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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세대 '유통가 큰손'…'자기본색' 소비 즐겨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2.06.08 18:05

[MZ세대 마케팅 전성시대] (上) 이커머스 '취향소비' 2030에 구애



"광고보다 콘텐츠가 답" 웹예능 앞다퉈 도입, 젊은고객 확보 경쟁



유명 스트리트 브랜드는 기본, 한정판매·퀵배송 등 마케팅 차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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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몬이 최근 새롭게 선보인 웹예능 ‘게임부록’


1980∼2000년 초반기 출생자를 통칭하는 이른바 ‘MZ세대’가 국내 유통시장에서 핵심 소비주체로 부상하고 있다. MZ세대 감성에 나침반을 맞춘 유통기업의 마케팅 공식도 ‘격변’하고 있다. 사내에 MZ세대 직원으로 구성된 팀을 발족해 젊은 감각과 감성으로 차별화된 신제품을 잇따라 출시하며 ‘유통 트렌드’를 바꿔나가고 있다. 종래의 단순하고 스테레오타입의 ‘뻔한’ 할인 마케팅을 넘어 한정판매, 드로우(뽑기행사) 등 MZ세대 취향을 반영한 마케팅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바야흐로 유통가에 ‘MZ세대 마케팅 전성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유통업태별 MZ세대 마케팅 움직임과 실제 성공사례를 3회에 걸쳐 집중 소개한다. <편집자 주>


[에너지경제신문 서예온 기자] 이커머스 업계는 MZ세대인 2030세대를 기존과는 다른 ‘취향소비’를 추구하는 소비층으로 간주한다. 기성세대의 상품 선택 기준이 ‘가격’과 ‘품질’이라면 MZ세대는 본인이 선호하는 품목이나 영역이라면 ‘아낌없는 소비행위’를 마다하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커머스 기업들은 젊은 소비자들의 취향을 저격하는 ‘웹 예능’ 사업을 확대하고, 젊은 세대의 특성을 파고드는 신출귀몰한 아이디어의 마케팅을 동원하고 있다.


◇ ‘PPL보다 콘텐츠가 효과적’ 이커머스 웹예능 확대

8일 이커머스업계에 따르면, 티몬은 최근 콘텐츠 커머스에 더욱 박차를 가하며 MZ세대 고객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콘텐츠 커머스가 핵심 소비층인 MZ세대와 핵심 소통 창구로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해서다.

콘텐츠 커머스란 예능이나 드라마 등 콘텐츠에 커머스를 더한 방식으로, 일명 ‘뒷광고’라고 비판을 받는 PPL(간접광고)과 달리 대놓고 상품을 홍보하면서도 콘텐츠를 통해 재미를 함께 전달할 수 있어 인기를 끌고 있다.

실제로 티몬이 콘텐츠커머스의 하나로 아프리카TV 프리콩 등과 함께 선보이고 있는 ‘게임부록’은 최근 조회수가 1900만을 넘어섰다. 게임부록은 국내 첫 게임전문 토크쇼 형태의 웹예능으로 슈퍼주니어 김희철을 비롯 김성회, 성승헌 등 3명의 MC가 지난 1990년대부터 현재까지의 다양한 게임과 업계를 아우르는 스토리와 게이머로서 솔직 담백한 에피소드들을 들려주고 있는데, 게이머들 사이에서는 ‘정주행 필수 방송’으로 꼽힌다.

이렇게 티몬인 선보인 게임부록은 주로 MZ세대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티몬이 이번 게임부록 방송 시청 연령대를 분석한 결과, 18~34세에 이르는 MZ세대가 70%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콘텐츠와 상품을 연계한 방송 효과도 컸다. 티몬이 게임부록 방송과 연계해 판매한 상품인 주연테크 노트북의 경우 56%가 2030세대 구매했다. 특히, IT제품의 경우 남성 구매가 많은데, 이 가운데 여성의 구매가 43%로 절반 가까이 차지했다. lg스마트스크린 스텐바이미tv(2030세대 구매 비중 47%)의 경우 여성 구매가 87%에 이를 정도로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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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닷컴이 CJCJ ENM과 손잡고 선보인 커머스 연계 웹예능 ‘패피혁님들’


이같은 효과에 다른 이커머스업체들도 웹예능에 앞다퉈 합류하고 있다.

SSG닷컴은 지난 3월과 4월 CJ ENM과 손잡고 ‘패피혁님들’, ‘거상 박명수’ 등 커머스 연계 웹예능을 선보였다. 패피혁님들은 출연진이 시즌별 주제에 따라 서로 다른 콘셉트로 스타일링 대결을 펼치는 콘텐츠. ‘거상 박명수’는 연예인 박명수 씨와 댄서 가비 씨가 다양한 미션을 수행하며 시청자에게 쇼핑 혜택을 제공하는 콘텐츠다. 지마켓글로벌은 지난 5일 공식 유튜브 채널 ‘인싸오빠’를 통해 몬스타엑스의 민혁, 형원 등 K팝 인기 아이돌이 총출동하는 웹 예능 콘텐츠 ‘X: 신세계’를 공개했는데, 조회수가 95만을 기록하며 주목을 받았다.

이처럼 이커머스 기업이 웹예능을 확대하는 것은 PPL과 같은 광고보다 ‘콘텐츠’가 젊은 고객층 유입 효과가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온라인 상에서는 많은 정보가 있기 때문에 소비자들 은 이게 광고다 싶으면 클릭 자체를 하지 않는다"며 "이런 점 때문에 기업들이 소비자가 좋아할 만한 콘텐츠를 만들고 이를 통해 판매 상품을 홍보하는 것이 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 "한정 판매에 유명 스트리트 의류도 판다"


이커머스 기업은 웹예능 외에도 MZ세대의 특성과 취향을 감안한 각양각색의 마케팅을 전개하고 있다.

SSG닷컴은 트렌드에 발 빠르게 반응하는 MZ세대를 겨냥해 실제 MZ세대 직원들의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다양한 마케팅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대표사례로 아는 사람만 안다는 국내 디자이너 스트리트 의류 브랜드 ‘언더마이카’를 단독 입점해 판매했으며, 1~2차 선착순 판매 모두 30초 만에 완판되는 성과를 거뒀다.

이에 힘입어 SSG닷컵은 디자이너 브랜드 입점 판매을 늘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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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닷컴이 지난 1월 선보인 디자이너 스트리트 의류브랜드 ‘언더마이카’ 관련 이미지


앞서 지난 1월에는 명품백, 한정판 스니커즈 등 MZ세대(밀레니얼+Z세대)가 선호하는 ‘화려한 라인업’ 경품과 2시간 한정 판매 ‘드롭’ 마케팅을 앞세워 신규 고객 유치에 나선 바 있다.

더불어 예약이 어려운 맛집 밀키트를 상품화해 판매했다. ‘유용욱 바베큐 연구소‘ 베이컨 밀키트를 선보이며, 밀키트 ’미식 바람‘을 이끌었다.

쿠팡은 빠른 배송과 다양한 서비스를 바탕으로 차별화된 쇼핑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쿠팡은 오전 10시 이전 신선식품을 주문하면 당일 오후 6시까지 배송해 주는 ‘로켓프레시 당일배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 서비스는 쿠팡 멤버십프로그램인 로켓와우클럽 회원에게 제공되며, 전국 어디든 로켓배송서비스 지역이면 이용할 수 있다. 아침 시간대에 집이나 출근길에 먹거리를 주문하면 퇴근 무렵 받아볼 수 있어 빠른 배송을 원하는 MZ세대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쿠팡의 사전예약 서비스도 인기다. 쿠팡은 스마트폰, 노트북, 스마트워치 등 전자기기부터 로켓프레시 신선식품, 도서, 명절 선물까지 다양한 상품들을 간편하고 빠르게 받아볼 수 있는 사전예약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상품별로 즉시할인, 쿠폰, 새벽배송 등 쿠팡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다양한 혜택 또한 누릴 수 있어 소비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전문가들은 MZ세대의 소비 특성이 기성 세대와 달리 자신이 선호하는 영역에 소비를 아끼지 않는 만큼 온라인상에서도 앞으로도 이들의 수요를 맞춘 마케팅이 활발하게 이뤄질 것으로 전망한다.

이은희 교수는 "지금 MZ세대는 어떻게 하면 나의 생활이 라이프 스타일도 만족스럽고 그 다음에 삶의 질도 높일 것인가 이런 것에 관심이 많다"며 "그래서 앞으로의 마케팅은 MZ세대에게 만족스러운 라이프 스타일이나 그것에 맞는 제안을 하는 류의 마케팅이 왕성하게 펼쳐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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