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4월 19일(금)
에너지경제 포토

박성준

mediapark@ekn.kr

박성준기자 기사모음




[법률칼럼] 홧김에 한 폭언, 협박죄 성립요건 충족 시 형사 처분 대상 될 수 있어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2.05.23 13:27

이승운변호사(2).jpg

화가 나면 흥분하여 언성이 높아지고 때로는 마음에 없는 소리를 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 이별하는 과정에서 이별을 원치 않는 일방이 죽이겠다는 협박을 하였다는 이야기는 20~30대 연애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흔하게 접할 수 있는 내용으로 실제로 그러할 의사가 있는지 없는지에 관계없이 순간의 화를 못이겨 이러한 행위를 하는 것은 형사 처분의 대상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법률상 협박죄는 해악을 고지하여 상대에게 공포심을 일으키는 일체의 행위를 의미하는데, 형법 제283조에 의하여 3년 이하의 징역, 500만 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에 처하게 되며, 자기 또는 배우자의 직계존속에 대하여 존속협박을 한 경우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7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게 된다.

또한 행위자가 2인 이상의 다중이거나 단체일 경우, 몽둥이나 망치 등 흉기를 들고 찾아가 협박을 하는 경우에는 특수협박죄가 적용되어 형법 제284조에 규정된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지게 된다.

해악의 내용에는 제한이 없어, 상대에게 공포감을 주기 위한 생명, 신체, 자유, 명예, 재산 등을 포함, 법익에 대한 일체의 해악이 모두 포함되며, 직접적인 상대가 아닌 상대와 밀접한 관계를 가진 제3자에 대한 것도 포함된다.

더욱이 실현 가능성의 여부는 크게 중요한 요인이 아니며, 행위자가 상대에게 공포를 일으키려는 목적을 가지고 해악을 고지하였는지 여부와 상대방에게 공포심을 일으킬만한 정도의 것인가를 고려하였을 때 객관적으로 필요 충분하다 판단되면 협박죄 혐의를 벗어나기 어렵게 된다.

물론 다툼 중에 순간 욕설이나 폭언을 하였다고 하여서 모든 경우가 협박죄에 해당하는 것은 아니다. 대법원은 행위자의 언동이 단순한 감정적인 욕설 내지 일시적 분노의 표시에 불과할 경우 주위사정에 비추어 가해의 의사가 없음이 객관적으로 명백한 때에는 협박의 의사를 인정할 수 없다고 판결한 사례가 있다.즉 행위가 이루어진 경위, 당사자간 관계, 주위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해악의 고지로 볼 수 없는 일시적 분노의 표시에 불과하다면 협박죄 성립요건을 충족하지 않다고 보는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많은 경우 협박죄가 인정되고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실제로 배우자의 외도로 가정이 파탄나고 홧김에 내연 관계를 맺고 있던 여성에게 협박성 문자를 보낸 것만으로 협박죄가 인정된 사례가 있다. ‘불륜 행위를 부모에게 알리겠다.’, ‘회사에 찾아가 불륜 사실을 알리겠다’ 등의 해악을 휴대전화 문자로 고지한 혐의다. 찾아가서 고성을 지르거나 흉기를 들고 찾아가지도 않았지만 해악의 고지 방법에는 제약이 없으므로 문자를 보낸 행위 역시 협박의 수단으로 인정을 한 것이며, 해악의 내용이 반드시 신체나 생명과 연관될 필요는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이다.

다시 한번 강조하자면 협박죄는 행위자의 실현 의도나 실제 상대가 공포심을 일으켰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실현 의도 없이 단순 겁을 주기 위하여 또는 상대가 공포를 느끼지 않았더라도 공포심을 일으킬 수 있는 정도의 해악의 고지가 상대에게 도달하여 그 의미를 인식한 상태만으로도 성립요건이 충족된다.

분쟁 과정에서 흥분하여 내뱉은 말 때문에 협박죄로 고소를 당하는 경우가 실제로 많이 일어나고 있고, 사용할 의도가 없었더라도 겁을 주기 위하여 주변의 집기를 사용하여 위협하는 경우에는 특수협박죄나 특수폭행죄 적용을 받을 수 있으므로 더욱 조심하여야 한다.

특수협박죄는 단순협박죄와 달리 반의사불벌죄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에 피해자와 합의를 하더라도 공소는 이어지니 주의가 필요하다.

법률사무소 파란 이승운 변호사
정리 | 박성준 기자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