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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월가(사진=로이터/연합) |
미 노동부는 13일 오전 8시 30분(미 동부시간 기준, 한국시간 13일 오후 9시 30분) 8월 CPI를 발표한다.
이번 8월 CPI 발표가 투자자들의 큰 주목을 받고 있는 배경에는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찍은 상황에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목표대로 하향 추세가 이어지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어서다. 연준은 인플레이션이 내려오고 있다는 증거가 뚜렷해질 때까지 기준금리 인상을 지속할 것이란 점을 분명히 하고 있으며 7월 지표 개선만으론 물가 상승세가 하락하고 있다고 확신하는데 역부족이라고 했다.
시장에서는 8월 CPI가 작년 동기대비 8.0% 오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는 지난 7월의 8.5%보다 낮은 수준이다. 전월 대비 상승률은 0.1% 하락해 7월의 0.0%에서 하락세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 에너지와 식품을 제외한 근원 CPI는 전년 대비 6.0% 오르고 전월 대비 0.3% 상승할 것으로 예측됐다. 이는 7월의 각각 5.9%, 0.3% 상승과 비슷하다.
최근 들어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을 비롯한 주요 인사들이 매파적인 스탠스를 재확인해왔기 때문에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는 연준이 기준금리를 75bp(1bp=0.01%포인트) 올릴 것이란 전망은 이미 시장에 반영됐다.
그러나 8월 CPI를 통해 물가 상승률이 예상보다 크게 진정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날 경우 11월과 12월 FOMC에서 결정될 금리 인상 폭이 영향받을 수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11일 한국시간 오후 12시 30분 기준, 연방기금(FF) 금리 선물시장에서 9월 75bp 인상 확률이 91%다. ‘자이언트 스텝’이 9월에도 단행되면 미국의 기준금리는 3.00%∼3.25%까지 치솟게 된다.
여기서 11월 FOMC에서 금리가 3.50%∼3.75%로 인상될 확률이 81.5%에 달하고 12월 FOMC에서는 3.75%∼4.00% 확률이 70.9%로 가장 높다.
즉, 9월, 11월, 12월에 각각 자이언트 스텝, 빅 스텝(50bp 인상), 베이비 스텝(25bp 인상) 가능성이 가장 높다는 셈이다.
이와 함께 이번 주 발표될 다양한 경기지표들도 증시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주에는 CPI 이외에도 생산자물가지수(PPI)와 소매판매, 미시간대 소비자태도지수, 기대 인플레이션 지표가 발표된다.
기술적으로 스탠더드앤푸어스(S&P)500지수가 50일 이동평균선인 4030을 넘어서면서 반등 모멘텀을 기대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S&P500지수는 지난 한 주간 3.6% 가량 올라 4000선을 돌파했다. 기술적 분석가들은 지수가 주요 지표로 꼽히는 200일 이평선인 4275를 넘어설 수 있을지를 주시하고 있다.
오펜하이머의 아리 월드 기술적 분석가는 지수가 200일 이평선을 넘어서면 주가가 올해 4분기 오름세를 보일 것이라며 이 경우 4600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3.3%까지 오른 점은 증시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6월 중순 이후 주가가 오르는 동안 10년물 국채금리는 고점을 찍고 내려오는 등 역의 상관관계를 보였기 때문이다. 장기 금리의 가파른 상승은 미래 현금 흐름을 할인한다는 점에서 기술주에 특히 부담이 돼 왔다.
경기둔화로 반도체 관련주들에 대한 우려 또한 짙어지고 있는 모양새다.
1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전 세계 대표 반도체업종 지수인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지난 4주 동안 11% 가량 하락했는데 같은 기간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가 7% 떨어진 것과 비교하면 낙폭이 더욱 크다. 특히 엔비디아 등의 주가는 지난 주에 올해 최저점을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반도체 산업 전망에 대해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모건스탠리의 조셉 무어 애널리스트는 재고량이 증가하고 있는 점을 지적하면서 메모리칩 제조업체들이 더욱 고전할 것으로 내다봤다.
씨티그룹의 크리스토퍼 데인리도 "반도체에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며 "이번 업황 불황은 수요 위축, 재고량 조정 등이 따랐던 2011/2012년 불황과 매우 유사한 면모를 보인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블룸버그는 "컴퓨터 등 조립에 사용되는 메모리칩 및 부품 제조업체들의 주문량은 이미 둔화되고 있다"며 "투자자들은 이 여파가 반도체 산업 전반에 퍼질 것에 우려하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