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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업계 "탄소감축에 생존 달렸다"…신기술 개발 박차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2.09.05 14:36

내년부터 IMO 환경규제…낮은 등급 선박은 퇴출 불가피
수소·암모니아 친환경연료 추진선 등 개발 상용화 잰걸음
풍력 등 보조추진장치·자율운항으로 최적항로 개척 등도

조선소

▲조선소 전경. 사진=산업부

[에너지경제신문 이승주 기자] 국내 조선업계가 탄소배출량 감축 관련 신(新)기술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내년 초부터 국제해사기구(IMO,International Maritime Organization)는 EEXI/CII 환경규제를 통해 운항하는 모든 선박의 탄소배출량을 관리한다. 단기적으로는 해운업계 차원에서 선속감소와 저탄소 연료 사용으로 이를 대응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선박 건조 시 탄소배출량 감축 기술 적용이 필수적이다. 이에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조선사는 차세대 친환경 선박 기술 확보를 서두른다는 계획이다.

5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빅3인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은 탄소배출량 감축 신기술 개발에 나섰다. 내년부터 시행되는 탄소집약도 등급제(CII)로 선박들은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발생량를 기준으로 A(높은등급)부터 E(낮은등급)까지 등급을 부여받는다. 3년 연속 D등급을 받거나 E등급을 한번이라도 받을 시 선주는 개선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업계에서는 CII 기준을 달성하지 못한 선박이 폐선되면서, 자연스레 탄소배출량 감축 신기술을 적용한 신조선에 대한 수요가 늘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달 26일 한국선급(KR)으로부터 국내 조선업계 최초로 선박 풍력보조 추진장치 로터세일의 독자모델 ‘하이로터(Hi-Rotor)’에 대한 설계승인을 획득했다. 로터세일은 선박 갑판에 설치되는 원기둥 형태의 구조물로 선박의 ‘돛’ 역할을 한다. 바람을 이용해 추진력을 발생시킴으로써 연료를 6∼8% 절감하는 동시에 탄소 배출량도 줄일 수 있다.

현대중공업은 올해 하반기부터 하이로터에 대한 육상 실증과 동시에 제품 수주에도 적극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외에 바람의 방향과 강도에 따라 날개를 회전시켜 보조 추진력을 얻는 윙세일(WING SAIL) 개발도 추진중이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다양한 친환경 제품 개발을 통해 고객들의 다양한 수요를 충족함으로써 친환경 선박 시장에서 한걸음 더 앞서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중공업은 이날부터 4일 간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리는 ‘가스텍 2022’에서 LNG운반선, 부유식 액화가스 생산설비(FLNG), 2만㎥급 액화수소 운반선, 가스운반선(VLGC) 개념설계 기술을 공개했다. 특히 VLGC는 무탄소 연료로 주목받고 있는 암모니아를 운송하면서 추진 연료로도 사용 가능한 첨단 에너지기술이다. 또 대형 LNG 운반선에 탄소포집 공정기술을 최적화하면 선박의 이산화탄소 배출 총량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게 사측의 설명이다.

삼성중공업은 카스텍에서 선보이는 신기술을 통해 쉘·에퀴노르·엑손모빌 등 글로벌 고객사 20여 곳과 만나 적극적인 마케팅 활동을 펼칠 계획이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가스텍 2022에서 삼성중공업이 선보이는 차별화된 친환경 기술은 향후 기술 트렌드를 선점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이 외에도 삼성중공업은 대우조선해양, HSD엔진과 ‘차세대 친환경 엔진개발 업무협약’을 맺고 선박엔진을 공동 개발한다. 협약은 강화되는 환경규제에 맞춰 메탄올, 암모니아, 수소 등 대체 연료 신형 엔진을 만드는 것을 골자로 한다. 협약 3사는 공동 기술 개발로 상호 역량을 강화하고 차세대 친환경 선박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한다.

대우조선해양은 ‘한국형 수소연료전지 예인선’, ‘암모니아 연료공급시스템’ 등 미래 탄소중립 선박 기술 역량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대우조선은 친환경 선박 기술 개발을 통해 2050 국가 탄소중립 목표를 실현하겠다는 정부의 정책 추진에 기여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개발 과정에서 획득한 경험을 기반으로 무탄소 선박 상용화 시대를 앞당긴다는 목표다.

조선 3사는 탄소배출량을 줄일 수 있는 자율운항 기술 개발에도 팔을 걷어 부쳤다. 2030년 완전 자율운항 기술 개발을 목표로 관련 기술 실증에 돌입한 상태다. 업계는 해당 기술이 실제로 적용된다면 연료비 감소, 경로최적화 등으로 최대 22%의 운영비 절감 효과를 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국조선해양 관계자는 "선박의 탄소 배출을 줄이고 운항 효율을 높일 수 있는 친환경 선박 신기술 개발에 더욱 속도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lsj@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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