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 포토

오세영

claudia@ekn.kr

오세영기자 기사모음




탄소중립 암초…원자재 가격 급등에 새해부터 비용상승 우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2.01.06 16:14
clip20220106135852

▲구리. 픽사베이

[에너지경제신문 오세영 기자] 새해 벽두부터 원자재가격 급등으로 탄소중립 추진에 빨간불이 켜졌다.

구리나 니켈, 리튬 등 에너지전환에 핵심이 되는 광물 가격이 오름세를 이어가면서 탄소중립 이행의 비용 부담 우려도 커지고 있다.

6일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구리와 알루미늄 등 주요 광물 가격이 전년 평균 대비 최소 5%에서 크게는 135% 올랐다.

구리 1t당 가격은 전날 기준 9778달러로 전년 평균보다 4.9% 올랐다. 알루미늄은 2866달러로 15.6% 상승했다. 철광석은 지난해 12월 31일 기준 전년 평균보다 11.3% 오른 120달러에 거래됐다.

탄소중립과 4차 산업혁명에 핵심이 되는 원자재 가격도 오름세다. 니켈 1t당 가격은 전날 기준 2만900달러로 전년 평균보다 13.1% 올랐다. 리튬은 268달러로 135.0% 급등했다. 코발트는 전년 평균보다 36.7% 오른 7만175달러에 거래됐다.

주요 원자재 가격이 계속 오름세를 보이자 전기차와 배터리, 태양광 패널, 풍력 터빈 등 탄소중립에 핵심이 되는 설비 비용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박호정 고려대 식품자원경제학과 교수는 "원자재 가격이 계속 상승할 경우 탄소중립에 필요한 전기차 혹은 재생에너지 설비를 구축하는데 비용 부담이 생길 것"이라고 진단했다.

박 교수는 "이제 자동차업체들도 전기차로 체질을 바꾸고 있고 발전업계의 경우 재생에너지를 본격적으로 늘려야 한다"며 "여기에 원자재 가격 상승이 지속된다면 에너지전환과 탄소중립으로 가는 길에 가격 리스크도 안고 가야 하는 등 만만치 않은 상황"고 내다봤다.

블룸버그NEF에 따르면 지난해 1kWh당 132달러를 나타낸 리튬이온 배터리 팩 가격은 올해 135달러로 상승할 전망이다. 태양광 패널의 핵심 소재인 폴리실리콘 가격도 급등하고 있다. 태양광 시장조사 기관인 PV인사이츠에 따르면 폴리실리콘은 지난해 1월 1kg당 11달러에서 12월 32달러로 1년 새 3배 정도 뛰었다.

게다가 전기차에 니켈·코발트·망간이, 태양광 패널에 구리·실리콘·은·아연이, 풍력 발전기에 구리·철광석·알루미늄 등이 사용되고 있어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라 설비 생산 및 구축에도 비용 부담이 커진다.

정부에서도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탄소중립 비용 부담을 감지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12월 통화신용정책 보고서를 내고 "저탄소·친환경 경제로의 전환이 장기적인 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친환경 산업에 대한 투자 확대로 구리·니켈 등 관련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 4일 새해 첫 국무회의에서 "최근 원자재 가격 상승이 큰 부담"이라며 "특별히 공급망 안정에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전문가들은 자원 공급을 외교로만 해결할 게 아니라 한국 자체적으로 원자재 확보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다양한 수단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우리가 자체적으로 광산권을 획득하는 등 노력이 필요하다"며 "지금은 외국과 계약을 맺고 원자재를 들여오는 형태인데 이것만으로는 역부족"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정부 중심의 해외자원개발에서 민간이 나설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들이 뒷받침 돼야 된다"며 "직접 자원개발 사업을 하면서 남거나 부족한 원자재를 직접 거래할 수 있도록 허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발전 공기업들도 단순히 전력을 판매하는 데 그치는 게 아닌 원자재를 직접 교역할 수 있도록 권한을 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claudia@ekn.kr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