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의 덫에 빠진 에너지 스타트업…"유니콘기업 언감생심"

▲박기영 산업통상자원부 2차관(왼쪽 네 번째)이 지난 22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제4차 에너지혁신기업 연대협력포럼에 참석해 참석자들과 기념 촬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 이원희 기자] 에너지 스타트업이 기업가치 10억달러(1조원)를 넘는 비상장 기업을 뜻하는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 신사업에 잇따라 진출하고 있지만 아직 갈 길이 먼 것으로 파악됐다.

에너지 스타트업들은 최근 전기차 충전, 에너지저장장치(ESS), 전력 수요관리(DR) 등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로 사업을 펼치면서 국내외 투자유치 등을 통해 덩치를 키워나가고 있다.

또 대기업과의 경쟁과 정부의 산업 규제에 대한 적극 대응에 나섰다. 에너지 스타트업 46개사는 지난 22일 박기영 산업통상자원부 2차관이 참석한 가운데 한국에너지중소혁신기업협회를 출범시켰다.

하지만 아직 이들 기업이 유니콘 기업 꿈을 이루기 위해선 과제들이 산적한 모습이다.

혁신적인 에너지 신산업 생태계를 만들려면 과감한 전력시장 개방과 에너지 산업 관련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지금처럼 에너지 시장이 공기업의 독과점 체제에 갇혀 있고 에너지산업 곳곳에 새로운 비즈니스모델 발굴이나 기업활동을 막는 거미줄 규제, 즉 ‘모래주머니’들이 있는 한 혁신기업 성장은 공염불에 그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에너지 스타트업들은 이번에 출범한 에너지중소혁신기업협회를 통해 에너지 정책펀드 조성, 연구개발(R&D) 프로그램 확대, 규제완화 등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이 협회에 속한 한 기업의 대표는 "에너지와 전기차 신사업은 대기업들이 진출하면서 이미 부익부 빈익빈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사실상 에너지 신산업에 막차를 탄 중소 스타트업들이 협회를 구성한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그는 "대기업들보다는 중소기업들이 에너지 신사업에서 새로운 도전을 시도한다"며 "규제 완화를 통해 환경을 마련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협회에 참여한 그리드위즈는 전기차 충전과 에너지 시장을 결합한 사업 진출에 나서고 있다.

김구환 그리즈위즈 대표는 이 협회의 협회장을 맡았다.

그리드위즈는 지난해 총 700억원의 투자를 유치해 중소 에너지기업 중에서도 앞서 가고 있다는 평을 받았다.

그리드위즈 외 협회 회원사 중에는 전기차 플랫폼 서비스 기업인 피엠그로우, 차지인, 플러그링크 등과 재생에너지 관련 IT 기업인 해줌, 엔라이튼 등이 포함됐다.

실제로 협회 소속 기업들 다수도 재생에너지와 전기차 충전 서비스를 연계할 수 있는 DR 사업에 나서고 있다.

DR은 낮에 태양광 발전소에서 전력이 과하게 생산될 때 전기를 사용하면 전력거래소에서 인센티브를 주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DR에서 전기차를 활용하는 방식은 전력량이 넘치는 시간 때에 전기차를 충전해서 전기차 배터리를 마치 ESS처럼 활용하는 것이다.

다만 DR 사업은 이제 상당수 기업이 진출하고 있는 만큼 시장이 포화상태로 판단된다.

실제로 산업부에 따르면 지난 2020년 기준 에너지 혁신기업 6709개사 중에 43%(2884개)가 에너지효율·DR 사업에 진출해있다.

이외에도 많은 에너지 스타트업들이 재생에너지 발전소 운영관리(O&M) 서비스를 하거나 재생에너지 발전량을 예측하는 발전량 예측제도, 가상발전소(VPP), ESS 관리 등 여러 사업에 진출해 새 먹거리를 찾아 나서고 있다.

□ 한국에너지중소혁신기업협회 회원 46개사 현황.

회사명	분야	대표
그리드위즈	전기차배터리서비스	김구환
해줌	태양광 O&M, VPP	권오현
케빈랩	건물에너지효율관리	김경학
스탠다드에너지	차세대배터리	김부기
엔라이튼	태양광 O&M, VPP	이영호
에이투엠	풍력발전지원서비스	한기범(부사장)
㈜피엠그로우	전기차 배터리 구독	박재홍
㈜타이드	AMI 토털 솔루션/플랫폼	조경종
㈜차지인	전기차 충전서비스	최영석
엔텍시스템㈜	스마트 멀티채널/IoT모터진단	김덕면
다원디엔에스㈜	IoT Device, 스마트 홈 플랫폼	여운남
파워21	전력IT 해석/감시서비스	이인응
레티그리드	설비 데이터 기반 에너지 효율	안영호
윈디텍㈜	풍력발전기 기술 서비스	부용혁
티에스윈드	풍력발전기 유지보수	조성희
파란에너지	에너지프로슈머 수요관리	김성철
크로커스	AI기반 에너지효율 최적화	임지섭
루트에너지	재생에너지 핀테크 서비스	윤태환
쿠루	전력데이터 기반 수요관리	김태영
썬웨이	태양광 자원개발/보급	옥성애
비에이에너지	2차전지 안전관리 솔루션	강태영
에이치에너지	가상발전소 플랫폼	함일한
데스틴파워㈜	ESS/반도체 설비 제조	오성진
이맥스파워㈜	ESS/PV 관련 솔루션	배성용
니어스랩	AI드론 기반 관리 서비스	최재혁
에스앤피글로벌	신재생에너지 ESS	성종형
마이브	배터리 교환플랫폼	김종배
아이알디서비스	전력수요 자원관리	류준우
㈜컨트롤웍스	친환경 BMS, 스마트모빌리티	박승범
모던텍㈜	전기차 충전기	김성두
㈜씨어스	EV 충전사업	김기옥
㈜스페이스이브이	전기이륜차 등 퍼스널모빌리티	윤학중
이온어스	이동형 발전기, ESS/EMS	허은
그리너지	전기차 배터리	방성용
소프트베리	전기차 통합 플랫폼	박용희
식스티헤르츠	분산전원 가상발전소	김종규
플러그링크	EV 충전사업	강인철
이노마드	발전기 및 전기 변환장치	박혜린
엔벨롭스	신재생에너지 발전사업	윤성
메를로랩	IoT 램프	신소봉
신성이엔에스	신재생에너지 설계/설치	김영덕
세원이엔에스	태양광 발전 장치/설치	정지민
브라이트에너지파트너스	신재생에너지 인프라	김희성
스피이어테크놀로지	이동통신 최적화 솔루션	강군화
이박스	EV 충전사업	정원석
엠씨소프트	전기차 사후관리	홍범식(부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