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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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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세·최저한세율 도입으로 "전세계 세금 176조원 더 걷혀"...韓도 세수 늘어날 듯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1.11.01 10:47
G20 정상들과 기념촬영하는 문재인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 누볼라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공식 환영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연합)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주요 20개국(G20) 정상들이 글로벌 최저한세율 부과와 디지털세 도입을 담은 글로벌 조세개혁안을 추인함에 따라 전 세계 세수가 176조원 가량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G20 정상들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에서 정상회의를 한 뒤 2023년부터 글로벌 최저한세율 부과와 디지털세 도입 등 디지털세 합의안을 담은 공동선언문(코뮤니케)을 채택했다.

G20 정상들은 선언문에서 "이번 합의안은 역사적 성취로 우리는 보다 안정적이고 공정한 국제 조세체계를 확립하게 될 것"이라며 "2023년에 전 세계적으로 발효될 수 있도록 세부 이행계획에 따라 표준규칙과 다자간 기구를 신속히 개발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디지털세는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등 거대 온라인·모바일 플랫폼 기업이 자국 내 디지털 매출에 법인세와 별도로 부과하는 세금이다. 이에 따라 세계 각국 정부는 그동안 자국에서 큰돈을 벌면서 세금을 내지 않던 디지털 기업에 대한 과세권을 갖게 되는 것이다.

전세계 100여개 글로벌 기업에 해당하며, 이로 인해 각국 정부는 1250억 달러(147조원)에 해당하는 과세권을 재분배받게 될 전망이라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추산했다.

아울러 2023년부터 연결매출액이 7억 5000만유로(1조원) 이상인 다국적 기업은 세계 어느 곳에서 사업을 하더라도 15% 이상의 세금을 반드시 내야 한다.

예를 들어 실효세율 부담이 10%인 나라에 자회사를 둘 경우 미달세액인 5%만큼이 본사가 있는 자국에서 추가로 과세하는 형태다. 전세계 기업 7000∼8000곳이 대상이 되며, 이로 인해 각국 정부의 세수는 1500억 달러(176조원) 늘어날 것으로 OECD는 전망했다.

이와 관련해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G20에서 전세계적 최저한세율 도입 합의는 글로벌 협력의 진정한 이정표"라면서 "세계무역기구(WTO) 개혁과 관련해서도 비슷한 성공이 이어지기를 바란다. 이는 아주 중요한 신호"라고 말했다.

전 세계 136개국이 동참한 OECD/G20 포괄적 이행체계(IF) 합의안은 이른바 디지털세 도입으로 불리는 매출발생국 과세권 배분(필라1)과 글로벌 최저한세율 도입(필라2)으로 구성된다. 합의안을 지지한 136개국은 세계 총생산의 90%를 좌우한다.

필라1에 따라 연결기준 연간 매출액 200억 유로(27조원), 이익률 10% 이상 대기업 매출에 대한 과세권이 시장소재국에 배분된다. 우리나라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대상으로 거론된다.

이들 기업은 2023년부터 글로벌 매출 가운데 통상이익률(10%)을 웃도는 초과이익의 25%에 대한 세금을 시장 소재국에 내야 한다.

이번 합의안의 최대 수혜자는 부국 정부라는 관측이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저한세율 도입으로 인한 미국의 세수 확대 규모는 중국의 15배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보고서는 52개 선진국이 거대 디지털 기업에 대한 과세권 재분배로 연간 15억∼20억 달러(1조 7000억∼2조 3000억원)의 세수 증가가 있을 것으로 추산했다고 WSJ은 덧붙였다.

독일 재무부는 이번 합의로 세수가 78억 유로(10조 6000억원)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슈피겔이 전했다.

G20 재무·보건장관 합동회의 참석한 홍남기 부총리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9일(현지사간) 이탈리아 로마 살롱 델 폰테인에서 열린 ‘G20 재무·보건 장관 합동회의’에 참석해 있다.(사진=연합)

우리나라도 이번 합의로 세수가 약간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G20 정상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수행중인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기자들과 만나 "이번 합의로 인해 한국 정부의 세수가 약간 늘어나게 될 것"이라며 "필라1이 적용되면 수천억원의 세수가 감소할 수 있지만 필라2로 인해 수천억원의 세수가 늘어나 합하면 세수가 약한 플러스일 것 같다"고 전망했다.

홍 부총리가 명시하지는 않았으나 필라1에서 세수 감소가 발생하는 것은 삼성전자가 해외에서 거두는 이윤이 워낙 많기 때문으로 보인다. 다만 필라1이 시행되면 우리나라도 구글이나 애플 등 글로벌 디지털 기업으로부터 세금을 걷을 근거가 마련된다.

그는 "필라1에 따라 과세권을 나눠줘야 하는 우리 기업은 한개 내지 두개지만, 워낙 매출규모가 커서 나눠줘야 하는 규모가 큰 반면, 우리가 과세권 행사할 수 있는 기업은 70∼80개지만 이익률이 높지 않아 수천억원의 세수감소로 나타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필라1은 단기적으로 세수 감소 요인이지만, 거대플랫폼 사업자 매출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만큼, 2025년부터 2030년까지 가면서 과세권을 행사할 수 있는 세수가 더 많아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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