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2월 05일(월)



[단독] 文대통령 탄소중립 과속에 정부도 우려…산업부 "NDC 상향, 기업부담 직결"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1.11.02 15:20

"다른 나라는 NDC가 선언적 목표에 머무는 반면, 우리는 실제 기업 부담으로 직결"

"산업구조, 감축 속도, 에너지 수급 구조 등 감축 여건 고려하면 목표치 도전적"

"유럽은 수력자원 풍부·전력망 연계 가능, 우리는 정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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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1일(현지시각)영국 글래스고 스코틀랜드 이벤트 캠퍼스(SEC)에서 열린 제26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 전지성 기자] 산업통상자원부가 2050년 탄소중립 추진의 중기 핵심전략인 2030년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 상향과 관련 "실제 기업의 부담으로 직결된다"며 사실상 우려를 나타낸 것으로 확인됐다.

2050년 탄소중립의 시나리오 마련과 2030년 NDC 상향 등 문재인 대통령의 탄소중립 과속 추진에 주요 당사자인 산업계가 강력 반발한데 이어 산업 및 에너지정책 주무 정부부처에서도 산업계의 영향을 우려한 것이다.

이는 문 대통령이 G20(주요 20개국)정상회의와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당사국총회(COP26) 등 국제사회에 ‘2050 탄소중립’과 ‘2030년 목표(NDC) 상향’ 목표를 재차 강조하며 임기 말 탄소중립 추진 속도전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나와 주목된다.

2일 산업부가 국회 국정감사 때 제기된 국회의원 질의에 대해 국회에 제출한 보고자료에 따르면 산업부 측은 ‘타국보다 더 높은 수준의 온실가스 감축이 가능한지’에 대한 질의에 "다른 나라는 NDC가 선언적 목표에 불과하지만, 우리는 배출권 거래제와 연계돼 있다"며 이같이 답변했다.

산업부는 특히 이 보고자료에서 "산업구조, 감축 속도, 에너지 수급 구조 등 감축 여건 고려하면 도전적인 목표치"라고 강조했다. 또 유럽은 수력자원이 풍부하고 국가 간 전력망의 연계가 가능하지만, 우리나라 수력자원도 부족하고 전력망도 고립된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도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1일(현지시각) COP26에서 "한국은 2030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를 상향해 2018년 대비 40% 이상 온실가스를 감축하겠다"고 한 것과 전날 G20 정상회의에서 "한국은 석탄 감축 정책을 과감하게 시행하고 있다. 2050년까지 석탄발전을 전면 폐기할 것"이라고 밝힌 것과 상반된다.



주요국들도 우리나라와 달리 구체적인 목표를 제시하지 않고 관망하는 입장을 취했다. G20 정상회의에서 "지구 평균 온도 상승 폭을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 이내로 억제한다"는 원칙 만 담은 공동선언문만 발표하고 구체적인 실천 방안에 합의하지 못한 것도 이같은 각국의 입장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 등 세계에서 탄소를 가장 많이 배출하는 나라의 정상들이 COP26 불참을 선언했다. 미국과 유럽 등 각국의 탄소중립 에너지정책 입장도 최근 에너지가격 급등 상황에서 신중해지고 있다.

 실제 영국과 독일은 석탄발전소의 가동을 늘려 위기를 막는데 급급해졌고, 프랑스는 다시 원전을 확대하기로 했다. 미국은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추진하던 6000억 달러 수준의 인프라 법안이 여당인 민주당에서도 반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은 전력난을 견디지 못해 홍수에 잠겼던 석탄광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한편, 호주로부터의 석탄 수입 제한도 풀어버렸으며 2025년까지 매년 6~8기 원전을 건설할 전망이다.

이같은 상황을 두고 정치권은 물론 경제계에서도 비판이 끊이지 않고 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야당 간사 임이자 의원(국민의힘·경북 상주문경)은 "문 대통령이 곧 임기를 마치고 퇴임하는데 이에 맞춰 치적 공적으로 쌓기 위해 오는 2030년 NDC를 확정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측도 "제조업 비중이 높고 신재생에너지 자원이 부족한 우리나라에서 실현 가능성이 떨어진다"며 "세계 주요국들이 원전을 다시 확대하는 등 에너지정책 개선에 나서고 있어,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분석에 기반해 탄소중립과 에너지정책을 다시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jjs@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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