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5월 09일(목)
에너지경제 포토

정희순

hsjung@ekn.kr

정희순기자 기사모음




IT업계의 '경력직 채용법…"서류전형·자소서 없어요"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2.04.19 14:33

최대한 지원자 편의 고려 면접도 전화·화상으로 진행



서류접수-코딩테스트-면접 전 과정 10일 이내로 단축


[에너지경제신문 정희순 기자] 인재 영입에 사활을 갈고 있는 IT(정보기술) 업계가 채용 프로세스 간소화로 경력직 인재를 유혹하고 있다. 입사 지원에 대한 부담을 줄여 당장 현업에 투입돼 일할 수 있는 인력을 대거 채용하겠다는 전략이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KT가 전폭적으로 키우고 있는 신설법인 kt cloud가 100명 규모의 경력직 채용을 실시한다. kt cloud는 수도권 5개 IDC(강남, 용산, 목동1, 목동2, 분당)를 보유한 국내 1위 IDC(인터넷데이터센터) 사업자다. kt cloud는 이번 경력직 채용을 개시하면서 ‘지원서’ 양식과 ‘채용 프로세스’ 간소화를 전면에 내세웠다.

kt cloud 측은 "다양한 분야의 우수인재를 모집하기 위해 지원자격을 까다롭게 제한하기보다 역량이 있으면 누구나 지원할 수 있도록 경력사항 중심으로 지원서를 간소화했다"라며 "허들을 낮춰 지원할 수 있는 문은 넓히되 심층면접을 통해 옥석을 가린다는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또 "전형 절차 또한 빠르게 진행해 서류접수일 기준 3주 이내 결과를 안내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IT업계 경력직 채용 시장에서는 ‘채용 프로세스 간소화’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상황이다. 경력직 지원자의 부담을 최소화해 당장 업무에 투입돼 일할 수 있는 인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앞서 SK텔레콤을 비롯한 SK그룹 ICT 패밀리사(SK브로드밴드, SK쉴더스, 11번가, FSK L&S 등)는 지난 2월 공동으로 신입 개발자 채용에 나서면서 이름과 연락처를 제외한 개인 정보를 일체 받지 않고, 서류전형도 아예 폐지했다. 입사를 원하는 회사의 지망 순서를 입력하고 코딩 테스트에 응시하면, 최대 5개 회사 입사 지원이 한 번에 가능하도록 한 것도 특징이다.

당시 SK텔레콤 측은 "최고 수준의 다양한 개발자 인재를 모시기 위해 서류 전형을 과감히 폐지하고 5개사 합동 채용 프로그램을 기획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날 세 자릿수 규모의 경력직 채용을 예고한 컴투스그룹은 일명 ‘원클릭’을 모토로 내걸었다. 지원자는 자기소개서 작성 없이 이름과 연락처 등 기본정보와 자유 양식의 포트폴리오만 등록하면 지원할 수 있다. 컴투스그룹은 ‘5분 전화 인터뷰’와 ‘화상 면접’을 도입해 채용 절차도 간소화했다.

배달 앱 ‘요기요’는 R&D센터 채용 공고를 내면서 슬로건을 ‘익스프레스’로 잡았다. △48시간 이내 서류 검토와 △재직 중인 회사에 반차만 내고도 면접을 치를 수 있도록 한 ‘원데이 면접’을 도입, 서류접수부터 온라인 코딩 테스트, 면접까지 이르는 전 과정을 10일 이내로 단축한 것이 개편의 핵심이다.

이달 초 경력직 채용을 개시한 NHN클라우드도 자기소개서 작성을 과감하게 생략하고, 경력사항 중심으로만 지원서를 쓰도록 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IT 인재 풀(pool)은 제한적인데 수요는 계속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어떻게든 경력직 지원을 많이 받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라며 "경력직 개발자 지원전형 간소화는 ‘연봉’이나 ‘워라밸’ 홍보만큼 중요한 요소"고 말했다.
hsjung@ekn.kr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