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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II)가 발사된 21일 오후 대전시 유성구 어은동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위성종합관제실에서 연구원들이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
[에너지경제신문 이승주 기자] 21일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II) 프로젝트의 성공에는 국내 민간 기업들의 역할도 컸다.
설계와 제작, 시험, 발사 등 모든 과정을 순수 국내 기술로 진행한 누리호 개발에는 국내 민간 기업 300여곳이 참여했다. 이들 기업은 엔진 제작부터 체계 조립, 발사대 건설까지 프로젝트 전 과정에 동참하며 누리호의 성공을 이끌었다. 천문학적 비용과 첨단 기술력이 필요한 우주 산업은 국내에선 그간 주로 정부가 주도해왔지만 이번 누리호 발사 성공을 계기로 민간 주도 우주산업 시대로의 전환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2010년 3월 시작된 누리호 개발 프로젝트는 개발 초기 단계부터 민관 협력 방식으로 진행됐다. 대표적인 참여 기업으로는 누리호 체계 총조립을 맡은 한국항공우주산업(KAI)과 엔진 조립을 맡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발사대 시스템 제작과 구축에 참여한 현대중공업이 있다. KAI는 2014년부터 누리호 사업에 참여해 누리호 체계 총조립을 맡았다. 300여개 기업이 납품한 제품 조립을 총괄하는 역할이다. 누리호 1단 연료탱크와 산화제 탱크도 제작했다. 이번 누리호 2차 발사를 위한 체계 총조립 과정에는 KAI 엔지니어 24명이 참여했다. 특히 1차 발사 실패 원인을 개선하기 위해 이미 조립이 끝난 누리호 발사체 일부를 해체하고 구조 보강작업 후 재조립하기도 했다.
누리호의 ’심장‘인 엔진은 한화그룹의 우주사업 핵심 계열사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담당했다. 누리호에는 1단 75톤(t)급 액체엔진 4기, 2단 75t급 1기, 3단 7t급 1기 등 총 6개의 엔진이 탑재됐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이들 6기 엔진의 총 조립과 납품을 총괄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016년 3월 누리호 75t급 엔진 납품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75t급 엔진 34기, 7t급 엔진 12기 등 총 46기의 엔진을 제작했다. 누리호 3차 발사에 사용할 엔진까지도 이미 제작을 완료한 상태다.
현대중공업은 2013년 우리나라 최초 우주발사체인 ‘나로호(KSLV-Ⅰ)’ 발사대 시스템을 성공적으로 구축한 경험을 바탕으로 2016년 한국항공우주연구원으로부터 누리호 발사를 위한 ‘한국형 발사대 시스템’을 수주했다. 누리호는 총길이 47.2m에 200t 규모의 3단 발사체로 지난 나로호보다 더 커지면서 현대중공업은 지하 3층 구조, 연면적 약 6000㎡에 이르는 새로운 발사대를 구축했다. 현대중공업은 이번 누리호 프로젝트에서 발사대 시스템 공정기술 국산화율을 100%로 끌어올렸다. 현대로템은 누리호 추진기관 시스템 및 추진공급계 시험설비를 구축해 발사 전 누리호 성능을 안정적으로 시험하는 것에 기여했다.
이외에도 △ 체계종합(유콘시스템, 카프마이크로 등 6곳) △ 추진기관/엔진(에스엔에이치, 비츠로넥스텍 등 9곳) △ 구조체(두원중공업, 에스앤케이항공 등 9곳) △ 유도 제어/전자(스페이스솔루션, 덕산넵코어스 등 7곳) △ 열/공력(한양이엔지, 지브이엔지니어링 등 3곳) 등 주력 분야 참여 기업만 30여곳에 이른다. 핵심부품 개발과 제작을 수행한 이들 30여개 기업에서만 총 500여명의 인력이 누리호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정부에 따르면 누리호 전체 사업비의 80% 규모인 약 1조5000억원이 참여 기업에 쓰였다.
업계에서는 이번 누리호 발사 성공을 계기로 국내 우주산업에서도 민간 기업들의 존재감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분석된다.
한화그룹은 지난해 3월 그룹의 우주 산업을 총괄하는 협의체 ‘스페이스 허브’를 설립했다. 한화 에어로스페이스가 국내 인공위성 전문 기업 ‘쎄트렉아이’에 약 1100억원, 한화시스템이 영국 우주 인터넷 기업 ‘원웹’에 약 3500억원을 각각 투자하며 우주 사업 비중을 키웠다.
KAI는 2030년부터 상용 우주발사체 및 위성 발사 서비스 시장에 진입한다는 목표 아래 우주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KAI는 우선 올해 진행될 예정인 ‘한국형발사체 고도화사업’에 주관기업으로 참여할 예정이다. 누리호 3호의 총조립을 포함해 누리호 양산형 4기 제작을 맡는다. 이에 더해 항우연으로부터 우주발사체 전주기(설계·제작·시험·발사운용) 기술을 이전받아 우주발사체 기술의 성숙도를 높일 계획이다.
코오롱그룹도 지난해 소형 위성 발사체 스타트업 지분 투자를 계기로 우주산업 진출을 선언했다. 복합소재 기술력을 살려 우주 발사체에 적합한 복합소재 부품과 경량화 솔루션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누리호 프로젝트에 참여한 한 기업 관계자는 "세계에서 일곱 번째로 자체 우주발사체 기술을 확보한 국가로 거듭난 것에 큰 자부심을 느낀다"며 "미래 전략산업으로 부상한 우주산업에 국내 기업들이 더욱 활발하게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lsj@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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