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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한국산업은행지부 조합원들이 서울 여의도 산은 본점에서 본점 부산 이전 등에 반대하는 집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
[에너지경제신문 송두리 기자]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이 예고한 총파업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시중은행들의 참여률은 높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단 KDB산업은행 등 국책은행은 본점 지방 이전 등 이슈가 산적해 국책은행 중심으로 총파업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노조는 다음 날 총파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금융노조는 14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16일 서울 광화문 세종로 사거리에서 집회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집회 후에 조합원들은 용산 대통령 집무실 앞까지 가두행진을 할 예정이다. 이번 총파업은 2016년 이후 6년 만이다.
먼저 금융노조는 임금인상률을 5.2%(정규직 임금 대비 80% 미만인 저임금직군 10.4%)로 제시했다. 당초 제시안이었던 6.1%에서 한은의 물가 상승률을 고려해 약 1%포인트 낮췄으나 사측이 제시한 1.4%와의 간극은 여전히 크다. 이와 함께 주 4.5일 근무제 1년 시범 실시 등 근로시간 단축, 영업점 폐쇄 중단과 적정인력 유지, 공공기관 혁신안 폐기, 산은의 부산 이전 중단 등을 요구하고 있다.
금융노조에는 시중은행, 지방은행, 국책은행 등 주요 은행들의 노동자들이 소속돼 있어 총파업이 진행되면 은행 영업점 업무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 하지만 이번 총파업의 경우 시중은행들의 참여 동력이 많이 떨어진 상태라는 게 은행권 관계자들 설명이다.
NH농협과 우리은행 노조는 소수의 간부만 참여하기로 하면서 사실상 총파업에 불참하기로 결정했다. 다른 시중은행들도 비슷한 분위기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농협과 우리은행의 불참사실이 알려진 후 내부 직원들이 더욱 동요하는 분위기"라며 "15일부터 안심전환대출 신청이 시작된 데다, 예대금리차 축소 이슈로 은행들이 비판을 받고 있다는 것을 직원들도 알고 있는 만큼 총파업에 적극 참여하려는 분위기는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또 "금융노조 협상 이후 은행별 임금단체협상이 중요하기 때문에 직원들 관심이 그 쪽에 더 쏠려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노조원인 직원들이 총파업에 참여한다고 해서 회사가 말릴 수 없는 데도 참여율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2016년 금융노조 총파업 당시 참여율은 2.8%였는데, 올해는 이보다도 참여율이 더 낮을 것이란 예상이다. 금융권에서는 노조 간부 중심으로 전체 노조원의 약 1% 정도만 총파업에 참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시중은행들의 참여는 저조한 반면 국책은행들의 참여율은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산은의 부산 이전, 공공기관 혁신안 등을 두고 산은, IBK기업은행 등 국책은행 노조와 직원들이 반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4일 열린 강석훈 산은 회장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 때도 산은 본점 1층에서는 노조와 직원들이 본점 부산 이전을 반대하는 집회를 진행하기도 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국책은행은 당장 임금이 문제가 아니라 본점 지방 이전 등의 사안을 저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올해 총파업은 국책은행 중심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dsk@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