특정한 가격을 도출하기 위해 공모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한편, 어피니티컨소시엄 관계자 2인과 안진회계법인 소속 회계사 3인에 대한 5차 공판기일은 오는 11월 23일로 예정됐다.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