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 포토

이승주

lsj@ekn.kr

이승주기자 기사모음




[누리호 발사 성공] '세계 빅7' 우주강국 쐈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2.06.21 17:22

오후 4시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 발사대서 힘차게 치솟아



발사 14분57초후 목표고도 700㎞ 도달…성능검증위성 분리



오후 4시42분23초 분리 위성과 지상국 최초로 교신에 성공

2022062201000752400031381

▲국내 독자 기술로 개발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Ⅱ)가 21일 오후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2차 발사되고 있다. 사진은 150장의 사진을 한 장으로 합성한 모습.


[에너지경제신문 이승주 기자] 국내 독자기술로 개발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Ⅱ)의 2차 발사가 성공했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미국, 러시아, 중국, 프랑스, 인도, 일본에 이어 자력으로 실용급 위성을 발사하는 능력을 갖춘 세계 빅 7의 우주강국이 됐다.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21일 오후 5시 10분 브리핑을 열어 "오늘 오후 4시 발사된 누리호는 목표궤도에 투입돼 성능검증위성 성공적으로 분리하고 궤도에 안착시켰다"며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 성공을 발표한다"고 공식 확인했다.

이어 이 장관은 "대한민국의 하늘이 활짝 열렸다. 대한민국 과학기술이 위대한 전진을 이뤘다"고 말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에 따르면 누리호는 이날 오후 2시 열린 발사관리위원회를 통해 오후 4시로 발사 시각이 확정되며 연료(케로신)와 산화제(액체산소) 주입을 위한 절차를 마쳤다. 이후 연료탱크와 산화제 탱크를 순서대로 채운 뒤 발사체를 지탱하는 기립 장치를 철수했다.

발사 10분 전 발사자동운용(PLO)이 가동돼 본격적인 카운트다운에 돌입했다. 이후 PLO가 누리호의 정상 상태를 확인하고 1단 엔진이 자동 점화됐다. 1단이 300톤(t) 추력에 도달해 누리호를 붙잡고 있던 4개의 지상고정장치(VHD)가 풀리면서 누리호가 힘차게 하늘로 날아올랐다.

1단 분리는 이륙 개시 127초(2분 7초) 후 고도 59㎞에서 이뤄졌다. 233초(3분 53초) 후에는 고도 191㎞에서 페어링이 분리됐다. 274초(4분 34초)가 지나 고도 258㎞에서 2단이 분리됐고 발사 후 897초(14분 57초)가 지나나 최종 목표 고도 700㎞에 도달했다. 이때 3단의 추력이 종료되고 이로부터 대략 100초(1분 40초)가 더 지난 다음 탑재된 성능검증위성이 분리됐다. 발사 후 약 42분 23초쯤 성능검증위성과 남극세종기지가 최초로 교신에 성공했다.

12414.jpeg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II)가 발사된 21일 오후 대전시 유성구 어은동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위성종합관제실에서 연구진이 박수치고 있다.


산업계는 이번 누리호 발사 성공으로 우리나라가 우주 산업 진출에 한 발 더 나아가게 됐다는 중론이다.

한국형 발사체 개발 사업은 지난 2010년 3월에 시작돼 △12년 3개월의 기간 △1조 9572억원의 예산 △ 300여 곳 이상의 기업 △250여 명의 연구개발 인력이 투입됐다. 누리호의 가장 핵심 부품인 75t급 액체 연료 엔진부터 대형추진제 탱크, 초고온 가스 등이 흐르는 배관, 발사대 등 모든 주요 부품은 국내 독자 기술로 만들어졌다. 우주 발사체 기술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기술과 큰 차이가 없어 군사용 목적으로 활용될 우려에 국가 간 기술 이전이 금지돼 있기 때문이다.

이번 누리호 2차 발사는 지난해 10월 1차 발사 이후 8개월 만이다. 1차 발사에선 1단 분리, 페어링 분리, 2단 분리 등이 정상적으로 수행됐지만 3단 엔진이 조기 연소 종료되는 탓에 목표 속도인 7.5㎞/s에 미치지 못해 지구 저궤도 안착에 실패했다. 항우연은 3단 로켓 내 헬륨탱크 하부 고정부를 보강하고 산화제탱크 맨홀덮개의 두께를 강화하는 기술적 조치를 실시했다.

누리호에는 대학 학생팀이 만든 큐브위성 4기와 위성제조업체인 AP 위성이 제작한 성능검증위성 1기 등 총 5기의 실제 위성이 탑재됐다. 큐브위성은 간단한 임무를 수행하는 초소형 위성으로 각각 조선대, KAIST, 서울대, 연세대 학생팀이 제작했다. 성능검증위성이 궤도에 오른지 만 7일째 되는 날인 24일부터는 이틀 간격으로 사출(분리)된다. 큐브 위성의 임무수명은 6개월∼1년 정도며 지구대기관측 GPS RO(Radio Occultation) 데이터 수집, 미세먼지 모니터링, 초분광 카메라 지구관측 등의 임무를 수행한다.

한편 과기부와 항우연은 오는 2027년까지 한국형 발사체 고도화 사업에 착수할 계획이다. 고도자 사업은 누리호 반복발사를 통한 신뢰성 제고와 발사체 기술의 민간이전 및 체계종합기업 육성을 목표로 한다.


lsj@ekn.kr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