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 포토

나유라

ys106@ekn.kr

나유라기자 기사모음




"부채 구조조정 범위, 다른 부동산으로 확대하고 건전성 규제 강화해야"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1.11.23 09:45
키움증권
[에너지경제신문=나유라 기자] 최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을 앞두고 은행 대출금리가 과도하게 올랐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가운데 부채 구조조정 범위를 은행에서 비은행 예금기관으로, 가계에서 중소법인, 아파트에서 다세대주택 등 다른 부동산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부채 구조조정 과정에서 풍선효과와 같은 예상치 못한 부작용을 막지 않을 경우 오히려 정부 정책이 위험을 더욱 키울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은행이 폭리를 취한다는 비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충당금 한도 확대 등 건전성 규제 정책을 선택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23일 "금융위원장 교체 이후 가계부채 구조조정이 본격적으로 추진되고 있다"며 "유명무실화 했던 연간 대출 총량 규제를 강력하게 적용(연간 5~6%)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 결과 전세자금대출, 신용대출 등 핵심 가계대출 순증이 줄어들면서 아파트 매매 시장이 빠르게 안정화되고 있다"며 "부채 구조조정 정책이 주택가격 상승에 기여할 수 있는 재건축, 재개발 규제 완화 등 각종 호재를 압도한 결과"라고 말했다.

서 연구원은 "대출금리 인상과 대출 심사 강화는 투기적 목적 또는 불필요한 과소비성 실수요의 대출을 억제해 주택시장을 안정화하는 선진국에서도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가장 효과적인 대책"이라며 "선진국에서 비대면 대출이 활성화되지 않은 것도 같은 이유이다. 반면 대다수 전문가들은 주택 시장 안정화의 대안으로 공급 확대를 꼽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통계청 자료를 통해 가격 상승의 주된 원인이 투기 수요 또는 과소비성 실수요의 증가 때문임을 확인할 수 있다고 서 연구원은 진단했다. 실제로 2020년 가구별 아파트 순매수 동향을 보면과거와 달리 전체 늘어난 주택의 대부분을 무주택자가 구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 연구원은 "주택가격이 과거 대비 크게 상승한 점을 고려해 볼 때 소위 영끌 매수 형태로 무리하게 주택을 구매하거나, 편법 및 합법 증여 방식의 가구 분할을 통해 주택을 구매한 것으로 풀이된다"며 "즉 공급이 부족한 것은 절대 공급량이 줄어든 게 아니라 늘어난 수요를 공급으로 충족해주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키움증권
은행이 가계대출금리를 과도하게 올려 예대마진에서 폭리를 취하고 있다는 비판은 다소 과하다고 서 연구원은 진단했다. 그는 " 1년 동안 기준금리는 0.25%p 밖에 올리지 않았지만 은행의 신규 가계대출 금리는 9월 현재 3.18%로 두배 (0.59%p) 넘게 상승했다. 그러나 은행의 신규 취급액 기준 예대금리차는 1.79%p로 전년 말 대비 0.04%p 하락했다"고 말했다. 가계는 0.12%p 상승했지만 중소기업이 0.11%p 하락한 결과다. 서 연구원은 "코로나19 위기 이후 중소기업 정책적 지원 비용을 사실상 가계가 부담한 것으로, 단순히 대출 금리 인상으로 순이자마진이 개선됐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오히려 투기수요 증가에 따른 부동산 거래 증가로 저원가성 예금이 증가한 영향이 더 크다. 여기에 정부 정책 영향으로 대출이 과도하게 많이 늘어난 것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고 진단했다.

서 연구원은 부채 구조조정에 있어서 풍선효과와 같은 예상치 못한 부작용을 사전에 방지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진단했다. 아파트 매매시장을 규제했더니 다세대 주택, 오피스텔 등의 고위험 갭투자가 늘어나고, 가계대출 규제가 강화되자 개인 대출 대신 개인사업자, 중소법인이 과도한 레버리지로 유동성이 낮은 비주택 부동산 투자를 늘어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그는 "결국 부채 구조조정 범위를 은행에서 저축은행, 상호금융 등 비은행 예금 기관, 가계에서 중소법인, 나아가 아파트에서 다세대주택, 오피스텔, 상가, 토지 등 여타 부동산으로 확대해야만 부채 구조조정을 성공적을 달성할 수 있다"며 "이를 위해서는 대출금리 인상, 대출 심사 강화를 넘어 (프리)워크아웃과 같은 채무 재조정 활성화로 범위를 확장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예를 들면 영업적자를 장기간 기록하는 사실상 부동산 투자가 주인 개인사업자, 중소법인에 대해서는 개별법을 적용, 구조조정 대상 여신(Stage 2)으로 분류해 충당금을 추가 적립과 함께 채무 재조정을 요구하는 방안이다. 그는 "결국 코로나19를 빌미로 지원이 지속된 한계 중소법인의 구조조정 여부가 향후 부채 구조조정의 성패 여부를 결정지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강조했다.

서 연구원은 "기준금리 인상을 앞둔 상황에서 은행 대출금리 과다에 대한 비판, 은행 이익 과다에 대한 비판은 더욱 거세질 것이다"며 "따라서 부채구조조정의 부작용을 완화하고 은행이 폭리를 취한다는 비판을 해결해야만 현 금융당국이 추진하는 은행 주도 부채 구조조정이 지속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현 시점에서 가장 합리적인 대안으로 충당금 한도 확대 등과 같은 건전성 규제 강화정책을 선택하는 것"이라며 "만일 이 방법을 선택하지 않는다면 과다 이익이라는 사회적 비판은 더욱 강해질 수 밖에 없으며 금융당국도 어쩔 수 없이 가격(금리) 규제를 강화하고 대출 규제를 풀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서 연구원은 "장기적 관점에서 은행업종 주가가 재평가는 정부의 개입이 줄어들어 은행 스스로 가격(금리, 수수료) 결정력을 확보하고 적정 수준의 배당을 주주에게 환원할 때 가능하다"며 "이에 따라 현 시점에서 ‘과도한 가계 대출금리에 따른 은행의 폭리' 등과 같은 비판은 주가에 부정적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금융당국이 이를 어떤 방식을 풀어나가 부작용을 해소하고, 부채 위험을 완화할수 있을 지 여부가 향후 은행업종 주가의 주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