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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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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 24조·TSMC 52조·삼성 20조+α…파운드리 '쩐의 전쟁' 가속화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2.01.24 15:34

대부분 공장 증설…삼성은 추종투자 보다 기술력 승부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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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에너지경제신문 이진솔 기자] 반도체 수탁생산(파운드리) 업계가 역대급 투자 경쟁을 펼치고 있다. 넘치는 반도체 수요를 감당하지 못한 파운드리 회사들은 생산 능력을 키우기 위해 공장 증설에 나섰다. 올해만 6개 공장에 투자하는 업계 선두 TSMC를 시작으로 최근 파운드리 재진출을 선언한 인텔 역시 막대한 금액을 생산 설비와 공장 증설에 투입할 예정이다.

경쟁사가 공세적인 투자로 위협하는 상황에서 삼성전자 역시 올해 대규모 투자를 이어갈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생산 능력 확대를 위해 경쟁사들의 과열된 투자 속도를 뒤쫓기 보다 자체 경쟁력 확보에 매진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현재 발표되는 투자 대부분은 공장 건설이므로 삼성전자가 기술 초격차로 3나노(㎚) 생산에 성공한 뒤 시장 상황을 보고 추가적인 투자를 결정하면 될 것이라는 얘기다.


◇ 올해만 공장 6곳 증설..업계 예상 웃도는 투자 예고


24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TSMC는 올해 최대 440억달러(약 52조3000억원)에 달하는 설비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지난해 300억달러(약 33조 4600억원)에서 최대 46% 증액된 규모로 업계 예상치를 훌쩍 뛰어넘었다. 최근 파운드리 수요 급증에 발맞춰 대만과 미국, 일본 등에 생산능력 확대를 위한 공장 증설을 추진하는데 발맞춘 조치다.

설비투자 금액 중 70%에서 80%는 7㎚(나노미터) 이하 초미세공정에 투입된다. 데일 가이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연구원은 "데이터센터에서 나타날 CPU 및 GPU 성장세와 함께 2023년 인텔과 애플에서 높은 수요가 예상되는 3㎚와 2㎚ 공정을 대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TSMC는 미국 애리조나에 120억달러(약 13조4000억원) 규모 5㎚ 팹(공장)을 포함해 최대 6개 팹을 세울 예정이다. 특히 대만 팹18에서 3~5㎚ 램프업(생산량 확대)에 돌입하고 2㎚ 반도체 시범 생산라인 팹20 건설을 시작하는 등 중국 난징과 일본 구마모토 공장을 제외하면 투자는 7㎚ 이하 공정에 집중되는 모양새다. 애리조나 공장 역시 5㎚ 공정이 갖춰지는 즉시 3㎚ 팹을 건설을 시작한다.

TSMC는 공격적 투자에 따른 부담은 아랑곳하지 않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웨이저자 TSMC 최고경영자(CEO)는 "올해 공급은 좋지 않겠지만 수요는 장기적으로 유지될 것"이라며 "파운드리 선도 기업이라는 위상과 구조적인 수요 증가를 고려하면 받을 영향은 크지 않다"고 밝혔다.


◇ 파운드리 후발주자 인텔, 공장 증설·장비 확보 시동


파운드리 시장 재진입을 선언한 인텔도 투자 확대에 시동을 건다. 외신에 따르면 인텔은 최근 미국 오하이오주에 200억달러(약 24조원)를 투입해 반도체 제조 공장을 건설한다고 발표했다.

신규 공장에는 파운드리 공정이 들어설 예정이다. 랜디르 타쿠르 인텔 파운드리 서비스 수석 부사장은 "오하이오 공장은 ‘인텔 18A(옹스트롬)’를 포함한 최신 기술을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옹스트롬은 0.1㎚를 의미하며 20A는 2㎚ 공정 수준이다.

첨단 공정을 구현할 장비 투자에도 속도를 높이고 있다. 네덜란드 ASML이 내놓은 차세대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하이 NA’를 도입하기로 했다. 해당 장비는 TSMC 뿐만 아니라 삼성전자도 확보하지 못한 신형 장비다. 인텔은 해당 장비를 오는 2024년부터 20A 공정에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TSMC와 삼성전자가 장악한 파운드리 초미세공정 시장에 후발주자로 참가한 인텔은 2㎚ 이하 미세 공정을 선제적으로 도입하는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인텔은 기술 장벽에 가로막혀 7㎚ 이하 반도체는 자체 생산이 불가능하지만 경쟁력을 집약해 첨단 공정 영역에서 승부수를 건다는 전략"이라며 "선두 TSMC를 쫓기 바쁜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부담이 생긴 셈"이라고 설명했다.


◇ 삼성전자 올해 투자 규모 40조원 넘을 듯…3나노 양산에 주목


오는 2030년 시스템반도체 세계 선두를 노리는 삼성전자도 추격에 속도를 낸다. 삼성전자는 미국 텍사스주에 20조원 규모 반도체 공장을 건설할 예정이다. 외신에 따르면 최근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 의회는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부지를 병합하고 시 경계에 이를 포함하도록 하는 조례를 승인했다. 조례는 반도체 공장 설립을 위한 첫 번째 단계에 해당한다고 외신은 전했다.

지난해 말에는 평택캠퍼스 반도체 제4공장(P4) 설립을 위한 준비 작업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공사가 진행중인 제3공장(P3)이 올해 완공을 앞둔 상황에서 추가적인 공장 건설에 속도를 내는 모양새다. P3와 P4에는 첨단 메모리반도체 뿐만 아니라 첨단 파운드리 공정도 들어설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오는 27일 열리는 지난해 4분기 및 연간 확정실적 발표를 통해 올해 투자계획을 공개할 가능성이 크다. 업계는 지난해 삼성전자 반도체 투자가 40조원을 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삼성전자 반도체 투자는 메모리반도체와 시스템반도체를 통합한 액수인 만큼 투자 규모는 TSMC에 뒤처진다. 투자 경쟁에서 밀려 점유율 격차를 좁히지 못할 것이란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전문가들은 단순한 투자 규모보다는 초미세 반도체 양산 시점에 주목한다. 삼성전자는 TSMC보다 한 반기 빠른 올해 상반기에 3㎚ 양산에 돌입할 예정이다. 저전력·고성능 반도체를 위한 차세대 트랜지스터 구조 ‘게이트올어라운드(GAA)’를 적용해 성공적인 양산이 이뤄질 경우 생산 시점 뿐만 아니라 기술력에서도 우위를 점할 수 있게 된다.

박재근 한양대학교 융합전자공학부 교수는 "(삼성전자에)가장 급한 것은 기술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것"이라며 "현재 집행되는 투자 대부분은 공장 건설이므로 삼성전자가 3㎚ 생산에 성공한 뒤 시장 상황을 보고 추가적인 투자를 결정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jinsol@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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