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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기연장까지…비우호적 환경 둘러싸인 은행주 '주르륵'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2.09.27 17:31

KRX은행 지수 한 달 새 10% 하락

3분기 KB·하나금융 1%대 순익 성장 예상



코로나 대출 연장에 부실 부담 떠안아

대손충당금·준비금 확대 요구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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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지주, 신한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에너지경제신문 송두리 기자] 코스피 추락에 따라 은행주도 출렁이고 있다. 27일 코스피는 장중 2200선이 2년 2개월 만에 무너졌다.

이날 중소기업·소상공인 만기 연장·상환 유예 조치 재연장이 발표되면서 은행권의 부실 부담도 더욱 커지게 됐다. 금융지주사들의 3분기 실적 전망도 좋지만은 않아 은행주가 둘러싸인 상황이 녹록지 않다는 분석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지수는 2223.86로 전날 대비 0.13% 올랐다. 장 마감을 앞두고 힘을 내며 상승 전환했으나 이날 장중 코스피 지수는 전날 대비 1% 가까이 떨어지면서 2197.90까지 하락했다. 코스피가 2200선 밑으로 내려간 것은 2020년 7월 24일(2195.49) 이후 약 2년 2개월 만이다.

코스피가 출렁대자 은행주도 동반 하락했다. 금융지주 주가는 이날 줄줄이 내렸다. KB금융지주는 4만4500원으로 전날 대비 4.2%, 하나금융지주는 3만6450원으로 2.8% 각각 떨어졌다. 신한지주는 3만4500원으로 2.4%, 우리금융지주는 1만1250원으로 0.88% 내렸다.

9개 은행 종목을 담은 KRX은행 지수만 봐도 한 달 만에 10% 하락했다. 이날 KRX은행 지수는 562.48로 전날 대비 2.37% 떨어졌다. 지난달 26일(626.55) 대비 한 달 새 10.2% 내렸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강력한 긴축 기조가 지속되면서 미국 증시가 출렁였고 국내 증시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은행주의 경우 방어주로서 어느 정도 주가를 유지하고 있으나, 주가에 비우호적인 환경이 만들어지고 있다. 당장 하반기 순이익 성장이 이전만큼 큰 폭으로 늘어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증시 부진에 따라 증권사 등 주요 비은행 계열사 실적이 주춤해 금융지주사들은 은행에 기댄 실적 성장을 하고 있다. 이 가운데 은행은 가계대출이 감소하고 있고, 예대금리차 축소에도 집중해야 하는 상황이라 이익 성장에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다.

이날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신한금융투자 사옥 매각 이익이 반영된 신한금융의 경우 3분기 1조4427억원의 순이익을 내며 전년 동기 대비 26.4% 순이익이 늘어날 것으로 추정됐다. 증권사를 보유하고 있지 않아 증시 위축에 영향을 받지 않고 있는 우리금융의 3분기 순이익은 9065억원으로 약 10%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어 KB금융 3분기 순이익은 1조3284억원으로 1.7%, 하나금융은 9520억원으로 1.1% 각각 늘어나며 전년 동기 대비 1%대 성장에 그칠 것으로 추산됐다.

은행들이 안게 된 부실 우려가 더 커졌다는 점도 부담이다. 9월 말 종료 예정이었던 중소기업·소상공인 대출 만기 연장·상환 유예 조치가 이날 재연장되면서 은행권에 대한 충당금 확대 요구가 지속될 전망이다. 충당금을 더 쌓으면 순이익이 감소하게 된다. 여기에 금융당국은 은행권에 대한 특별대손준비금 적립요구권 신설도 추진하고 있다. 대손준비금을 더 쌓게 되면 금융지주사들이 배당할 수 있는 배당가능이익이 감소한다.

은행주의 가장 큰 매력은 배당이지만 현재의 분위기는 은행주의 배당 기대감을 낮추고 있다. 은행권은 성장을 지속하고 있고 그동안 쌓아온 배당가능이익이 넉넉한 만큼 당장 배당성향 확대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나, 중장기적으로는 경기 위축과 충당금 확대 등에 따라 배당 확대 속도가 더뎌질 수 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금융지주사 이익 증가와 배당성향 상향에 따라 주당 배당금(DPS) 증가가 자연스럽게 이뤄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현물배당이 아니더라도 자사주 매입·소각 등 주주환원책을 단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금융사들이 경기 전망을 반영해 충당금 추가 적립을 하고 있다"며 "실적 증가와 적극적인 주주환원책은 긍정적이지만,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금융사들이 보수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점은 걸림돌"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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