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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군이었던 금융당국, 이제는 규제 예고…눈치보는 핀테크 기업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1.12.23 17:04

내년 업무계획서 빅테크는 감독 강화, 은행은 제도 지원



"고승범 금융위원장 취임 후 빅테크·핀테크에 엄격해져"



"핀테크, 규제에 큰 영향…금융당국 기조 변화 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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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승범 금융위원장. 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 송두리 기자] 빅테크·핀테크 기업의 지원군이었던 금융당국이 규제 기조로 입장을 선회하면서 핀테크 기업이 혼란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전날 발표한 ‘2022년 업무계획’에 빅테크 기업은 잠재 리스크가 발생할 수 있는 만큼 규제를 강화하는 반면 은행권에는 종합금융앱을 구현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하겠다는 내용을 담았다.

금융당국은 빅테크·핀테크의 금융 진출로 금융혁신이 더욱 가속화될 것임을 예상하면서, 빅테크발 잠재리스크가 커질 수 있는 만큼 잠재리스크 점검과 감독·관리방안 도입을 검토하겠다고 했다. 검토 내용으로는 빅테크그룹 감독체계 도입, 빅테크의 금융서비스 영위형태별 리스크 기반 행위규제 강화 등을 언급했다. 빅테크의 금융업 확장으로 금융리스크가 커질 수 있어 이를 당국이 나서 점검하고 관리하겠다는 의미다.

빅테크·핀테크 기업과 디지털 경쟁을 벌이고 있는 은행들에게는 디지털 유니버셜 뱅크, 즉 종합금융앱을 구현할 수 있도록 제도적 요건을 조성하겠다고 했다. 인공지능(AI)·데이터를 활용하고, 금융플랫폼을 구축해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지원을 해주겠다는 의미다.

사실상 빅테크 기업에는 규제, 은행에는 지원이란 입장을 취하면서 두 업권에 대한 상반된 인식을 금융당국이 보여줬다는 분석이다.

그동안 금융당국이 빅테크·핀테크 기업에는 혁신금융 활성화를 이유로 규제를 완화하고 은행권은 조이면서 은행권에서는 빅테크·핀테크에 유리한 ‘기울어진 운동장’이란 볼멘소리가 나오기도 했으나, 최근에는 분위기가 갑작스레 뒤바뀌었다. 고승범 금융위원장이 지난 8월 취임한 후 빅테크·핀테크 기업에 엄격한 태도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9월 금융소비자보호법 전면 시행을 앞두고는 카카오페이, 핀크 등 핀테크 기업들은 그동안 제공하던 금융상품 비교·추천 서비스를 잠정 중단해야 했다. 금융당국이 해당 서비스를 정보제공이 아닌 판매에 목적을 둔 ‘중개 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하고 시정을 요청했기 때문이다. 핀테크 기업들은 당시의 통보에 난감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핀테크 기업 한 관계자는 "예상하지 못하고 있다가 받은 내용이었고 서비스까지 중단하게 돼 당황스러운 부분이 있었다"고 말했다.

고 위원장은 최근까지도 빅테크·핀테크 기업들의 금융권 진출에 대해 철저히 감독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지난 15일 금융플랫폼 관계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는 "빅테크의 금융업 진출은 동일기능·동일규제 원칙이 지켜지는 가운데 이뤄지도록 하겠다"며 규제의 필요성을 재차 언급했다.

빅테크·핀테크 기업의 금융권 진출이 본격화되면서 금융당국의 관리·감독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며 지금은 빅테크 기업의 규제에 초점이 맞춰져 있지만, 핀테크 기업들은 갑작스런 금융당국의 기조 변화에 당황스러워하는 분위기다. 핀테크 기업의 경우 금융당국의 규제 영향을 크게 받기 때문에 지금처럼 당국의 기조가 급변할 경우 산업 자체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감도 나온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아직 서비스가 안착되지도 않았고 회사 규모를 키워야 하는 핀테크 기업의 경우 당국의 일관된 기조와 지원 아래 서비스를 지속할 수 있다"며 "혁신금융 활성화를 위한 금융당국의 지원이 핀테크 기업에게는 힘이 된 부분이 있었는데, 당국 기조가 갑작스럽게 바뀌게 되면 핀테크 기업은 당국의 눈치만 봐야 한다. 서비스를 지속하는데 혼란스러울 것"이라고 말했다.


송두리 기자 ds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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