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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철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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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E칼럼] 환경위기 극복 위해 생산·소비 방식 대전환 서둘러야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2.01.13 10:09

조용성 고려대학교 식품자원경제학과 교수/ 전 에너지경제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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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성 고려대학교 식품자원경제학과 교수/ 전 에너지경제연구원장


로마클럽이 지구환경문제의 심각성을 경고한 ‘성장의 한계’ 보고서를 발표한 것이 50여년전인 1969년이다. 그 3년 뒤에는 스웨덴 스톡홀름에 113개국 대표들이 모여서 ‘하나뿐인 지구’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지구 환경문제를 해결해 나가기 위한 ‘유엔인간환경선언’을 채택했다. 선언문 제1항에는 "인간은 품위 있고 행복한 생활을 가능케 하는 환경 속에서 자유·평등 및 충족한 생활 조건을 향유할 기본적 권리를 가지며 현세대 및 다음세대를 위해 환경을 보호 개선할 엄숙한 책임을 진다"는 문구를 넣어, 인류의 환경에 대한 권리와 책임을 강조하였다. 그 후 20년이 흘러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지구를 건강하게, 미래를 풍요롭게’라는 슬로건 아래 지구 정상회담이 열렸다. 여기서 점점 악화되어 가는 지구환경을 지키기 위해 환경과 개발에 관한 기본원칙을 담은 리우선언이 채택되었다. 그리고 또 다시 30년이 흘러 2022년을 맞이했다. 유엔인간환경선언문이 채택된 지 50년, 지구환경은 과거보다 좋아졌을까.

우리는 몸 건강상태를 체크하기 위해 간단하게 열을 재거나 피검사를 하고 엑스레이를 찍어본다. 지구 환경상태를 사람의 몸과 비교해보면, 우선 지구가 뜨거워지고 있다. 2021년 기준 지구의 평균 온도는 산업화 이전 대비 섭씨 1.09도 상승했다. 그리고 계속 온도가 올라가면서 폭염 가뭄 태풍과 같은 이상기후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지구온난화는 그대로 이어지고 있어 적극적인 국제 노력이 없다면 21세기 내에 산업화 이전 대비 3도 증가하고 이로 인한 피해는 상상을 초월할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 몸 혈관 속의 피와 같은 역할을 하는 바다도 육지에서 발생하는 오염물질로 인해 몸살을 앓고 있다. 매년 800만톤의 플라스틱 쓰레기들이 바다로 흘러들어가고 있는데 2025년이 되면 그 양은 급속히 늘어 한 해 1억~2억5000만톤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바다를 떠돌던 플라스틱은 한 곳으로 모아져 거대한 쓰레기 섬을 이루고 있고, 아주 작은 크기의 미세플라스틱은 생물농축현상을 통해 우리의 건강을 위협하기도 한다.

우리에게 맑은 공기를 공급하는 숲도 사라지고 있다. 1990년부터 2020년까지 전 세계적으로 한국 면적의 18배에 해당하는 산림이 사라졌다. 특히 지구의 허파인 아마존 열대우림이 지난 50년 동안 17%가 파괴되었다.

왜 이러한 환경파괴가 발생하는 것일까. 우선 인구증가를 생각할 수 있다. 사람이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필요한 물건들과 에너지 사용이 많아지게 된다. 2018년 기준 세계 인구는 76억명이다. 2030년에는 86억명, 2050년에는 100억명을 예상하고 있다.

증가하는 인구와 함께 도시화도 환경오염문제의 주 요인 중 하나이다. 현재 전 세계 인구의 54%가 크고 작은 도시에 살고 있고, 전 세계 GDP의 80%가 도시와 연관되어 있다. 이러한 도시화가 2050년에는 66%로 증가하여 약 67억명이 도시에 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인구 1000만명이상이 거주하는 일명 메가시티(megacity)는 1990년 전 세계에 단 10개에 불과 했으나, 2016년에는 31개로 증가했고 2030년에는 41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선진국도 마찬가지지만 개도국의 메가시티는 슬럼화 문제를 비롯하여 대기오염, 쓰레기 문제 등 다양한 환경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두 번째 요인은 경제성장이다. 허먼 데일리 교수 주장처럼 우리가 사는 세상은 급속한 성장으로 인해 ‘비어 있는 세계(empyt world)’에서 ‘꽉 찬 세계(full world)’로 바뀌었다. 특히 이 과정에서 석유, 석탄 같은 화석에너지 사용이 증가하면서 대기오염을 비롯하여 기후변화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지구환경을 나아지게 할 수 있을까. 우선 맑은 공기와 깨끗한 물은 더 이상 공짜가 아니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인구가 많아지고 경제활동이 활발해질수록 깨끗한 물을 공급하고 공기 중의 오염물질을 제거하기 위해서는 비용이 들고, 이러한 비용은 결국 우리 모두가 부담해야 한다. 물건을 사고팔 때 그에 따른 환경비용을 오롯이 소비자와 생산자가 부담해야 한다. 보이지 않는 환경비용을 가격에 반영해서 필요한 만큼만 생산하고 소비해서 낭비되는 것이 없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환경문제는 식량, 에너지, 도로 교통, 도시 개발 등과 직간접적으로 연계되어 있다. 따라서 환경정책을 경제정책, 에너지정책, 농업정책, 교통정책, 국토개발정책 등과 연계하여 국가적으로 통합시키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이를 통해 시너지 효과를 가져 올 수 있다. 한편 생물다양성 감소, 기후변화, 산성비, 오존층 파괴 등과 같이 국경을 초월한 범지구적 환경문제는 국제협력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공평한 비용분담 외에 선진국의 개도국에 대한 재정지원과 기술이전 그리고 개도국의 투명한 정보 공개와 적극적인 참여가 절실하다.

지난해 유엔환경계획(UNEP)은 ‘자연과의 평화(Making Peace with Nature)’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기후변화, 생물다양성 감소, 환경오염 등 세계적인 3가지 환경위기를 경고했다. 안토니오 구테흐스 UNEP 사무총장은 "인류는 오랫동안 육지와 바다의 환경을 악화시켰고, 그로인해 육지와 바다는 쓰레기 투기장이 되었으며, 각국 정부는 자연을 보호하기 보다는 착취, 개발하는데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해 왔다"고 경고하면서 환경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사회전체가 참여하는 긴급조치(urgent action from the whole of society)’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1970년 이래로 세계경제 규모는 3배 이상 커졌고 인류는 유례없는 성장과 번영을 누려왔다. 이러한 성장은 환경오염과 천연자원의 고갈을 초래했고 현재의 성장 모델과 환경 자산의 그릇된 관리는 부메랑이 되어 인류의 발전을 저해하게 됐다. 이제는 자연을 훼손하고 환경을 오염시키는 생산과 소비방식에서 벗어나 사람과 지구가 공존하는 방향으로 전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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