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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REC 현물시장 실시간 거래 시스템의 모습. |
"REC 현물시장은 모바일 거래가 안 되다 보니 한 자리에서 거래를 계속 진행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습니다."
경기 성남에 위치한 한 태양광 발전사업자 A씨는 9일 자신의 사무실을 찾은 기자에 이같이 말했다. 기자는 최근 가격이 크게 오르고 있는 REC 현물시장의 실시간 거래 상황을 직접 확인하기 위해 A씨의 사무실을 방문한 것이다. REC 현물 거래시장은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 두 차례만 열린다. REC 현물시장은 구매자와 판매자 만 실시간 거래 현황을 확인하고 거래에 참여할 수 있다. 이에 기자는 A씨를 통해 REC 현물시장을 들여다봤다.
A씨는 4년 전부터 태양광 발전사업을 시작해 실시간으로 가격이 바뀌는 REC 현물시장에서 REC를 지금까지 판매해왔다. 그는 REC를 고정가격으로 20년 간 판매하는 고정가격계약에 진작 참여하지 않은 걸 후회한다고 말한다. REC 현물시장의 가격이 4년 전에는 1REC당 10만원을 넘어섰는데 올해에는 2만9000원까지 떨어져서다. 4년 새 3분의 1로 곤두박질한 것이다. 그는 유효기간 만기가 가까워 오면 REC를 조금씩 처리하면서 현물시장에서 REC를 최대한 높은 가격으로 판매하려고 한다. REC 유효기간은 3년이다. REC를 발급받은 후 3년이 지나면 REC가 사라져 판매할 수 없게 된다.
그에게 그나마 다행인 건 최근 REC 현물시장 가격이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
2년 동안 절반 가까이 하락하던 REC 현물가격은 지난 9월 1REC당 3만1511원에서 지난달 3만5215원으로 3704원(11.8%)올랐다. 지난 4일 열린 REC 현물시장에서의 평균가격은 1REC당 3만8517원에 이르렀다. 1REC당 4만원대 회복도 눈 앞에 뒀다.
거래규모도 6개월 전과 비교했을 때 두 배 이상 늘었다. 지난 4월 총 REC 현물시장 총 REC 거래량은 약 172억원이었지만 지난달 373억으로 201억원(116.9%) 늘었다.
지난 4일 열린 REC 현물시장에서는 약 43억원 어치의 REC가 거래됐다.
REC는 정부가 신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에게 생산한 전력만큼 발급해주는 인증서다. 신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는 REC를 필요로 하는 대규모 발전사에게 REC 판매해 수익을 얻는다.
A씨는 REC 현물시장 거래 실시간 상황을 보여주면서 몇 가지 사안을 지적했다.
REC를 구입하려는 매수물량이 판매하려는 매도물량보다 많아도 REC 가격이 내려간다는 점이다. 실제로 이날 오전 시장 거래만 해도 REC를 매수하고자 하는 물량이 3만1897건으로 매도물량 1만4471건보다 두 배 넘게 많다. 하지만 REC 가격은 지난 시장 때 종가 3만9000원보다 오르지 못하고 오히려 400원 하락한 모습이다.
A씨 "REC 현물시장은 수많은 일반인들이 서로 거래하는 주식시장과 달리 구매자가 23개 발전사에 불과하다"며 "판매자는 수만명에 이르는 만큼 구매자에게 끌려다닐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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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REC 거래시장의 모습. |
실제로 4일 REC 현물시장에서 매도가 4만원에 REC 물량이 7만1106건이 있고 매수가 3만8200원에는 3만5900건이, 3만8000원에는 5만6395건이 있었다. 거래량이 보통 10만대에서 결정된다고 할 때 사실상 REC 가격이 4만원을 넘기거나 3만8000원 밑으로 내려가기는 힘든 것이다.
A씨는 "다른 가격대는 REC 물량이 수백 건 수준이다가 종종 특정 가격에 REC 물량이 수만 건이 쏠리는 경우가 있다"며 "사업자들은 이것을 보고 특정 세력이 REC 가격을 조정하려는 것 아니냐고 의심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REC 현물시장이 모바일 거래가 안 되는 불편함을 토로했다. 요즘 같이 대다수 사람들이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시대에 주식도 모바일로 거래되는데 REC는 왜 모바일 거래를 할 수 없느냐는 불만이다. 그러다 보니 REC 현물시장이 열리는 날이면 어디로 나가기도 쉽지 않다고 말한다.
전력거래소 관계자는 REC 현물시장 모바일 거래에 대해 "REC 현물시장에는 많은 사업자들이 참여하고 거래 규모도 커 모바일 프로그램을 구현하기 어려운 점이 있다"며 "보안상 문제도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전력거래소 이 관계자는 " REC 현물시장을 모바일 거래를 허용하는 걸 고려한 적은 있지만 구체적으로 만들겠다는 계획이 현재는 없다"고 밝혔다.
wonhee4544@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