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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 석탄발전 ‘환경급전’ 시행에 직격탄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1.12.15 16:57

 

[에너지경제신문 오세영 기자] 신규 석탄화력발전소들이 다음달부터 온실가스를 적게 배출하는 발전기를 먼저 돌리도록 하는 ‘환경급전 제도’의 시행으로 타격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신규 석탄발전소엔 엎친 데 덮친 것이다. 신규 석탄발전소는 탄소중립 최종 확정 시나리오대로라면 투자비도 제대로 건질지 불투명하다고 하소연한다. 이 시나리오에 따르면 정부의 탈석탄 정책으로 석탄 발전소의 통상 설계 수명 30년도 채우지 못하고 문을 닫게 생겨서다. 그런데 이번에는 전력거래소가 내년 1월부터 발전사의 온실가스 배출권 구매비용을 전력시장에 반영하는 ‘환경급전 제도’를 시행하겠다고 한 것이다. 이 제도가 시행되면 석탄발전의 가동은 점차 줄어들 수밖에 없다. 원전이나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에 비해 온실가스를 상대적으로 많이 배출하기 때문이다. 급전은 일정한 전력량을 생산할 때 발전에 참여하는 발전기의 가동 순서를 정하는 것이다. 현재 급전의 원칙은 발전 연료비가 낮은 순이었다. 이에 따라 지금은 당연히 연료비가 가장 낮은 석탄발전기를 많이 돌릴 수 있다.

 

하지만 환경급전이 되면 달라진다. 연료비도 싸면서 온실가스도 적게 배출하는 발전기가 발전 우선 순위를 차지하니 석탄발전의 비중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다만 신규 석탄발전기는 대체로 온실가스를 적게 배출하는 최신 설비를 갖춰 노후 석탄발전에 비해 발전 참여 가능성은 높아진다. 

 

업계 관계자들은 15일 "환경급전 제도가 시행되면 온실가스 배출권 비용 부담이 큰 발전기의 경우 현재보다 발전 우선순위에서 불리해 발전량이 감소할 전망이다"라며 "전력 시장에서 석탄발전소의 설 곳이 없어지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석탄화력발전산업은 온실가스 다배출 산업으로 분류돼 있다. 전력 생산을 위해 발전기를 많이 가동하면 탄소가 많이 배출되니 모자라는 온실가스 배출권을 사들이는 데 비용이 들어간다.

 

환경급전 제도가 시행되면 석탄 등 탄소를 많이 배출하는 발전소들의 경우 온실가스 배출권 비용 부담이 발전원가에 포함된다. 발전원가가 높아지면 가격 경쟁력이 떨어져 발전 우선순위에서도 밀려나면서 발전량이 줄어들 수 밖에 없다.

 

즉 발전소들은 온실가스 배출권 구매 비용이 발전원가로 이어지는 부담에 마음놓고 전력을 생산할 수 없게 된다.

 

윤원철 전력산업연구회 연구위원은 "노후 석탄발전소에 비교해보면 신규 석탄발전소가 온실가스를 적게 배출하기 때문에 환경급전 제도 타격감이 상대적으로 적겠지만 화력발전산업 전체적으로 제한이 생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에서 할당받는 온실가스 배출권 총량도 점차 줄어들텐데 여기에 발전 우선순위까지 밀려나니 신규 석탄발전소의 경우 원래 계획하고 예상했던 가동률보다 현저하게 낮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척블루파워 관계자는 "석탄화력발전산업 자체가 온실가스 다배출 산업으로 분류되고 있는데 앞으로 온실가스 배출 허용량이 줄어들면 배출권을 사들여야 할 일이 빈번해진다"며 "그런데 발전 원가에 배출권 금액이 반영되면 원가 자체가 높아지면서 발전 우선권을 받지 못해 가동률이 점점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신규 석탄발전소 7기는 △강원 삼척 △강릉 안인 △경남 고성 △충남 서천 등 전국 네 곳에 들어선다. 이 가운데 경남 고성하이화력발전소와 충남 서천의 신서천화력발전소가 가동중이다. 강릉안인화력발전소는 2023년 4월, 삼척화력발전소는 2024년 4월 준공을 앞두고 있다.

 

기존 석탄발전소들은 아임계압이나 초임계압을 적용했지만 신규 석탄발전소는 초초임계압을 적용했다. 업계에서는 초초임계압 적용으로 발전효율이 높아져 연료소비가 줄고 탄소 배출량도 크게 감소한다고 전망한다.

 

전력산업연구회 자료에 따르면 초초임계압을 적용한 신규 석탄발전으로 1GW를 가동할 경우 노후 석탄발전소보다 온실가스가 연간 약 87만t 감축되는 것으로 추산된다. 게다가 이미 대기환경보전법 기준보다 20~40% 강화된 배출기준을 적용했기 때문에 노후 석탄발전 대비 대기오염물질 배출을 66~85% 정도 감소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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