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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업계 24] 캐릭터 사업에 푹 빠진 엔씨…주인공은 ‘도구리’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2.07.10 12:19

게임 하급케릭터가 사회초년병 공감 캐릭터로 변신 인기몰이
강남에 팝업스토어 열고 코엑스 일러스트 페어서 부스 운영도

도둑너구리-horz2

▲엔씨소프트 모바일게임 리니지2M 속 몬스터 ‘도둑너구리(왼쪽)’와 이를 모티브로 제작된 캐릭터 ‘도구리’.

[에너지경제신문 윤소진 기자] ‘하드코어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의 강자 엔씨소프트가 최근 캐릭터 사업에 푹 빠졌다. 엔씨가 밀고 있는 대표적인 캐릭터는 너구리 형태의 캐릭터 ‘도구리(DOGURI)’다.

‘도구리’는 엔씨가 지난해 1월 선보인 캐릭터 브랜드로, 회사의 대표 MMORPG ‘리니지2M’에 등장하는 ‘도둑 너구리’를 모티브로 만들어졌다. 사실 게임 속 도둑너구리는 레벨이 낮은 사냥터에 등장하는 ‘하급’ 캐릭터다. 엔씨는 별 볼일 없는 이 캐릭터가 오히려 사회초년생들의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는 포인트라 판단하고 캐릭터화를 시작했다. 그렇게 게임 밖으로 나온 캐릭터 ‘도구리’는 제 몫을 다하려 노력하는 ‘막내’, ‘뉴비(Newbie)’ 등을 상징한다.

LG유플러스의 ‘무너’와 마찬가지로 ‘도구리’의 공략 대상도 사회초년생인 MZ세대(1980년대 초∼2020년대 초 출생)다. 도구리는 탄생 직후부터 줄곧 사회초년생을 타깃으로 한 전략을 펼쳐왔다. 공식 인스타그램에서는 직장 내 좌충우돌 막내생활을 그린 ‘또 도사원’ 웹툰을 연재하고, MZ세대가 좋아하는 MBTI 테스트도 선보인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도구리의 콘셉트를 반영한 이색 굿즈도 인기다. 앞서 엔씨는 사무실에서 주변을 살필 수 있는 ‘호시탐탐 눈치 거울’,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말랑 인형’ 등을 출시했다. 특히 ‘넵 알겠습니다(모르겄는디)’ 티셔츠는 사회생활을 유쾌하게 풀어낸 메시지가 화제가 되면서 출시 이틀 만에 물량이 모두 매진됐다. 또 막내들을 응원하는 의미를 담은 ‘막내클럽 웰컴키트’는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 와디즈에서 펀딩을 시작해 목표액보다 높은 227%를 달성했다.

엔씨 관계자는 "‘도구리’는 자사 게임에서 모티브를 얻어 디자인했지만, 특정 게임 이용자가 아닌 아예 새로운 타깃층을 대상으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는 점이 타사 게임 IP 캐릭터 브랜드와의 차별점"이라며 "앞으로도 엔씨 게임 속 캐릭터를 재해석해 다채로운 콘텐츠를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올해부터는 오프라인에서의 접점도 확대하고 있다. 지난 3월 강남에서 ‘핫트랙스 강남점 미니 팝업스토어’를 열었고, 올해 하반기에도 또 다른 팝업스토어를 계획하고 있다. 엔씨는 이달 초 프리미엄 셀프 스튜디오 ‘인생네컷’과 협업해 도구리 인생네컷 프레임을 출시했으며, 지난 7일부터 서울 코엑스에서 진행된 서울 일러스트레이션 페어에 ‘도구리 오피스’ 콘셉트로 부스를 열기도 했다.

엔씨는 오는 14일부터 서울 코엑스에서 열리는 ‘캐릭터 라이선싱 페어 2022’의 후원사로도 참여한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는 이 행사에서 엔씨는 신진 작가 50인이 만든 캐릭터를 전시하는 ‘루키 프로젝트’를 후원하고, 행사장 내 ‘필소굿즈’ 편의점에서 도구리의 성공적인 IP(지식재산권) 협업 상품을 소개한다.

엔씨 관계자는 "넷마블의 마스코트 ‘ㅋㅋ’, 로스트아크의 ‘모코코’ 등 많은 게임사가 캐릭터 사업을 강화하면서 IP를 확장하고 있다"라며 "엔씨도 게임 IP를 확장하는 차원에서 캐릭터 사업을 확대하고 있으며, 향후 오리지널 IP를 활용한 새로운 캐릭터도 개발해 외부에 공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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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씨소프트] 도구리_서울 일러스트 페어 03-horz

▲엔씨소프트는 지난 7일부터 나흘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서울일러스트레이션페어V.13’에 ‘도구리 오피스’라는 콘셉트로 부스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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