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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은행, 디지털 조직 '쪼개기'...송곳 전략 편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1.12.29 16:17

KB금융 디지털콘텐츠센터 등 신설

국민은행 플랫폼 조직 세분화



신한금융·은행 디지털 조직 분리 개편

조직의 책임, 전문성 등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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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국민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


[에너지경제신문 송두리 기자] 금융지주와 은행들이 연말 조직개편에서 디지털 조직을 세분화하며 디지털 조직의 역할을 더욱 강화했다. 빅테크·핀테크 기업과의 경쟁이 본격화한 만큼 조직의 디지털 전문성을 강화해 디지털 위협에 대응하겠다는 의미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그룹은 전날 실시한 조직개편에서 디지털플랫폼과 콘텐츠 강화를 위한 디지털 조직을 신설했다.

디지털플랫폼총괄(CDPO) 산하에 ‘디지털콘텐츠센터’와 ‘플랫폼 QC유닛(Unit)’을 신설하고 각 조직에 역할을 부여했다. 디지털콘텐츠센터는 그룹 내 플랫폼에서 제공되는 고객 콘텐츠의 질적 업그레이드를 지원한다. 플랫폼 QC 유닛은 고객 관점에서 플랫폼의 완성도를 높이는 작업을 추진한다.

KB국민은행은 2기 플랫폼 조직 설계란 방향을 세우고 ‘금융플랫폼본부’, ‘고객경험디자인센터’, ‘디지털콘텐츠센터’를 신설했다. 국민은행은 올해 모바일 앱인 KB스타뱅킹을 전면 개편하면서 대대적인 변화에 나섰는데, 앞으로 KB스타뱅킹 업그레이드에 더욱 힘을 실겠다는 것이다. 금융플랫폼본부는 KB스타뱅킹이 슈퍼 앱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전담하며, 고객경험디자인센터는 사용자환경(UI)·사용자경험(UX) 개선을 위한 역할을 한다. 디지털콘텐츠센터는 디지털콘텐츠와 관련한 역할을 전담한다.

KB플랫폼의 성장을 추진하는 기반 조직으로 ‘디지털신사업본부’도 신설했다. 디지털신사업본부 산하에는 디지털신사업부와 인증사업부를 둬 역할을 세분화했다.

특히 이번 KB국민은행의 조직개편은 이재근 신임 국민은행장의 임기 시작을 앞두고 실시된 만큼 이 행장의 향후 전략을 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 신임 행장은 앞서 뉴 KB스타뱅킹의 자신감을 드러내며 월간 이용자 수(MAU)를 최대 2000만명까지 늘리겠다는 목표를 밝히기도 했다. 앞으로 양종희 KB금융 부회장이 그룹의 디지털부문을 담당하게 되는데, 두 리더가 호흡을 맞춰 KB스타뱅킹을 앱에서 진화한 플랫폼으로 발전시키겠다는 의지가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앞서 조직개편을 실시한 신한금융지주는 그룹CDO(최고디지털책임자) 산하에 ‘디지털전략팀’과 ‘디지털추진팀’을 분리 신설해 각각 역할을 부여했다. 디지털전략팀은 그룹의 디지털 전략 수립 등을 담당하고, 디지털추진팀은 그룹사별 디지털 핵심과제 관리, 그룹사간 협업 지원 등의 역할을 한다.

신한은행은 디지털혁신 조직인 디지털혁신단을 ‘데이터기획 유닛’, ‘데이터사이언스 유닛’, ‘혁신서비스 유닛’, ‘데이터플랫폼 유닛’으로 세분화해 개편했다. 각각 데이터 전략·자문, 분석모형 개발, 인공지능(AI)·로봇프로세스자동화(RPA)·챗봇 서비스, 빅데이터분석포털 개발·운영 등의 역할을 부여받아 수행할 계획이다.

아울러 신한은행은 개인부문에 ‘디지털전략그룹’을 두고 디지털개인부문도 신설했다. 디지털을 중심으로 리테일 영업을 활성화시킨다는 계획이다.

이밖에 하나은행은 디지털리테일그룹 안에 ‘DT(디지털전환)혁신본부’를 신설하고 하나은행의 DT 컨트롤타워 기능을 부여했다. 우리은행은 마이데이터 사업 전담부서인 ‘마이데이터(MyData)사업부’를 신설했고, 메타버스, 블록체인 등 새로운 기술 트렌드와 금융을 결합해 금융플랫폼을 개발하는 ‘혁신기술사업부’도 새로 조직했다.

금융권에 디지털이 생존의 필수 조건이 되면서 디지털 조직의 역할에 힘을 싣는 조직개편이 이뤄지고 있다. 특히 디지털 조직을 더욱 세분화하면서 각 조직이 가지는 책임과 전문성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KB금융 관계자는 "금융 앱이 하나의 플랫폼으로 합쳐지는 리번들링 추세, 마이데이터 사업 본격화 등으로 금융사간, 금융사와 빅테크사간 플랫폼 주도권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며 "이에 대응하기 위해 디지털콘텐츠센터 등 디지털 조직을 신설했다"고 말했다.


송두리 기자 ds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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