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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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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전기차·반도체 이어 "바이오도 미국에서 제조"…韓 기업 ‘불똥’ 튀나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2.09.13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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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 대통령(사진=AFP/연합)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조 바이든 행정부가 반도체, 전기차에 이어 바이오 산업까지 미국 내 생산을 골자로 한 ‘메이드 인 아메리카’ 기조를 강조했다. 새로운 의약품 등에 대한 연구와 제조를 하는데 있어서 중국의 의존도를 낮추는 동시에 자국내 영향력을 강화시키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위탁생산이 강점인 한국 바이오 산업에 불똥이 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미 백악관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생명공학 분야에서 미국에서 발명된 모든 것을 자국 내에서 만들 수 있게 하는 ‘국가 생명공학 및 바이오 제조 이니셔티브’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 이니셔티브에는 △ 자국내 바이오 제조능력 향상 △ 바이오 제품의 시장진출 기회 확대 △ 연구개발(R&D) 촉진 △ 연방 자료 접근성 제고 △ 노동력 강화 △ 규제 강화 △ 생명공학 생태계 보호 △ 동맹과의 글로벌 바이오 경제 파트너십 강화 등이 담겼다.

백악관은 또 14일 이 이니셔티브와 관련된 회의를 열어 행정명령에 근거한 구체적인 투자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백악관은 이번 행정명령에 대해 "일자리 창출, 공급망 강화, 물가 완화에 기여할 것"이라며 "원재료와 바이오 생산에 있어서 미국은 그동안 해외에 지나치게 의존해왔고 생명공학을 비롯한 주요 산업의 과거 오프 쇼어링(생산시설 해외이전)은 중요한 화학 및 제약 성분과 같은 재료들에 대한 접근성을 위협한다"고 설명했다.

이는 반도체, 전기차 등에 이어 생명공학 분야에서도 생산시설의 해외 이전으로 미국 경쟁력이 약화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백악관은 "바이오 경제는 미국의 강점이자 거대한 기회"라고 강조했다.

이를 통해 중국의 경쟁력을 꺾어놓겠다는 해석도 나온다. 블룸버그통신은 "미국의 바이오 생산을 확대하고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려는 것"이라며 "미국은 과거 생명공학 분야의 해외생산을 허용해왔지만, 중국의 첨단 바이오 제조 기반 시설에 대한 의존도에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이날 보스턴에서 미국의 암 사망률을 최소 절반으로 줄이겠다는 목표인 ‘암 문샷’ 관련 연설에서도 미국 내 생산을 강조했다. 그는 "기술을 증진하고 생명을 구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라며 "우리는 향상된 생명공학을 이곳 미국에서 제조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바이오헬스 산업을 국가 핵심 전략사업으로 육성하기로 하고 집중 투자를 하고 있는 한국에도 영향이 예상된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반도체법 모두 한국에 불리하다는 지적이 제기된 상황에서 미국 정부가 자국내 생산을 강조할 경우, 미 제약사로부터의 의약품 위탁생산한 한국 기업들이 타격을 받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현재 삼성바오로직스는 코로나19 모더나 백신을, SK바이오사이언스는 노바백스 백신을 국내에서 위탁생산 중이다.

미국 정부는 또 자국내 바이오 산업을 대폭 지원하겠다고 시사했기 때문에 한국을 포함한 다른 기업들의 글로벌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낮아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백악관은 "오늘날 미 바이오 업체들이 제조활동을 해외에서 하는 이유는 자국내 인프라 부족"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바이오·제약 분야의 미국 내 생산에 대한 지원과, 외국 생산에 대한 규제에 관해 구체적인 내용이 발표되지 않았기 때문에 일단 상황을 예의주시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견해도 있다.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현재 공개된 내용은 가이드라인 성격의 내용으로, 각 부처별 세부 이행계획이 나온 후에 국내 업계에 미치는 영향이 예상될 수 있는 만큼 현재로서는 상황을 주시하고 있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분위기"라고 귀띔했다.

한편,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에도 ‘바이 아메리칸’을 언급하며 미국 내 투자를 강조했다.

그는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의 로건국제공항에서 가진 연설에서 한국의 대미 투자를 거론해 "한국에 왜 미국에 투자하는지 물었는데, 그는 미국이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나라라고 했다. 우린 세계에서 가장 훌륭한 인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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