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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광 발전소의 모습. 픽사베이 |
태양광 발전 설비 구축 계약을 취소하거나 공사를 철회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태양광 발전사업을 준비하는 예비 발전사업자들이 모듈 가격 급등에 따른 비용 상승을 감당하기 어려워지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올해 하반기에만 태양광 발전소의 핵심 부품인 태양광 모듈 가격이 무려 20% 이상 올랐다.
태양광을 대폭 확대하겠다는 정부의 탄소중립 정책 목표 달성에 벌써부터 차질이 생기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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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차전력수급기본계획의 2034년까지 연도별 태양광 보급 전망. (단위:MW) 자료= 전력거래소 |
지난달 W당 40원 인상한 데 이어 다음 달도 추가 인상하는 것이다. 국내 모듈 가격이 W당 400원 안팎 정도 임을 고려할 때 올해 하반기에만 최대 22.5%(90원) 올랐다.
이는 ‘그린플레이션’으로 주요 국가들의 친환경 에너지 수요가 늘어나면서 태양광 원자재인 폴리실리콘 가격이 1년 사이 세 배 넘게 상승했기 때문이다.
한화큐셀 관계자는 "현재 모듈 가격이 모듈 원가 상승률 수준을 반영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인상 배경을 설명했다.
중국이 자국 전력난으로 늘고 있는 태양광 발전소 건설 수요 대비 모듈 공급 부족에 따라 모듈 수출을 통제하면서 중국산 모듈의 국내 물량이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산 모듈로 수요가 몰리면 국내 모듈 가격 인상을 더욱 부추기게 된다. 현대에너지솔루션과 신성이엔지, 에스에너지 등 모듈업체들도 가격 인상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 따르면 모듈 가격이 이렇게 오르자 현재 진행 중인 태양광 발전소 건설에 차질이 생긴다.
태양광 시공업체 동원이엔씨의 강준호 대표는 "태양광 모듈 가격이 하반기에만 와트당 90원씩 올라가 설비용량 1MW 발전소를 건설하는 데 9000만원의 추가 비용이 든다"며 "모듈가격이 올라 시공 비용은 올라가는 데, 발전사업자들에 추가 비용을 받기도 어려우니 결국 시공사들이 공사 계약을 해제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설비용량 1MW 태양광 발전소의 총 건설비용은 약 10억원 정도이다. 올해 하반기에만 갑자기 건설 비용이 9%가량(9000만원) 오른 셈이다.
또 다른 태양광 시공업체 솔라플레이의 안병준 대표도 "현재 중국산 모듈도 가격이 오르고 구하기 힘들어졌다"며 "이미 건설하고 있는 태양광 사업들에 차질이 생기고 있고 태양광 사업에 대한 일반인들의 관심도 뚝 떨어졌다"고 말했다.
이에 정부의 태양광 확대 정책에 차질이 생겨 태양광 보급을 확대할 관련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9차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르면 정부는 2025년까지 태양광을 설비용량 3만1394MW, 2034년까지 4만5594MW까지 보급할 계획이다. 올해 들어 이달까지 태양광 총 설비용량 1만7707MW이 보급됐다. 올해 목표 1만7894MW를 조기에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모듈가격 상승은 시차를 두고 태양광 보급에 영향을 미친다. 이에 따라 올해 하반기부터 본격화한 모듈가격 상승으로 내년 보급목표(2만1494MW) 달성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한국재생에너지산업발전협의회 관계자는 "태양광 보급량은 올해 3분기 설비용량 667MW로 지난해 동기 1153MW보다 42%(486MW)나 이미 줄었다"며 "태양광 보급을 회복하기 위해서 지방자치단체 태양광 규제와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 REC) 가격 급락과 관련된 대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wonhee4544@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