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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양도세 중과 유예, 무용지물이 되지 않으려면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2.05.16 13:40

김기령 건설부동산부 기자

증명사진_김기령
정치권과 부동산 업계에서 이달의 가장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던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정책이 맥을 못 추고 있다. 양도세 중과 유예가 부동산 매매 거래 활성화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와는 달리 "매매 시장이 지난해보다도 가라앉았다"는 게 시장의 주된 반응이다.

정책 시행 전만 하더라도 양도세 중과를 1년간 한시적으로 유예하면 다주택자가 시장에 급매로 내놓는 매물이 쏟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저렴한 매물이 급증하면서 거래가 활발해지고 부동산 시장 정상화가 가능해질 것이라는 시나리오도 등장했다.

하지만 지난 10일 양도세 중과 유예가 본격 시행된 이후 일부 다주택자가 매물을 내놓고 있지만 시장에서 기대했던 만큼은 아니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부동산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16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물은 5만8135건으로 한 달 전(5만4212건)과 비교했을 때 7.2% 늘었지만 제주는 9.9% 감소했고 전남, 경남, 충북 등도 정책 시행 전보다 매물이 오히려 줄었다.

무주택자들도 매수를 망설이는 분위기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로 대출 한도가 제한된 상황에서 보유한 자산으로는 매수가 불가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매물이 나오더라도 거래 시장은 여전히 얼어 붙어 있는 실정이다.

지난해 이맘때 문재인 정부 시절에도 6월 양도세 중과를 앞두고 정치권에서 양도세 완화 방안에 대한 논의가 수면 위로 올라왔지만 무산됐다. 당시 여당이었던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시장에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고 다주택자에게 굴복하는 인상을 줄 수 있다"며 거세게 반대하면서 무산됐다.

1년 전 한 차례 무산됐던 양도세 중과 완화 정책이 다시 나오면서 시장의 기대는 커졌다. "윤 정부는 역시 다르다"며 반색했다. 윤석열 정부 출범 당일 시행된 1호 부동산 정책이라는 상징성을 기반으로 윤 정부가 문재인 정부와의 차별화를 보여주기에는 더할 나위 없이 확실한 카드였다. 그러나 정책의 실효성에 대해 물음표가 늘어나고 있다. 윤 정부에게 그리 좋은 신호가 아니다. 윤 정부는 이 상황을 위기로 받아들이고 보완책 도입을 서둘러야 한다.

물론 이전 정부에서 내놓았던 28번의 부동산 정책으로 야기된 문제를 갓 출범한 정부더러 왜 해결하지 못하냐고 질책하긴 어렵다. 하나씩 보완해나가기만 해도 선방한다고 평가받을 수 있다. 다만 이전 정부의 정책을 보완하는 데 그치지 말고 시장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정책을 내놓아야 국민들에게 진정으로 "이번 정부는 역시 다르더라"라고 인정받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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