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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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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친 반대’에 美 전기차株 ‘휘청’..."테슬라 허츠 호재 날라갔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1.12.21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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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사진=AP/연합)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미국 전기차 관련주들의 주가가 휘청거리고 있다. 오미크론 변이의 확산으로 각국이 봉쇄조치를 강화하고 있다는 소식에 투자심리가 얼어붙은 영향이 있지만 조 바이든 대통령의 숙원 사업인 2조 달러(약 2327조원) 규모 예산 법안의 연내 처리가 사실상 무산 위기에 놓인 점이 주가 폭락에 더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따라 서학개미들이 가장 많이 사들인 테슬라 주가는 ‘팔백슬라’로 무너졌고 테슬라의 대항마로 큰 주목을 받아왔던 전기차 스타트업 리비안은 연내 최저점을 기록했다.

20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테슬라(TSLA) 주가는 3.5% 하락한 899.94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로써 테슬라 주가는 종가 기준 지난 10월 22일의 909.68달러 이후 가장 낮은 수준까지 내려왔다. 블룸버그통신은 과거 허츠발(發) 호재에 따른 35% 가량의 상승분이 모두 반납됐다고 보도했다.

다른 미국 전기차 관련주들도 상황이 만만치 않다. 전기차 스타트업 리비안(RIVN) 주가는 8% 가까이 급락하면서 종가 기준 사상 최저점을 기록했다. 리비안 주가는 지난달 10일 상장 이후 고공행진을 이어오면서 한때 장중에 179.47달러까지 치솟았지만 하염없이 무너졌다.

이밖에도 로드타운 모터스(RIDE), 패러데이 퓨처(FFIE), 니콜라(NKLA) 등의 주가도 각각 8.15%, 9.45%, 7.31% 급락했고 전기차 사업에 몰두한 정통 완성차업체인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 역시 2% 가량 하락했다.

이날 뉴욕증시가 오미크론 변이 확산과 그에 따른 봉쇄 조치 가능성으로 인해 하락한 점도 있지만 미국의 2조 달러 규모 사회복지 예산안이 사실상 무산 위기에 놓인 부분이 주가에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조 맨친 민주당 상원의원이 최근 폭스뉴스 인터뷰를 통해 사회복지 예산안 '더 나은 재건'(BBB)에 반대 의견을 피력하면서 법안이 불발될 가능성이 커졌다. 해당 법안은 민주당의 자력으로 통과시키기 위한 ‘예산조정 절차’를 통해 법안을 처리할 예정이라 상원 민주당에서 1명의 반대표라도 나온다면 처리는 불가능하다.

미 경제매체 CNBC는 이날 "전기차 보조금 확대를 담은 바이든 대통령의 BBB 계획이 실패로 끝나면서 전기차 업체들의 주가가 폭락했다"고 보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2030년까지 판매되는 신차 중 절반을 전기차로 교체한다는 계획을 제시했고 미국 교통 당국은 이런 목표가 달성되기 위해선 BBB 통과가 핵심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월가에서는 해당 법안이 통과되지 않는 방향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BBB는 전기차가 내연기관차와 경쟁할 수 있는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각종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담고 있다. CNBC에 따르면 BBB의 일환으로 주어지는 전기차 인센티브는 차량 1대당 최대 1만 2500달러(약 1490만원)다.

구체적으로, 전기차·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량 구매시 7500달러(약 894만원) 어치의 세액 공제 혜택이 제공되고 전기차 배터리가 미국에서 제조될 경우 500달러(약 60만원) 추가 혜택이 주어진다. 여기에 노동조합이 결성된 미국 공장에서 전기차가 생산될 경우 4500달러(약 536만원)의 추가 혜택이 제공된다.

미 상원은 맨친 의원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BBB를 내년 1월 표결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CNBC에 따르면 민주당 소속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는 이날 민주당 의원들에 보낸 서한에서 "우리는 하원이 통과시킨 BBB 표결에 부칠 예정"이라며 "일이 마무리될 때까지 계속 표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올해 서학개미들이 가장 많이 사들인 미국 주식은 테슬라다. 21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20일까지 개인 투자자들은 테슬라 주식을 26억 8436만 달러(약 3조 2005억원) 가량 순매수했다. 나스닥100 지수를 3배로 추종하는 ‘PROSHARES ULTRAPRO QQQ ETF’가 약 7억 4000만 달러(약 8823억원)로 순매수 2위를 기록했고 알파벳, 애플, 메타(페이스북)이 순위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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