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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한 주유소(사진=AFP/연합) |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국제유가를 비롯한 휘발유 가격 하락세가 지속되면서 미국 소비자들의 기대 인플레이션이 11개월 만에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를 계기로 인플레 피크아웃(정점 후 하락)이 도달했다는 관측에 무게가 더욱 실릴지 관심이 모아진다.
1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은 지난달 소비자 기대조사에서 향후 1년간 예상되는 인플레이션 중간값이 5.7%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지난 6월 6.8%를 기록한 이후 2개월 연속 하락세다. 지난해 10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기도 하다.
향후 3년간 예상되는 인플레이션 중간값 역시 7월의 3.2%에서 2.8%로 떨어졌는데 이는 2020년 11월 이후 가장 낮다. 5년 기대 인플레이션도 2.3%(7월)에서 2.0%로 하락했다.
이처럼 인플레이션에 대한 소비자들의 전망이 낮아지고 있는 배경엔 휘발유 가격이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미 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현재 전국 휘발유 평균값은 1갤런당 3.71달러로, 지난달보다 0.26달러 떨어졌다. 지난 6월 휘발윳값이 갤런당 5달러를 넘어선 것을 고려하면 가격이 상당히 빠진 상황이다.
소비자들은 또 향후 1년간 미국 휘발유 가격이 0.1%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아울러 인플레이션 지표에 큰 비중을 차지하는 식품과 임대료 가격 상승 전망치도 7월 조사대비 각각 0.8%, 0.3%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또 1년 후 주택 가격 중간값 상승 전망치도 전월보다 1.4% 포인트 하락한 2.1%를 기록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최악의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기준금리를 적극적으로 올린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연준은 이달에도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올리는 등 3 연속 ‘자이언트 스텝’을 앞두고 있다.
그러나 물가가 정점을 찍었다고 판단하기엔 이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향후 1년간 소비자들의 가계 지출 상승 전망치는 7월 조사대비 1% 급등한 7.8%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향후 3개월간 부채 상환을 하지 못할 것으로 응답한 소비자는 1.4% 증가한 12.2%로 집계됐는데 이는 2020년 5월 이후 최고치다.
국제유가가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우크라이나 전쟁, 러시아의 가스 공급 중단 등 에너지 시장의 불확실성을 고려하면 하락 추이를 점치기 쉽지 않다. 실제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이날 배럴당 87.78달러를 기록하는 등 3 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한편, 미 노동부는 13일 오전 8시 30분(미 동부시간 기준, 한국시간 13일 오후 9시 30분)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를 발표한다. 다우존스가 집계한 시장 예상치는 전년 동월대비 8.0% 증가할 것으로 집계됐다. 에너지와 식품을 제외한 근원 CPI는 전년 동월보다 6% 오를 것으로 예측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