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5월 19일(일)
에너지경제 포토

박성준

mediapark@ekn.kr

박성준기자 기사모음




[2021 원자재 결산] 올해 50% 넘게 뛴 국제유가...불확실성으로 내년 전망 ‘제각각’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1.12.27 12:52
2021122701001052400044282

▲(사진=로이터/연합)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국제유가가 올 들어 50% 넘게 급등한 가운데 내년 유가 전망에 대한 관심이 집중된다. 코로나19 팬데믹,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산유국들의 연합체인 OPEC+,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상 등이 불확실성을 가중시키는 요인들로 꼽히면서 유가 전망에 대한 의견들이 다양하다.

국제유가는 작년에 이어 올해까지 완만한 상승세를 이어왔다. 특히 올해의 경우 적극적인 백신 보급 덕에 코로나19 위기를 벗어난 미국과 중국 등에서의 경기 회복 속도가 빨라지면서 유가는 연초부터 무섭게 치솟기 시작했다. 이런 와중에 올 가을 천연가스 부족 사태가 유럽을 강타하고 OPEC+가 추가 증산을 거부하자 원유 공급부족에 대한 우려가 증폭되면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지난 10월 7년만에 처음으로 배럴당 80달러를 돌파했다.

그 이후 미국을 중심으로 주요 원유 소비국들이 전략비축유를 방출하기로 한 가운데 코로나19 새 변이인 오미크론의 출현으로 유가 상승세가 진정돼 현재 배럴당 70달러 초중반 수준까지 내려왔다. WTI 가격이 작년말 배럴당 48.52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던 것을 고려하면 올 들어 52% 가량 급등한 셈이다.

그러나 내년에는 불확실성이 글로벌 원유시장을 지배할 것이란 점이 업계 중론이다. 27일 석유전문매체 오일프라이스닷컴은 "오미크론과 인플레이션 우려가 수요를 위협시키면서 불확실성이 원유시장에 돌아왔다"며 "(코로나19가 없는) 정상적인 상황에서 유가를 전망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지만 팬데믹에 따른 불확실성이 예측을 더욱 어렵게 만든다"고 밝혔다.

2021-12-27_124759

▲지난 1년 WTI 가격추이(사진=네이버금융)

이를 반영하듯, 내년 유가 전망에 대한 전문가들의 예측치는 배럴당 70달러에서 ‘100달러 돌파’까지 제시되는 등 다양하다.

독일 코메르츠방크는 원유시장의 과잉공급이 이달부터 내년 1분기까지 지속할 것으로 예상해 브렌트유는 배럴당 70달러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도 이와 비슷한 시각을 내비치고 있다. IEA가 이달 발표한 12월 석유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원유시장이 내년 1분기부터 하루 170만 배럴어치의 과잉 공급에 직면하는데 내년 2분기에는 그 규모가 200만 배럴로 늘어난다. OPEC+의 지속적인 증산에 이어 미국, 캐나다, 브라질 등 비(非) OPEC+ 회원국들의 산유량이 연간 기준 사상 최대치를 찍으면서 공급이 수요를 웃돌 것이란 분석이다. 보고서는 "세계 원유공급이 이번 달부터 수요를 추월할 예정"이라며 "타이트한 시장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IEA는 원유 수요의 경우 내년부터 코로나19 사태 직전인 수준까지(하루 1억 배럴) 회복될 것으로 전망했다.

글로벌 에너지 컨설팅기관인 우드맥켄지는 OPEC+의 주도 하에 내년 원유시장이 균형을 갖출 것으로 예고했다. 내년 원유 수요는 하루 450만 배럴 증가해 코로나19 이전 수준만큼 회복하지만 공급 역시 하루 480만 배럴 증가할 것이란 분석이다. 우드맥켄지는 "원유 재고가 과잉공급을 시사하고 있기 때문에 공급부족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내년 브렌트유 평균 가격은 배럴당 70달러를 기록할 것"이라고 밝혔다.

2021122701001052400044281

▲제롬 파월 연준의장(사진=AP/연합)

인플레이션 우려와 오미크론 변이가 내년 세계 경제 성장의 적신호로 부상하고 있는 점도 원유시장에 악재다. 연준을 중심으로 주요국 중앙은행이 일제히 긴축행보를 보이는 가운데 오미크론 확산이 세계 경제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어서다. 실제로 골드만삭스는 내년 1분기 미국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3%에서 2%로 낮췄고 프랑스와 독일 중앙은행 역시 성장률을 각각 0.1%포인트, 1%포인트 내렸다.

이런 와중에 연준이 내년에 세 차례 금리인상을 시사하면서 강달러 기조가 뚜렷해지고 있다. 원유는 달러로 거래되기 때문에 달러 가치가 상승하면 원유의 가격 매력이 낮아져 수요가 위축되는 경향이 있다.

일각에선 유가 강세론을 주장하는 시각들도 제기됐다. 골드만삭스의 데미안 커벌린은 이달 "석유 수요는 오미크론 발생 이전부터 기록적인 수준"이라면서 "앞으로 항공 여행 수요가 계속 회복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내년과 2023년 석유 수요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것"이라면서 국제유가가 내년과 내후년 배럴당 각각 85달러, 100달러를 기록할 수 있다고 전망한 바 있다.

경제 전반의 인플레이션에 따른 석유업체들의 비용 상승, 석유산업에 대한 과소투자로 인한 공급부족 등이 맞물리면서 유가가 최대 11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JP모건 역시 지난달 보고서를 통해 내년 브렌트유 가격이 125달러, 2023년에 150달러에 이를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OPEC+의 실제 여유 생산능력이 하루 200만 배럴로 월가 분석가들이 예상하고 있는 물량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주장이다. 다만 JP모건이 내년 한 해 동안 계속 배럴당 125달러에 거래되는 것은 아니라고 부연했다. 내년 평균 가격은 배럴당 88달러이며 어느 순간부터 125달러까지 급등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