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 포토

김기령

giryeong@ekn.kr

김기령기자 기사모음




[르포] ‘35층 룰’ 폐지에 이촌동·여의도 한강변 재건축 아파트 ‘들썩’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2.03.06 11:34

'2040 서울기본도시계획'에 층수 제한 폐지



이촌동·여의도동 일대 수혜 단지로 떠올라



중개업소 매물 소폭 증가에 매수 문의도 ↑

2022030601000208800008923

▲35층 규제가 풀리게 되면 한강변 일대 스카이라인이 대폭 변화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서울 63스퀘어에서 바라본 여의도 일대 아파트 전경. 사진=김기령 기자


[에너지경제신문 김기령 기자] "층수를 높이면 동간 간격이 넓어지니까 지금보다 단지가 훨씬 쾌적해질 것 같아서 기대됩니다."

서울 아파트에 적용됐던 35층 룰이 폐지되면서 한강변 재건축 추진 단지들 사이에서 사업 추진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흘러나오고 있다.

6일 기자는 이번 35층 규제 폐지의 최대 수혜 단지로 꼽히는 이촌동 한강맨션과 여의도 노후 아파트 단지를 찾았다. 해당 단지 주민들은 서울 시내 아파트 35층 규제 폐지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들은 "그동안 지나치게 획일화돼왔던 서울 아파트 건축이 바뀔 때가 됐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지난 3일 ‘2040 서울기본도시계획’을 발표하며 주거용 건물 층고 기준을 삭제하기로 했다. 2014년 이후 8년간 서울시 전역에 일률적으로 적용된 35층 룰이 사라지게 된 것이다. 시는 개별 정비계획 심의 단계에서 지역 여건에 맞게 층고를 허용해 다양한 스카이라인을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2022030601000208800008921

▲서울시가 지난 3일 발표한 2040 서울도시기본계획에 포함된 ‘도시경관 관리를 위한 스카이라인 가이드라인’ 내용. 서울시


35층 규제 폐지 이후 사업 속도가 가장 빠를 것으로 예상되는 단지는 한강맨션이다. 한강맨션 재건축 시공을 맡은 GS건설은 35층 규제 폐지를 전제로 이미 68층 설계안을 제안했다. 규제 폐지를 담은 2040 도시계획이 발표된 만큼 조합 측은 이른 시일 내에 68층 설계안으로 변경인가를 추진할 전망이다.

한강맨션 조합원 A씨는 "GS건설에서 층수 규제가 사라질 걸 가정하고 68층을 제안했기 때문에 사업이 빨리 추진될 것 같아 기대가 크다"며 "2개 동 정도만 68층으로 올리고 동간 간격을 넓혀 공원도 조성한다고 하니까 지금보다 단지가 훨씬 쾌적해질 것 같다"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한강맨션

▲서울 용산구 이촌동 한강맨션 모습. 한강맨션 시공사인 GS건설은 68층 설계안을 제안했다. 사진=김기령 기자


규제에 막혀 재건축 사업이 지지부진했던 여의도 재건축 아파트들도 반기는 분위기다. 여의도동 내 B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성냥갑 아파트로 불릴 만큼 여의도 전체 아파트 단지 모습이 획일적이었는데 층수를 단지마다 자율적으로 할 수 있으니까 앞으로 좋아지지 않을까 싶다"며 "주민들도 다들 호재로 받아들이고 반기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여의도 일대는 매수 문의도 잇따르며 서울시의 35층 규제 폐지 발표에 매물도 소폭 증가하는 양상이다.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아파트실거래가)에 따르면 여의도동 장미 아파트는 서울시 발표 전날인 지난 2일 온라인 집계 매물이 10건이었는데 발표 다음 날인 지난 4일 13건으로 늘었다. 여의도동 한양 아파트 역시 지난 2일 30건에서 지난 4일 36건으로 매물이 급증했다.

반면 층수 제한이 사라지면 설계 디자인도 다채로워지고 고급화가 가능할 것이라는 기대감에 매물이 잠긴 곳도 있다. 한강맨션의 경우 이미 68층 설계안이 나오면서 매물이 사라진 지 오래다.

한강맨션 인근 A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이미 35층 이상 고층 설계를 염두에 두고 추진 중이었기 때문에 이번 발표 전부터 매물이 거의 나오지 않았다"며 "발표 이후 매수 문의가 늘어난다고 해도 매물이 워낙 없어서 거래가 성사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층수 제한이 풀리게 되면 향후 개발 지역을 중심으로 집값이 급등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층수가 올라가면 한강뷰 가구 수가 늘어나게 되고 집값을 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우려에 서울시는 "높이 제한을 유연하게 바꾸는 것일 뿐 용적률이 상향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부동산 가격을 자극한다고 보는 것은 기우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층수 제한이 사라지면서 용적률을 유지하면 한강조망권 등을 살리는 설계안이 적용되면서 건폐율이 낮아질 것"이라며 "그동안 고밀개발의 폐해로 예상된 병풍 아파트나 홍콩아파트 같은 결과를 피할 수 있고 주거환경 측면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giryeong@ekn.kr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