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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올라봐야 얼마나"…금리상승 대비 대출상품 인기 ‘바닥’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2.09.18 08:34
안심전환대출 출시, 분주한 콜센터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을 최저 연 3.7%의 장기·고정금리로 바꿔주는 우대형 안심전환대출이 출시된 지난 15일 오후 서울시 마포구 안심전환대출 콜센터에서 상담원들이 문의 전화를 받고 있다. 연합

[에너지경제신문=윤하늘 기자] 한국은행의 두 번째 ‘빅 스텝’(한꺼번에 기준금리 0.50%포인트 인상)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지만, 금리 상승 충격에 대비한 대출상품은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 이미 금리가 많이 오른 상태고, 금리 상승기 특화 상품의 금리 메리트도 크지 않고 조건만 까다롭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15일 출시된 우대형 안심전환대출의 이틀간 신청 건수는 은행들의 당초 예상보다 저조한 수준이다. 한국주택금융공사가 집계한 첫날 신청(주택금융공사·6대 은행 접수) 건수는 2406건(금액 2386억원)이었다.

안심전환대출은 금리 상승으로 이자 부담이 커지는 것을 막기 위해 서민·실소유자가 보유한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을 최저 연 3.7%의 장기·고정금리로 바꿔주는 상품이다.

부부합산소득 7000만원 이하, 주택 가격(시세 기준) 4억원 이하인 1주택자만 신청할 수 있고, 기존 대출 잔액 범위에서 최대 2억5000만원까지 갈아탈 수 있다.

인기가 없기는 금리상한형 주택담보대출도 마찬가지다. 이 특약 대출 상품은 간단히 말해 은행이 평소 약간의 이자를 더 받고(가산금리), 일정 수준 이상으로는 금리가 높아지지 않도록 ‘상한(캡)’을 적용해주는 구조다.

은행들이 지난해 7월 금리가 상승기에 접어들자 금융당국의 권고로 일제히 선보였지만, 수요가 거의 없어 결국 올해 7월 혜택을 늘렸다.

금리 상승 제한 폭을 기존 연 0.75%포인트(p)에서 최소 0.45%포인트까지 줄이고, 가입 비용 성격의 가산금리(0.15∼0.2%포인트)도 한시적으로 면제했다.

이처럼 상품 구조를 개선한 뒤 7월부터 9월 16일까지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 모두 583건, 872억4900만원어치의 금리상한형 주택담보대출을 판매했다.

앞서 작년 7월 출시 이후 올해 6월까지 판매 실적(62건, 109억9700만원)과 비교하면 건수와 금액이 두 달여 사이 약 8∼9배로 뛴 것이지만, 이전 실적이 워낙 미미한 데 따른 기저 효과일 뿐 전체 가계대출 규모에 견줘 여전히 판매가 매우 부진한 상태다.

1년여 동안 이뤄진 금리상한형 대출 규모(645건, 982억4600만원)는 이 상품의 가입 가능 대상인 5대 은행 전체 변동금리 가계대출 약 522조3000억원(8월말 기준 잔액 696조4500억원×변동금리 비중 75%)의 약 0.02%에 불과하다.

이런 현상은 금리 추가 상승에 대한 금융소비자들의 둔감한 반응에 비해 상품의 금리 메리트가 크지 않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무엇보다 대출자가 스스로 앞으로 얼마나 금리가 더 뛸지, 예상 상승 폭을 고려할 때 현재 어느 정도 금리를 더 내도 결과적으로 유리한지 등을 판단하기가 쉽지 않다"며 "더구나 작년 이후 이미 금리가 꽤 많이 올랐기 때문에, 앞으로 올라봐야 더 얼마나 오르겠냐는 생각으로 추가 금리 상승에 둔감해진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더구나 안심전환대출의 경우 소득(부부합산 7천만원이하), 주택가격(시세 4억원이하) 등의 조건도 까다로워 사실상 수도권에서는 신청 자격을 갖춘 사람을 찾기조차 어려운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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